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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뮤지컬 MD의 세계[NO.167]

글 |나윤정 2017-09-07 7,641

뮤지컬 MD는 무대 밖에서도 공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어 많은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에는 프로그램북이나 OST 등 작품의 정보를 제공하는 MD들이 주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다채로운 작품들만큼이나 개성 만점 MD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신과 함께_저승편>은 타로 카드를 내놓았고, <시라노>는 깃털펜을 제작해 MD에 공연 분위기를 한껏 담았다. 이번 호에서는 뮤지컬 MD의 역할과 최근 경향에 대해서 알아보고, 관객들의 인기를 얻은 역대 인기 MD를 모아보았다. 뮤지컬 MD를 제작해 온 인터파크 공연프로듀싱파트 최원철 과장과 차이오 컴퍼니의 원차희 실장의 인터뷰로 뮤지컬 MD의 실질적인 이야기도 담았다.





뮤지컬 MD의 역할                              


뮤지컬 MD는 공연과 관객을 이어주는 중요한 매개체다. 관객들은 공연이 끝난 후에도 MD를 통해 당시의 감동을 떠올릴 수 있다. 제작사들이 MD를 만드는 중요한 이유는 ‘관객 서비스 차원’이다. 관객들이 공연 콘텐츠를 더욱 다양한 접점에서 즐길 수 있도록 MD를 만드는 것이다. 클립서비스는 “MD는 일반 상품과 달리 공연이라는 문화를 기억하고, 간직할 수 있는 상품이다. 그래서 수익성 사업이라기보단 관객을 위한 서비스란 개념이 강하다. 그런 점에서 작품과 밀접하게 관련된 MD는 가격과 상관없이 인기가 많다. <캣츠>의 피규어, <프리실라>의 립스틱 볼펜, <위키드>의 팝업카드 등이 대표적인 예다”라고 설명한다. 


뮤지컬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MD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에 따라 MD는 홍보·마케팅과 밀접히 연결되어 작품 홍보와 부가 수입 창출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텀블러, 휴대폰 케이스 등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MD들은 자연스레 작품 홍보 수단으로 이어진다. 관객들이 MD 상품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때, 공연의 로고나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배우 팬덤의 영향으로 MD 수익이 크게 증가한 사례도 눈에 띈다. 아이돌 출신 김준수가 출연한 <드라큘라> 초연은 MD 판매 50일 동안 약 4억 원의 수익을 거뒀다.



물론 MD로 거두는 수익은 공연의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하지만 공연 전체 제작비를 감안했을 땐 아직까지 큰 수익 사업은 아니란 것이 제작사들의 일반적인 입장이다. 현실적으로 큰 수익을 얻으려면 제작 단가가 낮아야 하는데 일정 기간에만 판매하는 MD의 특성상 제작 수량이 적어 가격을 낮추기가 어렵다. 대신 제작사들은 MD 제작비 대비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하며 부가 수익 창출에 힘쓰고 있다. 신시컴퍼니의 경우 공연 제작 예산의 약 0.5%를 MD 제작에 사용한다. 공연 규모와 기간, 캐스팅에 따라 변수가 있긴 하지만, 평균 수익은 전체 제작비의 1% 내외이며, MD 제작비 대비 수익률은 20~25%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MD를 총괄하는 곳은 제작사의 홍보·마케팅 팀이다. 마케팅 플랜을 세울 때 MD 기획이 함께 시작되는데, 대극장 공연은 대략 개막 3~4개월, 소극장 공연은 개막 1~2개월 전이다. 작품 분석을 시작으로 품목 선정, 판매 수량 예측, 시장 조사, 디자인, 제작사 선택, 제작 의뢰, 검수 작업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이 중 제작사들이 가장 힘을 쏟는 과정은 작품과의 연계 작업, 디자인, 품목 선정이다. 최근에는 MD 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다채로운 MD 제작을 위한 협업도 이루어지고 있다. CJ E&M의 경우 패션 사업에 기반을 둔 전문회사 쏘우엔컴퍼니와 협업해 <시라노> MD를 제작했다. CJ E&M은 MD를 또 하나의 브랜드로 양산하고자 기존 MD 제작 방식을 탈피하고 전문 회사와 협업을 이루었다. 쏘우엔컴퍼니는 기획 단계부터 상품 개발, 판매에 이르기까지 MD 사업 관련 업무를 대행했다. 깃털펜, 패션 양말, 휴대폰 케이스, 스마트링, 감성보틀 등 관객의 다양한 취향을 고려한 품목이 돋보였다.





최근 뮤지컬 MD의 경향        

              

초창기 뮤지컬 MD는 공연의 정보를 담고 있는 프로그램북이나 OST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MD 개성 시대다. 더불어 관객들의 의견을 MD에 적극 반영하기도 한다. <신과 함께_저승편>은 관객의 아이디어를 수용해 캐릭터들이 그려진 타로카드를 MD로 내놓았다. <윤동주, 달을 쏘다>는 사전에 응모를 받아, 관객들이 직접 손글씨로 쓴 윤동주 시인의 시를 엽서로 만들었다.


최근 MD의 경향 중 눈에 띄는 것은 공연의 특성과 컨셉을 반영한 상품이다. HJ컬쳐는 “MD 기획 전 작품과의 연계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먼저 작품 분석을 한다. 대사나 소품 등 작품을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를 구상해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제품으로 제작하려 노력한다”고 설명한다. <시라노>는 시라노의 상징인 깃털펜, <비스티>는 개츠비 선수들이 쓰는 지포라이터, <키다리아저씨>는 제르비스와 제루샤의 매개체가 된 편지지와 만년필, <몬테크리스토>는 선원들의 디티 백을 연상시키는 가죽 코인 포켓, <헤드윅: 뉴 메이크업>은 헤드윅의 화장 자국이 묻어 있는 토미 손수건. <도리안 그레이>는 도리안의 유미주의를 연상시키는 손거울 등 각양각색의 MD를 내놓았다. 지난 7월 개막한 <리
틀잭>은 리틀잭 컴백 스페셜 ‘미니앨범’을 MD로 발매해 눈길을 끌었다. 극 중 잭이 언급한 새 앨범 ‘My Girl’을 MD로 제작해 공연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미공개 곡을 담았다. 제작사들은 이처럼 작품의 느낌이 한껏 묻어 있는 특색 있는 MD들이 관객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시라노>의 깃털펜의 경우 개막 이틀 만에 초기 준비 수량 140개가 완판됐다.



실용성을 강조한 MD 또한 최근 트렌드 중 하나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캐릭터가 그려진 스마트 링, <라흐마니노프>는 작품 속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파우치, <스위니 토드>는 손가락이 꽂힌 파이 모양의 USB, <미스터 마우스>는 인후 캐릭터가 그려진 유리컵, <시라노>는 시라노의 심볼과 가사를 새긴 패션 양말, <캣츠>는 고양이 캐릭터가 그려진 부채 등 일상생활에 유용한 아이템을 선보였다. 클립서비스는 “최근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MD가 인기다. 관객들이 가성비 좋은 상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볼펜, 부채, 파우치, 휴대폰 케이스 등 가격 부담이 덜하면서도 실용적인 아이템이 늘어나고 있다”고 최근 경향을 전했다.


한정판 MD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 상품이다. 신시컴퍼니는 “MD는 일반 기성품과는 달리 오직 공연장 내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는 특별함이 있다. 여기에 한정판(리미티드 에디션)이란 네이밍이 추가되면 관객들이 더 큰 관심을 갖는다. 공연장이란 특수환 환경에서 구매할 수 있는 MD 중에서도 특별한 개수로만 판매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만큼 관객들이 스스로 특별함을 얻게 되는 심리적, 물리적 효과가 있다. 그래서 한정판 MD의 판매량이 높다”고 밝혔다. <아이다>의 700회 기념 키링과 보틀, <위키드> 100회 기념 팝업 카드, <캣츠> 공연 30주년 기념 피규어 등이 대표적인 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7호 2017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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