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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ECIAL INTERVIEW] 김수연, 내일을 기다리게 하는 등장 [No.196]

글 |안세영 사진 |배임석 2020-01-31 5,179

새롭게 포착된 빛나는 얼굴들
 

새해의 첫 달을 기념해 지난 한 해 동안 무서운 기세를 보여준 신인 배우 네 명과 만났다. <더뮤지컬>은 신년 초 눈여겨볼 신인 배우들을 주목하는 특집 인터뷰, 일명 ‘라이징 스타’ 코너를 한동안 쉬었다. 그런데 신인에게 기대하기 힘든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이 배우들은 주목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내일을 기다리게 하는 등장, 김수연

 

“어릴 때부터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했어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졸면 선생님이 나와서 노래해 보라고 불러내는 애, 그게 저였죠.” 올해로 데뷔 4년 차인 배우 김수연을 만난다면 누구라도 그가 신인다운 활기와 의욕으로 꽉 차 있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도 뮤지컬이 제 길이 맞는지 의심한 시기가 있었으니, 2017년 <시라노> 앙상블로 데뷔한 뒤 공백기를 맞이한 때였다. “때마침 TV에서 <캐스팅 콜>이라는 뮤지컬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어요. 비록 방송이지만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면서 제 안에 열정이 살아나는 걸 느꼈죠.” 해당 프로그램에서 김수연은 2위로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그보다 소중한 꿈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인터뷰>, <더 캐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하 <스웨그에이지>)에 주연으로 연달아 캐스팅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수연은 현재 탄탄한 팬덤을 지닌 인기작 <팬레터>에 히카루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히카루는 작가 지망생 세훈의 분신인 동시에 그와 대립하는 알쏭달쏭한 캐릭터이지만, 초연부터 이 역할을 맡은 선배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연기를 펼쳐 보인다. “히카루는 세훈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에요. 세훈의 외로움과 욕망이 모여 히카루가 된 거죠. 그래서 연기할 때 세훈 역 배우와 감정을 주고받는 데 특히 신경 써요. 마지막 장면에 이르면 만감이 교차해요. 해진 선생님께 거짓말을 용서받았다는 사실이 놀랍고 감사한 한편, 다시 세훈의 반쪽이 되어 잘해 나갈 수 있을까 두려워지거든요. 그럼에도 새롭게 시작해 보기로 마음먹죠.”
 

놀라움과 감사함, 그리고 두려움과 용기. 이 일련의 감정은 배우 김수연이 새로운 작품을 만날 때마다 마주하는 감정이다. “저에게 주어진 어떤 기회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물론 그렇다고 자신감을 잃어서도 안 되겠죠.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제가 좋아하는 것, 저에게 어울리는 게 뭔지 차근차근 알아가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지켜 나가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팬레터>에서 세훈은 히카루를 받아들임으로써 마침내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데, 저도 그런 용기를 갖고 싶어요.”
 

김수연은 <팬레터>를 마친 뒤 <드라큘라>에서 뱀파이어로 변하는 루시를 연기한다. 단단한 목소리를 지닌 만큼 강렬하고 비극적인 인물을 주로 맡고 있지만, 앞으로 더 보여 주고 싶은 모습이 많다는 김수연. 그의 꿈 중 하나는 바로 <위키드>에 출연하는 것이다. 그런데 엘파바나 글린다 가운데 어떤 역할을 원하느냐는 질문에는 뜻밖에도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평소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글린다가 딱이라고 해요. 그치만 제 생각에는 엘파바도 잘 맞을 것 같거든요.” 당찬 대답을 들으며 기자도 덩달아 고민에 빠졌다. 그동안 무대에서 보여준 이미지를 떠올리면 엘파바지 싶다가도 이렇듯 구김살 없이 발랄한 모습에서 글린다가 엿보이기도 하니, 어쩌면 김수연은 두 역할을 모두 아우르는 배우로 성장할지도 모를 일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6호 2020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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