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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RECORD] <할로윈 더 뮤지컬> 그때 우리 학교는 [No.219]

글 |배경희, 최영현, 안세영, 이솔희 사진 | 2022-12-05 7,054

<할로윈 더 뮤지컬>

그때 우리 학교는

 

10·29 참사의 여파로 관객과 만날 수 없었던 콘서트 <할로윈 더 뮤지컬>. 오래 기다려준 관객들을 위해 그날의 무대를 상상해 볼 수 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놓는다. 

 

 

처음 보는 무대 세트
“상하수(무대 양옆)로만 퇴장하면 단조로울 것 같아서요.” 이번 콘서트의 연출을 맡은 홍성우 연출가가 천장 구조물과 작은 문이 있는 무대 시안을 보여줬을 때 몇 번을 보고 또 봤다. 솔직히 말해 이전에 기획했던 콘서트에서는 제작 여건상 무대 세트를 만들 수 없었기 때문에 우리 공연에 세트가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설렜다. ‘더뮤지컬 스쿨’의 세계관에 맞게 무대에 커다란 교문을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는 무대를 아예 교실처럼 만드는 것으로 발전했는데, 하수에 칠판처럼 영상 스크린을 설치하고, 중앙에 교실 문을 만들어 배우들의 등퇴장로로 활용할 예정이었다. — 배경희

 

 

공연 복장은 교복입니다 
드레스 코드가 교복인 만큼 배우들도 공연 의상 중 한 벌은 교복처럼 스타일링을 하기로 했다. 의상 시안을 준비하면서 다들 잘 어울릴 거란 확신이 있었지만, 의상 피팅 현장에 같이 갔던 김수하 배우의 교복 입은 모습에 나도 모르게 물개 박수를 쳤다. 교복을 이렇게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다니! 교복 스타일링의 필수 아이템인 주름치마에 맞춰 상의를 니트 조끼로 할지 카디건으로 할지, 둘 다 잘 어울려서 현장에 있었던 스태프들이 잠시 행복한 고민에 빠졌던 게 생각난다. 다 같이 교복을 입고 진행하기로 했던 단체 커튼콜… 쉽게 보기 힘든 그 장면을 다시 한번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 배경희

 

 

신입생 웰컴 키트
콘서트의 콘셉트가 ‘학교’로 정해진 후 곧바로 MD 기획에 들어갔다. 명확한 콘셉트가 정해진 만큼 품목을 쉽게 정할 수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학교 관련 아이템이 너무 많아 선택에 어려움을 겪었다. 숱한 후보 중에 제작 비용과 기간을 맞출 수 있는 교표, 트윌리, 학생증이 최종 MD로 낙점됐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MD 패키지를 예쁘게 포장할 방법을 찾는데 또 한참의 시간을 들였다. 처음에 떠올린 생각은 책 모양으로 된 박스를 제작하는 거였지만 아쉽게도 제작비 문제로 탈락. MD 제작을 맡은 홍보마케팅사 모티브 히어로와 머리를 맞대어 고민한 끝에 ‘입학 안내 봉투’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 최영현

 

Editor’s pick
기자들이 꼽은

우리가 기대한 무대 

 

네, 꼬마 말이요?
<할로윈 더 뮤지컬>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한 장면은 <그리스>의 ‘Greased Lightning’ 무대였다. 왜냐하면 이 곡을 아무도 상상 못 할 조합 조형균, 최재림, 강홍석이 함께 부를 예정이었기 때문. 무려 단체 안무를 곁들여서 말이다. (이 무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스스로 얼마나 뿌듯했는지.) 공연 이틀 전 안무 선생님의 지도 아래 <그리스> 3인방의 연습이 진행됐는데, 아이디어 부자 강홍석이 좋은 생각이 났다며 유레카를 외쳤다. 다름 아닌 붕붕카를 타고 무대에 등장하겠다는 것. 하지만 그가 원했던 ‘꼬마 친구 조랑말 붕붕카’ 찾기가 실패로 돌아가자, 『더뮤지컬』 팀 막내 사원이 유아용 슈퍼카를 구하기 위해 당근 마켓 거래에 나섰다는 웃픈 사연이 있다.  — 배경희

 

특별한 학생들의 특별한 무대
할로윈 콘서트의 부제가 ‘학교편’이 된 데는 <비더슈탄트> 팀의 영향이 크다. 기획 초기 단계에 우연히 <비더슈탄트> 담당 PD를 만난 편집장님이 <비더슈탄트> 팀에 콘서트 출연을 제안하면서 아예 학교로 공연 세부 콘셉트를 정하게 된 것이다. 특별 무대로 초청된 <마틸다> <전설의 리틀 농구단> <비더슈탄트> 팀은 실제 공연과 비슷한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었다. <마틸다>는 알파벳이 새겨진 박스를 준비하기로 했고, <전설의 리틀 농구단>은 무대에 농구대를 설치할 예정이었다. <비더슈탄트>는 펜싱 칼은 물론 전단지 같은 공연 소품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극장이 아닌 곳에서 만난 그들의 모습은 어땠을까. 아마도 색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 최영현

 

랜드 오브 쓰리 롤라
유독 같은 역할에 캐스팅되는 일이 잦은 세 배우 최재림, 강홍석, 서경수. 이들을 한 무대에 모았으니 어찌 합창을 들어보지 않을 수 있으랴. 이번 공연의 오프닝곡은 최재림과 강홍석이 함께 부르는 <하데스타운>의 ‘Road to Hell’이었는데, 콘서트 출연진을 소개하는 노래로 개사해 공연의 시작을 알릴 예정이었다. <넥스트 투 노멀>에서 게이브로 사랑받았던 최재림과 서경수는 ‘I'm Alive’를 함께 부르기로 했다. 대망의 하이라이트는 쓰리 롤라 최재림, 강홍석, 서경수가 출격하는 <킹키부츠>의 ‘Land of Lola’와 ‘Sex is in the Heel’ 합동 무대! 롤라가 세 명, 에너지도 세 배가 된 이 무대를 연습실에서만 볼 수 있었던 것은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다. — 안세영

 

세상에 없던 환상의 듀엣
『더뮤지컬』 4월호 표지를 함께 장식했던 민경아와 김수하. <할로윈 더 뮤지컬> 출연이 확정되었을 때부터 다른 공연에서는 볼 수 없던 두 사람의 특별한 무대를 꼭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특별한 무대’를 꾸미는 데에 <위키드>의 ‘For Good’만큼 제격인 뮤지컬 넘버는 없으리라 생각했다. 4월호 인터뷰 당시 두 사람이 앞으로 함께 해보고 싶은 공연으로 <위키드>를 꼽았기 때문이다. 수하 엘파바, 경아 글린다가 들려주는 우정의 멜로디는 얼마나 애틋했을까? 내가 기대했던 또 다른 무대는 정선아와 최재림이 함께 부르는 <아이다>의 ‘Written in the Stars’였다. 우리의 영원한 암네리스 정선아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니 말이다.  — 이솔희 

 

 

대형이냐 초대형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하는 모든 회사들의 고민은 하나 아닐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많은 사진을 찍게 할 것인가!” 이번 콘서트의 특명 중 하나도 공연장 곳곳을 포토 스팟으로 꾸미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더뮤지컬』 창간 22주년 팝업스토어 때처럼 공연장 1층 출입구 유리문을 꾸며볼까 고민했지만, 공연이 시작하는 저녁 무렵엔 사진이 예쁘게 찍히지 않을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 대신 극장 외벽에 커다란 현수막을 걸어 인증 샷을 찍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대형 현수막은 몇 미터 크기 차이로 비용이 달라지는 탓에 편집장님과 나는 며칠 심각한 고민에 빠졌는데, 결국 ‘이왕이면 크게!’를 외치며 초대형 현수막을 선택했다. — 최영현

 

 

미드에서 보던 바로 그 학교  
공연장 답사 날, 공연장 1층 로비 한쪽에 물품 보관함이 마련되어 있는 공간을 발견하고 이곳을 포토 존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물품 보관함을 하이틴 미드나 영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함으로 탈바꿈시켜서. ‘더뮤지컬 스쿨’에 어울리는 『더뮤지컬』 MD와 학교 생활에 작은 기쁨이 되어주는 각종 간식으로 채운 다음, 물품 보관함 문에 출연진 사진을 붙이는 게 데코 계획이었다.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은 십대들의 사물함에서 빠질 수 없는 아이템이니까. 공연 취소 이후 사무실로 속속 도착하는 데코용 물품을 확인할 때의 마음이란. 야심 차게 준비했던 기획인 만큼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 배경희 

 

 

관객이 선택한 매점 메뉴
예스24라이브홀 로비 한편에 위치한 카페는 학교 매점으로 변신할 예정이었다. 저녁 시간에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이 이곳에서 간단히 배를 채울 수 있도록 카페 사장님과 협의하여 할로윈 특선 메뉴를 준비하기로 한 것이다. 그중 하나가 콘서트 전에 실시한 관객 설문 조사에서 ‘더뮤지컬 스쿨에서 먹고 싶은 음식’ 1위를 차지한 <마틸다> 속 초코 케이크! 단, 우리는 브루스처럼 배가 불러 고생하는 일이 없도록 한 번에 다 먹기에 무리가 없는 컵케이크 사이즈를 준비했다. 음료와 함께 제공되는 컵 홀더는 더뮤지컬 스쿨 교표를 넣어 제작했다. — 안세영

 

 

 

천 개의 가정통신문과 L홀더, 그리고 사탕 
공연 시작을 기다리는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로비 이벤트도 준비했다. <데스노트>의 류크부터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까지 인기 뮤지컬 속 등장인물로 변신한 여섯 명의 이벤트 요원이 로비에서 관객과 간단한 게임을 한 후 특별한 선물을 나눠줄 예정이었다. 선물은 『더뮤지컬』 10월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더뮤지컬 스쿨 가정통신문(실제 갱지로 출력했다)과 학교 로고가 박힌 L홀더 그리고 기자들이 하나하나 포장한 사탕이었다. 콘서트가 취소되어 사무실에 고스란히 남게 된 수백 개의 사탕은 <마틸다> 팀에게 배달되어 백스테이지의 소소한 행복이 됐다. — 이솔희 

 

 

‘이선좌’ 선배가 맞아드립니다
피켓팅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 더뮤지컬 스쿨에 입학하는 관객들에게 어떤 선물을 주면 좋을까? 기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 교복이라는 드레스 코드에 어울리게 ‘K 학교’의 상징과 같은 명찰을 만들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 셋리스트에 포함된 뮤지컬 넘버의 주인공 일곱 명의 이름으로 제작된 아크릴 명찰은 유료 관객 전원에게 깜짝 증정될 예정이었다. (제작사에 명찰 제작 허락을 구하는 과정에서 <전설의 리틀 농구단>의 주인공 수현의 성이 ‘김’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더뮤지컬』 기자들도 교복을 맞춰 입고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었는데, 스타일의 완성을 위해 ‘대레전’ ‘포도알’ ‘이선좌’ 등의 명찰까지 주문했다는 사실…! — 안세영

 

 

더뮤지컬 스쿨 명예졸업생 증표
두툼한 금박 포장의 정체는 출연진 선물로 준비한 『더뮤지컬』 인터뷰 사진 액자. 액자용 사진은 우리의 요청으로 배우들이 직접 골랐는데(이왕이면 기분 좋은 선물이 되기 위해!), 생각지 못한 의외의 선택을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최재림이다. 아니, 글쎄, 다른 사진을 다 제쳐두고 공연 포스터를 고른다고? 하지만 포스터에 출연진 전원의 사인을 받겠다는 그의 설명에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만나서 전달하지 못한 액자는 최재림이 현재 출연 중인 <마틸다>의 공연장으로 배달됐고, 액자를 무사히 수령한 그는 매력 넘치는 트런치불 인증 샷을 보내주었다. — 배경희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9호 2022년 12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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