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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ISSUE] 티켓 판매 시스템의 변화, ‘할당제’에서 ‘연동제’로 [No.84]

글 |박병성 2010-10-04 6,022

티켓 판매 시스템의 변화, ‘할당제’에서 ‘연동제’로

 

21세기 인문학의 중요 화두는 ‘통섭’이라면 공연 티켓 판매의 중요 화두는 ‘연동’이다. 티켓 판매 시스템의 변화가 일고 있다. 예술의전당이 지난 4월 티켓 판매 시스템을 구축하고 예술의전당 공연에 한해 연동제를 실시했다. 예술의전당뿐만 아니라 클립서비스를 비롯 제작사나 티켓 판매처 차원에서 연동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새롭게 불고 있는 연동제 바람에 대해서 알아본다.

 

 

새로운 티켓 판매 시스템의 필요성
지금까지 티켓 판매방식은 인터파크, 티켓링크, 옥션, 맥스무비 등 일반 판매처와 각 공연장 판매처에 일정 좌석을 할당하는 방식의 ‘할당제’로 운영됐다. 할당제 체제에서는 각 티켓 판매처들은 좋은 콘텐츠의 좋은 좌석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해야 한다. 이 때문에 티켓 판매처는 관객에게 티켓을 판매하는 고유의 업무보다는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제작사 영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티켓판매 후발주자들은 선급이나 다양한 자금 지원을 통해 좋은 콘텐츠를 할당받으려는 시도를 해왔다. 제작비가 충분하지 않은 제작사 입장에서는 판매처에서 제공하는 선급금으로 자금의 숨통을 틔울 수 있기 때문에 판매처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최근 몇 년 사이 ‘연동제’ 방식에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연동제’는 티켓 판매처마다 좌석을 분배하는 방식이 아니라 쉽게 말해 베이스 시스템을 두고 그 시스템을 자신들의 시스템과 연동시켜서 동일한 좌석을 공유하는 방식을 말한다. 연동제 방식에서는 베이스가 되는 메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문제는 누가 그 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일단 베이스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 비용이 적지 않게 들 뿐만 아니라 기존 티켓 판매처가 연동하고 싶을 정도의 메리트를 지녀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콘텐츠를 지닌 공연장이나 제작사, 그리고 이미 확실한 기반을 다진 티켓 판매 대행사들이 자사의 시스템을 중심으로 연동제를 구축하려고 한다.
그렇다면 왜 ‘할당제’의 시스템에서 ‘연동제’ 시스템으로 변하고 있는 것일까. ‘할당제’ 시스템은 좌석을 분배해서 운영하다 보니 여러 가지 불편함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관객 입장에서 보면 할당제에서는 남아 있는 좌석 중 가장 좋은 좌석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그 작품의 좌석이 할당된 모든 사이트에 들어가서 비교 검색해야만 한다. 연동제 내에서는 모든 좌석이 연동되기 때문에 고객의 이러한 불편을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할당제’에서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은 크지 않다. 왜냐하면 인터파크가 공연 티켓 시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웬만한 작품은 인터파크만 들어가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티켓 시장이 집중되어서 관객이 할당제에 느끼는 불편은 크지 않다. 왜냐하면 인터파크가 공연 티켓 시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웬만한 작품은 인터파크만 들어가면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장이 느끼는 불편은 고나객들보다도 더 적다. 대관 업무자로서 공연장은 할당제를 했을 때 좌석이 중복된다거나, 고객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불편이 있을 수 있으나 이것은 굉장히 미미하다. 공연장이 대관 업무 이외에 자체 기획 작품을 만들 경우 제작사의 입장에서 할당제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

할당제 방식에서 가장 불편을 겪는 것은 제작사들이다. 할당제 내에서 제작사는 티켓 판매처를 보통 세 곳에서 네 곳 정도 설정한다. 가장 티켓 판매율이 높은 인터파크와 극장 예매처, 기획자 자체, 그리고 기타 예매처 한두 곳을 추가한다. 그렇기 때문에 티켓링크나 옥션, 맥스무비나 롯데닷컴, 예스24 등 중 일부 사이트에서는 좌석을 판매할 수 없다. 그러나 연동제에서는 판매처가 많아진다고 해도 얼마든지 좋은 공연의 좋은 좌석을 동일하게 노출할 수 있다. 노출이 많아지면 당연히 마케팅 효과가 증대된다. 게다가 할당제에서는 누수 좌석이 생기기 마련인데 연동제에서는 그러한 좌석을 줄일 수 있다.
판매처는 입장에 따라 연동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터파크의 경우 이미 좋은 콘텐츠와 좋은 좌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모든 판매처와 공유하는 것이 반가울 리 없다. 이에 반해 기타 판매처의 경우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영업을 하지 않더라도 콘텐츠와 좌석을 공유할 수 있어 환영한는 편이다. 단 티켓 판매처는 메인 프로그램과 연동할 수 있는 시스템을 자비로 개발해야 하고, 연동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현실화되고 있는 연동제
티켓 판매를 통합하려는 움직임은 2000년대 초반 문화부에서 영화관, 공연장, 체육경기장을 단일 전산망으로 묶어 입장권을 판매, 예매하기 위한 ‘입장권 통합 전산망 시스템’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에서 출발했다. 컨소시엄을 통해 티켓링크를 단일 사업자로 선정하였으나 독점적 지위에 대한 업계의 반대와 사업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무산되었다.
최근 3~4년 전부터 새로운 티켓 판매 시스템의 요구가 이어졌고 기획사나 뮤지컬 협회 차원에서 연동제가 검토되었다. 이를 먼저 실천에 옮긴 것은 예술의전당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연동제의 요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공연장에서 먼저 연동제를 실천한 것이다.
예술의전당은 그동안 티켓링크와 인터파크의 시스템을 임대하여 사용해 오다가 씨스케어의 시스템으로 티켓 판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연동제는 예술의전당에서 기획 혹은 대관하는 작품들에 한해 시스템에 연동해서 사용하게 한다. 현재 맥스무비, 티켓링크, 옥션 세 곳이 예술의전당과 연동을 맺고 있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연동제는 “고객 측면에서는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되어서 편리하고, 제작사 측면에서도 좌석이 분산되지 않아 예매 포기자를 막을 수 있으며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궁극적으로 공연계가 연동제 방식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이야기한다. 연동을 한다고 해도 각 티켓 판매처와 제작사가 맺는 판매대행 수수료는 기존 티켓 판매사의 룰을 따르면 된다. 각 티켓 판매처에서 고객에게 부담하게 하는 예매 수수료 역시 자사의 원칙을 따른다. 기본적 원칙은 변하지 않지만 예술의전당의 연동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각 티켓 판매처들이 자사의 시스템과 예술의전당의 시스템을 연동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에 드는 경비는 모두 티켓 판매처가 부담한다. 게다가 판매된 좌석에 따라 연동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티켓 판매처로서는 기존 자사의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불필요한 비용이다.
그럼에도 맥스무비나 티켓링크, 옥션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예술의전당의 좋은 콘텐츠의 좋은 좌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선두 업체와 경쟁을 해야 하는데 연동제 내에서는 그런 경쟁 없이도 동등하게 좌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티켓판매 시장의 절대적인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인터파크의 입장에서는 예술의전당의 연동제가 달가울 리 없다. 현재 인터파크는 예술의전당 연동제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인터파크 이종규 공연사업부 본부장은 “아직 시스템적인 불안 요소가 남아있고 검증되지 않은 면이 있어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참여 시기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다.
올해는 예술의전당의 기획 작품일 경우 연동제를 이용하고 있지만, 대관 공연일 경우 권유는 하되 강압적으로 집행하지는 않는다. 절대적으로 판매 비중이 높은 인터파크가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관 기획사에게 인터파크를 제외하고 예술의전당의 연동제만 이용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기존의 좌석 할당제를 이용하더라도 최소 30퍼센트는 연동제 방식으로 판매할 것을 규정짓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올해까지이고 점차적으로 대관 공연까지도 연동제를 이용하는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이 예술의전당의 생각이다.
연동제의 요구가 가장 강렬했던 제작사들의 경우 예술의전당의 연동제를 어떻게 바라볼까. 현재로서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 최대 티켓 판매처인 인터파크가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획사 입장에서는 할당제와 연동제를 결합한 형태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 인터파크를 비롯 판매처가 늘어났기 때문에 노출도는 높아졌지만 예술의전당 측에서 티켓 판매 및 할인 제도에 관한 상당 부분을 통제하려고 하기 때문에 할당제에 비해 판매 현황에 따라 유연하게 마케팅을 펼치기가 힘들다. 티켓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가치가 상실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 효과적인 마케팅을 통해 최대의 판매를 이루어내야 한다. 그러나 할인율 정책을 비롯해 마케팅 툴을 바꾸는 것이 복잡하기 때문에 제작사들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예술의전당 측에서는 제작사들의 불만에 대해 “시스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현재는 불편한 점이 있지만 그러한 점은 지속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 공연장의 판매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연동제는 시스템적인 낭비라는 지적도 한다. 예술의전당에 이어 세종문화회관이나 LG아트센터가 연동제를 실시할 경우 티켓대행사들은 각각의 극장에 맞는 연동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 그것은 시스템 면에서 굉장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예술의전당 측도 한문연(한국문예회관연합회) 측과 협의하여 공연장 중심의 연동제를 늘려나가고 도움을 주겠다는 입장이지만 이것이 공연장 통합 시스템으로 구축되지 않는 한 티켓판매 대행사들은 지속적으로 불필요한 경비를 들여야 한다.

 

통합 연동제 그것은 이상일 뿐
공연장 한 곳에서의 연동제는 공연계 전체를 봤을 때 굉장히 지엽적인 연동제이다. 공연장이나 제작사 협회에서는 좀 더 포괄적으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의견이 나온다. 문제는 ‘누가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며, 그 비용은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 정도 규모의 통합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하나의 티켓판매 대행 회사를 차리는 것과 걸맞는 비용과 인력이 든다. 또 하나는 국내 공연 시스템이 일반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판매를 비롯한 특수 판매, 그리고 프로모션 세일즈 등 제작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판매가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통합 시스템에서 이처럼 다채로운 판매 형태를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정부 차원에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동제 참여를 독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 통제 하의 시스템으로 콘텐츠마다 마케팅 정책이 다른 상황을 포용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뮤지컬 협회에서는 여러 차례 모임을 가지고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제작사는 콘텐츠가 있기 때문에 양질의 콘텐츠를 매개로 기존 티켓 판매 대행사들을 연동시킬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자금이다. 또한 서로 경쟁 구도에 있는 제작사 간의 신뢰도 문제가 된다. 어느 한 제작사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연동제를 실시한다고 할 때 자사의 티켓 판매를 온전히 이 시스템에 맡길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다. 서로 경쟁하는 시장에서 협회 차원의 연동제는 너무나 이상적인 모델이다.
브로드웨이의 경우 극장마다 티켓 판매대행사가 정해져 있어 그 극장의 티켓은 한 판매대행사에서만 판매한다. 브로드웨이의 양대 판매회사 중 하나인 텔레차아지 사이트에 들어가면 텔레차아지에서 판매하지 않는 공연이라 할지라도 현재 공연하고 있는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다. 단 티켓 결재를 하려고 하면 그 공연의 경우 상대 회사인 티켓마스터 사이트로 넘어간다. 두 사이트가 정보를 공유하고 티켓 판매만 별도로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경로를 교류하는 것일 뿐 연동제는 아니다. 브로드웨이에서 통합 시스템 운영이 가능한 것은 공연장이나 제작사가 티켓을 한 판매처에 몰아주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부분 연동제
예술의전당의 연동제는 인터파크가 참여한다면 완전 연동제가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할당제와 연동제가 결합된 형태다. 인터파크에서는 티켓링크와 네이버, 하나은행, 신한 올댓 컬처 등 기업 제휴 채널을 통해 판매 경로를 다양화하고 있다. 인터파크 방식이 연동제와 다른 것은 시스템이 서로 연동하는 것이 아니라 각 매체에서는 판매 경로만을 제공하고 있는 방식이다. 인터파크는 일정 부분 연동제도 병행하고 있는데, 인터파크가 티켓 사업자인 세종문화회관, 성남아트센터, 경기도문화의전당 등의 공연에 대해서는 티켓링크에서 결제가 가능하게 하는 방식으로 연동을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연동제에 뛰어든 것은 클립서비스이다. 클립서비스는 티켓 매니지먼트 회사라는 독특한 서비스를 지향하는 회사이다. 일반 판매 이외에도 다양한 판매루트를 통해 티켓 판매를 모색한다. 클립서비스는 티켓판매 대행사 중심의 연동제를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제작사가 중심이 된 연동제이다. 클립서비스가 연동제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이유는 파트너업체인 설앤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와 기타 티켓 매니지먼트를 위탁한 제작사의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클립서비스는 티켓 판매처를 지닌 대형 제작사 중심의 연동제 형식이다. 현재 예스24, 옥션, 롯데닷컴(개발중) 등과 연동을 하고 있다.
클립서비스의 연동 시스템은 판매처가 자사의 시스템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연동시키는 방법을 추구한다. 예술의전당의 경우가 공공기간이다 보니 세부적인 것까지 통제하려는 시스템이었다면 클립서비스 시스템은 개방적이다. 판매처 별로 수수료나 기타 할인율 등을 개별적으로 부여할 수 있어서 마케팅 툴을 개발하기에 유리하다. 게다가 판매처나 기획사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들이 추가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서 관객들에게도 유리한 형태다. 클립서비스 협력사인 설앤컴퍼니와 CJ엔터테인먼트 공연에 대해서는 연동된 모든 판매대행사의 창구에서 구매가 가능하지만 클립서비스에 판매 대행을 맡기는 작품일 경우, 판매처를 선정해서 선정한 곳에서만 연동을 할 수도 있다.
클립서비스 중심의 연동제 형태에 기타 제작사들이 얼마나 참여해줄 것인가는 미지수이다. 뮤지컬 협회의 연동제 시도가 무산되었던 것처럼 제작사들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연동제는 제작사나 관객 입장에서 여러 모로 이로운 티켓 판매 방식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너무나 복잡한 이해관계들이 얽혀 있어 브로드웨이처럼 완전한 통합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힘든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공연장이나 대형 제작사, 티켓 판매대행사가 주체가 되어 부분적인 연동제를 실시하고 있다.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작은 연동제들이 구성되면 연동제 주체끼리의 상호 연동제나, 협회 차원의 대형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연동제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시스템 개발업체들이 개입된 새로운 차원의 연동제도 예상할 수 있다. 앞으로 연동제가 한국 공연계에서 어떠한 형태로 자리 잡아 갈까. 그것은 쉽게 예상하기 힘들지만 확실한 것은 전반적인 흐름은 할당제에서 연동제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4호 2010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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