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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파리의 연인> 로맨틱 성장담 [No.103]

글 |배경희 사진제공 |컴퍼니다 2012-04-25 4,713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이야기거나 신데렐라 스토리거나. 브로드웨이의 추앙받는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은 흥행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서 위 두 가지 중 하나는 반드시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드라마 원작 뮤지컬 <파리의 연인>의 경우는 어떤가? 뮤지컬의 연출을 맡은 구스타보 자작은 “재벌 2세와 평범한 여자의 사랑 이야기인 <파리의 연인>은 ‘로미오와 줄리엣’인 동시에 신데렐라 스토리를 가진 완벽한 작품”이라고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원작이 사랑과 질투, 탐욕과 같은 보편적인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곳곳에 뮤지컬적인 요소(댄스홀 ‘물랑루즈’ 장면이나, 주인공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 등)가 있기 때문에, “이건 뮤지컬로 만들어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했다”고 뮤지컬 제작 의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설명했다.

 

 

하지만 <파리의 연인>이 장르를 변용하기에 적합한 요소를 갖췄다고 해도, 일단 분량에서 큰 차이가 나는 드라마를 뮤지컬로 구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제작사에서 이 같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용한 이는 이희준 작가다. 국내 뮤지컬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영화 <내 마음의 풍금>과 <미녀는 괴로워>, 드라마 <달콤한 인생>을 각색해 그 능력을 인정받은 극작가. 각색 작가로서의 그의 장점은 원작의 핵심 사건의 줄기를 짚어내 이야기를 매끄럽게 압축시키면서, 소소한 재미 포인트를 놓치지 않고 살려낸다는 데 있다. <파리의 연인>에서 역시 속도감 있는 극 전개를 위해 한기주와 강태영, 이수혁의 삼각관계에서 수혁의 비중을 줄이고 한기주와 강태영의 로맨스 중심으로 사건을 이끌어간다. 뮤지컬은 드라마와 다른 결말을 맺으면서도 원작에 대한 오마주를 잊지 않는다. “애기야 가자”와 “이 안에 너 있다” 같은 명대사나, 로맨틱한 프러포즈 신으로 꼽히는 한기주의 세레나데 신을 그대로 넣어 원작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여기에 연출가의 흥미로운 작품 해석은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를 가진 작품을 만나게 될 거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관객들은 강태영의 신데렐라 스토리를 보러 오겠지만, 사실 이 극의 신데렐라는 강태영이 아닙니다. 오히려 태영은 공연 내내 자신의 본 모습을 유지하려고 싸우는 인물이죠. 수혁은 내 자신이 누구인지 진실을 찾기 위해 싸우고요. 사실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은 한기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틀에 박혀있던 기주가 진짜 남자가 되어가는 여정인 거죠.” 자작은 “관객들은 각기 다른 세 인물 중 한 사람에 공감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희준 작가를 제외하면 제작사는 크리에이티브 팀을 꾸리는 데 다소 의외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작품의 총괄 지휘는 앞서 언급한 대로 <지붕 위의 바이올린> 라이선스 공연의 연출가였던 구스타보 자작에게 돌아갔고, 작곡은 국내에서는 낯선 신예 작곡가 조이 손이 맡았다. 조이 손은 클래식부터 팝을 넘나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27곡의 뮤지컬 넘버를 엮어냈다. 한기주와 강태영이 왈츠를 추며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왈츠곡 ‘Shall We Dance’와, 태영의 메인 테마곡 ‘난 꿈이 있어요’, 기주가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눈을 뜨게 되는 ‘기분이 참 좋네요’ 등이 그 대표곡. 또한 이국적이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무대 디자인과 조명 디자인으로 작품의 정서를 살려낸다. 한 예로 한기주와 강태영이 처음 만나는 프롤로그 신에서 대형 분수대가 등장할 예정. 프로덕션 측은 브로드웨이 세트에 지지 않을 만큼 스펙터클한 무대를 만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기주 역에는 확고한 뮤지컬 배우로 자리매김한 가수 겸 배우 이지훈과, 정상윤이, 강태영 역에는 방진의와 오소연이 캐스팅됐다.

 

4월 5일~5월 30일 / 디큐브아트센터 / 1577-3363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03호 2012년 4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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