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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공연계 임금 미지급 사건 사고 [No.189]

글 |안세영 2019-07-01 16,295

공연계 임금 미지급 사건 사고

 

공연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임금 미지급은 공연 취소와 제작사 부도, 대표의 죽음 등의 사건 사고로 이어졌다. 임금 미지급 사태의 심각성이 가시화된 지난 10년간의 사건을 시기순으로 정리했다.



 

2010

<코러스 라인> 출연 배우 폭행

2010년 8월 22일, 공연 제작사 간부가 밀린 출연료를 요구하는 배우를 망치로 가격하는 사건이 벌어져 대중의 분노를 샀다. <코러스 라인>에 출연했던 이 배우는 밀린 출연료 225만 원을 받기 위해 공연장인 코엑스 아티움 로비에서 제작사 나인컬쳐 재무이사를 만났다. 하지만 재무이사는 약속과 달리 출연료 지급을 거부했고, 이에 항의하는 배우를 망치로 가격했다. 이 장면은 극장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목과 어깨에 찰과상을 입어 입원 치료를 받은 배우는 재무이사를 폭행 혐의로 고소했고, 재무이사는 상해 혐의로 입건되었다.



 

2014

<두 도시 이야기> 공연 15분 전 취소

2014년 7월 29일, 대극장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가 공연 시작 15분 전 갑작스레 취소되었다. 임금 지급이 지연되자 일부 배우와 오케스트라가 보이콧에 나선 것이다. 제작사 비오엠코리아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했다. 배우 출연료는 지급하지 못했지만, 폐막 이후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공연을 재개했다. 하지만 공연이 막을 내리자 비오엠코리아 대표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잠적했다. 사건 당일 극장을 찾았던 관객들도 약속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 비오엠코리아는 당초 관객에게 티켓 값과 그것의 10%에 준하는 보상금, 1인당 1만 원의 교통비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티켓 값만 돌려주었다. 이 사건은 임금 미지급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한국 뮤지컬 위기론을 불러오는 기폭제가 되었다. 



 

2016

<로맨틱 머슬> 공연 30분 전 취소

2016년 4월 29일, 대학로에서 상연된 <로맨틱 머슬> 출연 배우들이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시작 30분 전 공연이 취소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제작사 YH인베스트먼트는 공연 취소에 대해 내부 사정이라고 말을 아꼈으나, 이날 공연 예정이었던 배우가 개인 SNS 계정에 ‘밀리고 또 밀려서 약속된 날짜에 페이 지급이 안 되는 바람에 전 배우 보이콧 선언’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내막이 알려졌다. 결국 <로맨틱 머슬>은 조기 폐막했다.



 

2016

<록키> 개막 하루 전 공연 중단

2016년 10월 29일, 초연 라이선스 뮤지컬 <록키>가 개막을 하루 앞두고 공연을 돌연 취소했다. 제작사 엠뮤지컬아트는 매출 부진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나중에 밝혀진 결정적 사유는 대관료 미납이었다. 엠뮤지컬아트의 전작 <잭 더 리퍼>의 대관료 중 상당액이 미납된 상태에서 <록키> 대관료 정산마저 이루어지지 않자 공연장 디큐브아트센터가 공연을 거부한 것이다. <록키> 팀의 출연진과 스태프 임금 정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잭 더 리퍼> 지방 공연 또한 임금 미지급 문제로 배우와 스태프가 공연 진행을 거부해 취소됐는데, 엠뮤지컬아트가 차기작으로 <신데렐라> 공연을 추진해 더욱 큰 비난을 샀다. 결국 <신데렐라>는 제작이 중단되었고 제작사는 부도가 났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제작사가 신작의 투자금으로 전작의 적자를 메우는 ‘돌려막기’ 관행의 병폐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16

<노서아 가비> 조기 폐막

2016년 11월 7일, 폐막일을 5일 남겨둔 <노서아 가비>가 당일 공연을 취소하고 조기 폐막했다. 공연 취소 사실을 몰랐던 관객들은 공연장까지 헛걸음을 해야 했다. 제작사 CMP컴퍼니는 예매 사이트를 통해 ‘일부 스태프의 계약 이행 무단 거부 때문에 남은 회차 공연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CMP컴퍼니가 배우와 스태프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공연 취소를 통보한 뒤 잠적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밝혀졌다. 



 

2017

<햄릿> 잇단 공연 취소

2017년 6월 15일, 뮤지컬 <햄릿>이 50여 분간 공연을 지연하다 결국 취소했다. 제작사 더길은 기술적인 결함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임금 체불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건 당일 제작사가 스태프에게 ‘사정상 임금의 절반만 우선 지급한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 17일 공연 역시 관객이 입장한 상태에서 공연이 취소되자 제작사는 잇따른 공연 취소 사태의 원인이 임금 체불 때문임을 인정했다. 더길은 예매 사이트를 통해 ‘임금 문제가 원만히 해결됐다. 더 이상의 취소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017

아시아브릿지컨텐츠 회생 신청과 대표 사망

2017년 8월 3일, <머더 발라드>, <고래고래>, <곤 투모로우> 등을 선보인 제작사 아시아브릿지컨텐츠가 무리한 사업 확장과 제작비 돌려막기로 90억 원의 부채를 떠안고 법원에 회생 신청을 했다. 회사의 채권자는 115명으로 출연 배우와 스태프, 공연장이 포함되었다. 8월 8일, 법원은 아시아브릿지컨텐츠의 회생 신청을 받아들여 포괄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 금지명령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하는 등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는 것이다. 파산 신청과 달리 개인이나 기업이 다시 일어서 채무를 갚을 기회를 주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8월 21일, 부채를 감당하지 못한 아시아브릿지컨텐츠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공연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2017

<위대한 캣츠비> 조기 폐막

2017년 9월 3일, <위대한 캣츠비>가 공연 두 달 만에 조기 폐막했다. 제작사 문화아이콘은 공식 SNS 계정에 ‘프로덕션의 전반적 운영이 어려워진 가운데, 몇몇 배우들이 공연을 지속하기 힘든 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공지를 올렸다. <위대한 캣츠비>는 앞서 아이돌 그룹 소속의 출연 배우가 줄줄이 중도 하차하면서 공연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대해 출연료 미지급이 원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문화아이콘 측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출연료 미지급은 문제없이 해결하고 있다, 조기 폐막은 출연료 미지급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2019

<아이언 마스크> 미지급 항의 생중계

2019년 2월 20일, <아이언 마스크>의 앙상블 배우가 공동 제작사인 메이커스프로덕션, 킹앤아이컴퍼니의 사무실을 찾아가 밀린 임금을 요구하는 과정을 자신의 SNS 방송으로 생중계했다. 이로써 제작사가 공연 종료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출연료를 체불한 사실이 밝혀졌다. 제작사 측은 아직 임금을 받지 못한 다른 배우도 기다리는 중이라며 여건상 4월경이 돼야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공연 중이던 메이커스프로덕션의 <잭 더 리퍼> 역시 임금이 밀린 사실이 드러났는데, 전작들의 정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신작 <메피스토>의 오디션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관객들로부터 돌려막기라는 비난을 샀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9호 2019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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