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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씨왓아이워너씨> 최재림 [No.157]

진행·정리| 안시은 2016-11-02 10,818

말하지 않아도 알 것만 같은



2016년 한 해 최재림은 네 작품에 연이어 출연하며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숨 가쁜 활동에 버금갈 만큼 라이브토크로 몰려든 질문에 그는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아는 최재림이 때론 밀당하듯, 때론 조심스럽게 다시 만난 <씨왓아이워너씨> (이하 <씨왓>)와 그의 생각들을 풀어놓았다.





<씨왓아이워너씨>를 만나는 법  

                                
THE MUSICAL <씨왓>에서 눈여겨볼 장면 추천 부탁해요. 가장 아끼는 장면도 알려주세요. (thwothwo)
최재림 강도 장면이요.
“이 부분은 관객들에게 기준을 세워주는 장면이기도 해요. 이 장면 이후 남편과 아내의 주장이 달라요. 이 부분을 기점으로 같은 현장에 있던 다른 인물들이 어떤 시선으로 봤을지 생각하고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THE MUSICAL <씨왓>은 내용이 난해한 극으로 알고 있어요. 다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truecolors)
최재림 난해하니까 저도 더 잘 이해해 보려고요.
“대사가 일상적인 말이지만 의미는 일상적이지 않아요. 단어가 생각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들이 많고, 반어적인 말도 많아요. 행간에 인물들의 생각도 많이 숨어 있고, 문장마다 상대방에게 말하는 의도도 달라져요. 지난 공연에서는 정확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이해가 부족한 상태였어요. 이번에 연습하면서 습관적으로 나열했던 말들이 어느 순간 입체감 있게 표현됐어요. 기자 장면이었는데 연출님도 보시고 “이 대사가 새롭게 들렸다. 원래 하던 대사가 아니었다”고 해주셨고요. 대사를 정확하게 생각해 내려고만 하지 않고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연기하니까 원래 의미에 가까운 해석이 되었던 것 같아요.”


THE MUSICAL <씨왓>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ljklye)
최재림 <씨왓>의 매력은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1막은 누굴 보느냐에 따라 해석이 달라져요. 2막은 해석이 달라지지 않지만 관점이 달라지고요. 신부님의 시선으로 고정해서 가거든요. 뻔한 거짓말이라 생각되는 것도 ‘주변 인물들이 왜 저렇게 행동할까?’라는 궁금증을 갖고 캐릭터의 눈으로 보면 인물들이 왜 믿을 수밖에 없게 되는지 알 수 있는 거죠.”


THE MUSICAL <씨왓>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요? (sieranion)
최재림 Thief, Big Money, Curiosity.
“‘Thief’는 굉장히 신 나고 강렬합니다. ‘Big Money’는 리듬과 멜로디가 주는 분위기가 부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재미를 느끼게 해줘요. ‘Curiosity’는 작품에서 제가 부르는 유일한 발라드라서 애착이 가요.”


THE MUSICAL <씨왓>에서 같은 역을 맡은 세 분의 배우들에 비해 특별히 다른 점은 뭐가 있을까요? (thwothwo)
최재림 생긴 게 많이 달라요.


THE MUSICAL <씨왓> 무대가 오픈형 구조라 온몸으로 연기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didthddl2002)
최재림 부담이라기보다 재미있지 않나요?
“한국에서는 세 번째 공연이에요. 두 번째는 리바이벌이자 트라이아웃 공연이어서 한국 초연 이후 8년 만에 재공연이 올라간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요. 무대 형식이 조금 바뀌었고, 초연 배우들과 리바이벌 공연 배우들이 만났어요. 다시 참여하는 배우들이 많아서 대부분 작품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해도도 더 높을 거고요. 연출님도 만들고 싶었던 방향에 더 가까워졌다고 얘기해요. 무대 모양이 바뀌어서 조금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거의 해결됐고요. 새로 참여하는 분들도 좋은 캐릭터를 창조하고 있고, 기존 배우들도 나태해지지 않도록 더 날카롭게 날을 세우고 있어요. 좋은 공연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배우로 숨 쉬는 순간들                                        


THE MUSICAL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우선순위가 있나요? (hyunek)
최재림 대본을 먼저 보고 그다음 음악을 봅니다. 상호작용이 뛰어나다면 금상첨화겠지요. 그리고 작품 속 배역을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어떤 성장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요.


THE MUSICAL 자신만의 캐릭터 연구 방법이 있나요? (didthddl2002)
최재림 연습하면서 상대 배우와 호흡, 작품 속 장면의 이미지 등을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호흡으로 인물을 구축해 가는 것 같아요
“우선 대본을 쭉 읽다보면 1차적으로 인물의 특성이 그러져요. 그렇게 일단 연기를 해본 다음 음악을 들어요. 이 인물이 부르는 음악의 성격과 노래가 주는 분위기가 있거든요. 본능적으로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느껴요. 그런 부분들이 인물에 더해져요. 이렇게 만든 인물을 연습하면서 숙성시켜요. 연습하면서 다른 인물이라고 느껴지면 처음과는 완전히 다르게 연기해 보고, 맞았지만 1차원적이라는 생각이 들면 단계를 만들어 성장시키기도 하고요. 연출님이 장면마다 요구하는 역할이 있다면 거기에 맞게 또 추가하는 단계를 거치는 거죠.”


THE MUSICAL <트레이스 유>에서 본하 역도 해볼 생각 없나요?  (ljklye)
최재림 우빈하기도 힘들어 죽겠어요.
“<에드거 앨런 포>(이하 <포>) 연습 중에 먼저 <트레이스 유> 출연 제의가 왔어요. 그때는 공연장도 지금과 달랐고, 일정도 완전히 겹쳐서 참여하기 힘들었어요. 그러다가 <포> 개막 직전에 연출님이 같이 해보자고 다시 연락을 주셨어요. 실례지만 기간이 안 맞아서 못하는 걸로 말씀드렸다고 하니까 “기간이 바뀌었다. 너는 안 겹쳐”라고 하셔서 하게 됐어요. 해보니 난해하고 어려워요. 내용이 친절하지 않으니까요.”


THE MUSICAL <트레이스 유>에서 ‘우빈’을 표현하는 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요? 본하 역을 맡은 세 배우와 연기할 때 각각의 느낌도 궁금합니다. (legna86)
최재림 본하 역을 맡은 배우들이 다르게 연기한다고 제 연기 방향이 달라지진 않아요. 본하와 함께하고 싶고 사랑하는 마음과 동시에 애증이 있는 모습을 많이 전달하려 합니다.
“연출님이 가야 하는 방향을 정해 주신 게 있으니까 따라가요. 본하의 연기에 따라 즉각적인 반응은 하지만 우빈이의 결말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걸 말씀드린 거예요.”


THE MUSICAL <에어포트 베이비>가 다시 올라온다면 출연할 계획이 있나요? (foxglove6)
최재림 무조건.
“<에어포트 베이비>는 처음 독회부터 리딩, 시연, 시범 공연까지 쭉 함께했어요. 발전 과정을 모두 같이했기 때문에 애착이 남달라요. 대본과 음악이 잘 맞아떨어지는 작품이고요.”



THE MUSICAL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을까요? (ehdqkdzz15)
최재림 해보고 싶은 역할이 많아요. 다 나열하기엔 답이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가장 하고 싶은 역할은 아직 없어요.
“<노트르담 드 파리>의 그랭구아르, 콰지모도, <레 미제라블> 장 발장, 자베르,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넥스트 투 노멀>의 댄 등등 하고 싶은 역할을 얘기하자면 정말 끝이 없어요. 남자 배우라면 이 역할들을 한 번쯤은 해보고 싶지 않을까요? 하하하.”


THE MUSICAL 가장 힘들었던 배역이 있나요? 여태 했던 배역들이 만만치 않았던 것 같아서요. (jinsetz)
최재림 올해 들어선 모든 배역이 다 힘들어요.
“다 할 수 있을 줄 알고 했는데 힘들었어요. 우선 일정이 겹쳐서 체력적으로 힘들었어요. 체력이 달리니까 노래도, 연기도 힘들었고요. 작품을 끝내면 회복할 시간이 필요한데 바로 다음 작품에 들어가야 하니까 스스로도 아쉬웠어요. 더 좋은 공연을 보여줄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이요. 해오던 운동도 <포> 연습 때까지만 하다가 개막 이후부터는 그냥 놨어요.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운동하러 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THE MUSICAL 출연작 중에 다시 해보고 싶은 극이 있나요? (viwerl)
최재림 <렌트>의 톰 콜린스 다시 하고 싶어요.
“다시 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아요. 기술적으로나 화술적으로, 또 움직임에서 더 발전된 인물을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콜린스는 캐릭터가 명확하고, 대본에 인물의 성격도 정확히 나와 있어서 해석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지만 연기는 더 나을 것 같아요.”


THE MUSICAL 최재림에게 성악이란? (truecolors)
최재림 내 음악의 원천.
“성악을 한다는 건 회귀하는 거죠. 음악을 시작했던 때로. 지금 오페라를 하고 싶다고 하는 건 자만 혹은 오만 같고요. 성악을 놓지 않으려 하는 건 음악의 뿌리를 잃고 싶지 않은 거예요. 언젠가 오페라도 한번 하면 좋겠지만, 현재 잘할 수 있는 팝페라를 하고 싶어요. 영화나 드라마도 그렇고.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해보고 싶고요.”
 
THE MUSICAL 본인의 창법에는 어떤 스타일의 노래가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하나요? (dodam0220)
최재림 록보단 세미 클래식입니다.






최재림의 색깔     

                                 

THE MUSICAL 잘생겼다는 외침에 왜 매번 정색하나요? (nzsyuny)
최재림 그건 내 생각이 아니라니까!
“아, 안 잘 생겼다고요. 자기들이 못생겼다 그래놓고 뭘 잘생겼다 그래!”


THE MUSICAL 나날이 섹시해지시는데 비법이 뭔가요? (haelee10)
최재림 음….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제가 섹시한가요? 뮤지컬 시작할 때부터 관객분들은 제가 서른 살이 넘은 줄 아셨어요. 스물다섯에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제 나이를 계속 서른여덟로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나이가 얼굴을 따라가고 있죠.(웃음).”


THE MUSICAL 평소 청을 즐겨 입는 걸로 아는데 파란색을 많이 좋아하나요? (jinsetz)
최재림 좋아합니다.
“어릴 땐 빨간색을 좋아했는데 지금은 파란색을 좋아해요. 빨간색도 어울리긴 하는데 파란색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특히 진청색이요.”


THE MUSICAL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별명은 무엇인가요? (foxglove6)
최재림 제가 별명이 좀 많지요. 최청청, 재게, 재다, 기린, 재우빈, 재저스 등등. 하지만 제 원래 고등학교 별명은 조림입니다.
“조림이라는 별명은 이름에 ‘ㅈ’과 ‘림’이 들어가기 때문에 별 뜻 없이 라임을 맞춘 거예요.”


THE MUSICAL 옆구리에 있는 문신은 무슨 그림이에요? (juehwang)
최재림 안 알랴줌.
“뭘 그렇게 몸에 관심들이 많은지 하하하. 문신 모양은 레터링+글자체+무늬+….”
 



THE MUSICAL 거의 동시통역 수준(?)으로 영어를 잘하던데 비결이 궁금해요. (foxglove6)
최재림 미국 살다 왔어요.
“아버지 때문에 초등학교 때 1년 정도 살다 왔어요. 어릴 때 다녀와서 그럴 수도 있지만 영어를 계속 썼어요. 한국에서도 영어 12년 배우잖아요. 그래서 안 까먹었죠. 대학교 가서도 영어 배우고. 영어 회화 배우잖아요.”


THE MUSICAL 12시간 뒤에 지구가 멸망한다면 뭘 하겠습니까?
최재림 한 그루 사과나무…. 12시간 뒤에 멸망하는데 가족 생각, 아끼는 사람 생각나겠죠. 전화나 열심히 해야지.
“저는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해요. 친해지는 속도가 다른 사람보다 빠르고요. 상대방은 그냥 만나는 정도라면 저는 그보다 더 친하다고 느끼는 편이거든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마음이 열려 있는 상태 같아요. 그러다 보면 상대방은 ‘뭐야? 갑자기 왜 이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그래서 형, 누나들한테 건방지다는 오해를 받기도 했어요.”


THE MUSICAL 고양이 키운다고 들었는데 종류가 뭐예요? (rimous)
최재림 길고양이, 히말라얀.


THE MUSICAL 제가 본 사람들 중에 제일 수트를 멋있게 소화하는 것 같은데 매일매일 입어주면 안돼요? 크크크크크. (memory_jr)
최재림 여러분 만날 드레스 입을래요?


THE MUSICAL 혹시 복학했나요? 안 했으면 내년에 하나요? (purply)
최재림 했습니다. 바빠요.
“대학원은 1년 남았어요. 지금은 다행히 수업이 많지 않지만 논문 쓸 때가 걱정이에요. 관심 갖고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쓰고 싶은데 게을러서 걱정돼요.”


THE MUSICAL 공연이 없는 날은 주로 뭐 하나요? (StingRay)
최재림 집안일을 합니다.
“이렇게 해야 게을러지지 않아요. 신경 쓰지 않는 순간 굉장히 게을러지죠. 물론 시켜서 할 때도 있지만 게을러지지 않기 위해 계속 생각을 하고 있죠.”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57호 2016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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