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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THEME INTERVIEW] 기분좋은 취미 생활 [No.146]

글 | 배경희 사진 | 사진 | 황혜정 장소협찬 | 인디에이 2015-12-01 6,805

조형균 4년째 캠핑 중  

얼마 전 조형균은 삼척으로 훌쩍 캠핑을 다녀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조용히 저무는 저녁노을과  다시 밝게 떠오르는 태양을 봤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한영범에게 작별을 고하고 <젊음의 행진>의 왕경태를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서.



캠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쉬는 날 특별히 할 게 없으면 종종 한강을 찾곤 했는데, 어느 날 한강에 갔다 슈퍼에서 싼값에 그늘막 텐트를 샀던 게 캠핑의 시작이 됐다. 그늘막 텐트를 치고 쉬는 데 재미가 들려 캠핑 용품을 하나씩 구입하다 결국 야영지로 진짜 캠핑을 가게 된 거다. 스포츠 활동을 즐기지 않는 나에겐 최상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가장 좋아하는 캠핑 장소는?  구체적인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떠나는 걸 좋아해서 특별히 자주 찾는 곳은 없지만, 지금까지 가봤던 곳 중에서는 삼척과 제천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삼척의 깨끗한 백사장이나, 제천에 있는 잔잔한 저수지는 두고두고 생각날 만큼 아름다웠다. 얼마 전에 가까운 지인에게 제천의 의림지를 여행 코스로 추천해 줬는데, 아주 만족스러워 했다.
캠핑을 즐기는 나만의 방식은?  야영지에서 라면 끓여 먹기. 밤새 가만히 앉아 캔 맥주를 마시다 해 뜨는 거 보고 잠들기.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가는 캠핑을 좋아한다. 아무 생각 없이 있고 싶을 때 캠핑을 떠나는 거라 여럿이 같이 가는 것보다 혼자 떠나는 게 좋다.
캠핑에서 즐겨듣는 노래가 있다면?  원래는 예전부터 정말 좋아하는 브라운 아이즈 노래를 즐겨 들었는데, 요즘엔 힙합에 빠져 주로 힙합을 듣는다.
나의 취미 생활을 추천해 주고 싶은 사람은?  최근 바쁜 공연 스케줄 때문에 낮엔 힘없이 쳐져있다 공연 때만 살아나는 ‘낮저밤이’ 스타일이 된 정상윤 형. 조용한 곳에서 혼자 하는 캠핑은 형의 피로를 날려줄 최고의 힐링이 될지도.


정욱진 푸른 도시 생활  

서울 생활을 시작한 지 이제 제법 오래됐지만, 아직도 이따금 서울 공기가 낯설게 느껴진다는 남자. 
청정 청년 정욱진이 도심에서 전원생활을 즐기는 법.



화분을 키우게 된 계기  올 초 어떤 형한테 취미가 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바로 대답이 안 나왔다. 취미도 없이 살았나 싶어 내가 뭘 즐거워하는지 생각해 봤다. 노래하기, 음악 듣기, 영화 보기, 이런 게 내 취미였다. 취미 생활은 인생을 즐기는 시간인데, 취미하고 일이 비슷한 것 같아서 다른 걸 찾다 화분과 텃밭 가꾸기를 하게 됐다. 시골에 사시는 부모님이 동식물 키우는 걸 워낙 좋아하셔서 따로 나와 사는 집에도 화분이 항상 있긴 했는데, 취미로 삼고 나서는 좀 더 마음을 다해 키운다. 지금은 크지 않은 자취집에서 키우는 크고 작은 화분이 일곱 개나 된다. 
텃밭을 가꾸면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난간 텃밭에서 방울토마토가 자랐을 때. 오래돼서 무른 방울토마토를 텃밭에 버렸더니 그게 자라 깜짝 놀랐다. 내가 혼자서 밥을 잘 안 챙겨 먹는다는 걸 아시는 부모님이 가끔 먹는 한 끼라도 건강하게 먹으라고 텃밭을 만들어주신 건데, 거기서 채소를 키우는 재미가 의외로 크다. 
내 취미의 좋은 점은?  흙을 만지면 기분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다.  진짜로. 그게 집에서 텃밭을 가꾸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식물을 키우면 맑은 생각을 하게 된다.
새로운 취미로 삼고 싶은 게 있다면?  등산. 다음 작품 <오케피>에서 맡은 역할이 신입 연주자라서 사회 새내기 캐릭터를 공부할 겸 뒤늦게 드라마 <미생>을 보고 있는데, 거기 그런 말이 나온다. 체력이 버티지 못하면 정신은 몸의 지배를 받는다. 그 대사에 폭풍 공감해 요즘 집 가까이에 있는 뒷산을 오르는데 정말 좋다. 지난 주말에도 산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와서 한 세 시간 동안 꼼짝 않고 대본을 봤다. 원래는 한자리에 한 시간도 앉아 있기 힘든데, 역시 체력은 국력! 죽기 전에 우리나라의 모든 산을 다 올라보자는 목표가 생겼다. 


전역산 유기견을 돌보는 보람 

귀여운 식료품점 점원 ‘소니’에서 인기짱 여고생 ‘상남이’로 변신할 준비로 바쁜 전역산. 요즘 그의 고민은 하나다. 
연말 공연 스케줄 때문에 유기견 센터 후원금 모집 바자회를 못 여는 것. 

흰둥이 삼촌 전역산의 동물 사랑 이야기.



유기견 봉사를 하게 된 계기  2012년 즈음 뜻대로 일이 되지 않아 심적으로 힘들 때, 친한 동료 배다해가 유기견 봉사를 함께하자고 했다. 그 몇 년 전 친한 누나 강아지였던 흰둥이를 맡아 키우게 되면서 동물 보호에 관심이 있기도 했고, 당시 마음을 둘 곳이 필요하기도 해서 선뜻 제안을 받아들였던 것 같다. 일을 쉬는 2년 동안 거의 매주 봉사를 하면서 우리끼리 아예 유기견 봉사 모임을 만들었는데, 이름이 ‘개봉사’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유기견이 있다면?  첫 번째 봉사에서 만났던 코카 스파니엘. 공장에서 버려져 유기견 센터로 온 강아지였는데, 당시 이름이 없어서 내가 ‘R’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유기견 봉사의 좋은 점과 힘든 점을 하나씩 꼽는다면?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보람을 느끼게 된다는 게 좋은 점이고, 힘든 점은 
봉사를 할 때 종종 눈물을 참느라 애써야 하는 것. 강아지들의 눈을 보면 당장 다 데려다 키우고 싶은데, 현실은 그럴 수 없는 게 힘들다.
유기견 봉사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뻔한 말 같지만, 꾸준히 책임감 있게 할 게 아니라면 봉사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강아지들도 사람처럼 사람을 기다린다. 사실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괜한 반감만 줄 수 있기 때문에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올 연말은 공연 때문에 유기견 후원금 모집 행사를 못할 것 같아서 이 자리를 빌려 후원금 모집을 홍보하기 위해 인터뷰에 응했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유기견 보호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정순원 그림으로 쓰는 작은 역사   

올겨울 <공동경비구역 JSA>의 ‘정우진’과 <총각네 야채가게>의 ‘윤민’이라는 극과 극의 캐릭터를 오가게 된 정순원. 
이런 걸음이 가능한 건, 그가 스스로를 비우고 다시 채우는 그만의 비결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림일기를 쓰게 됐나? 군대에 있을 때 여가 시간에 특별히 할 게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아졌다. 그때그때 생각나는 걸 수첩에 끄적이다 그림도 그려볼까 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일기를 쓰게 됐다. 그림을 따로 배운 적은 없지만, 학창 시절에 만화책 보는 걸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그림 그리는 게 어렵지 않았다.
오늘 촬영에 소품으로 쓴 그림의 의미는? 여름에 갑자기 외롭기도 하고, 맥주 생각이 나서 주위 사람들에게 맥주 한잔하자는 의미로 그렸다. 
그림일기의 즐거운 점은? 군대에선 다들 할 게 없기 때문에  내 그림일기를 사람들이 돌려보곤 했는데, 그때마다 칭찬을 많이 받았다. 내가 이런 데 소질이 있나 하는 생각에 더 재미있게 했던 것 같다. 또 의미 있는 사건이나 감정을 기록해 놓으면 나중에 그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다시 상기할 수 있기 때문에 좋다. 지금까지 그린 일기가 거의 200편 정도 되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책으로 엮어서 내고 싶다.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연출님 제안으로 연극 <도둑맞은 책>에 쓰일 영상 일러스트를 그리게 됐을 때, 공연 웹사이트 플레이디비에서
연재 중인 그림일기의 높은 조회 수를 볼 때. 그리고 내가 그린 그림으로 에코백을 제작해 수익금으로 불우 이웃을 도왔을 때.
나의 취미 생활을 추천해 주고 싶은 사람은? 지금 <총각네 야채가게>를 함께 연습하고 있는 모든 배우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박정표 형과 
강영석 두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에너지가 밖으로 발산되는 유쾌한 두 사람에겐 혼자 사색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6호 2015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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