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al

더뮤지컬

NEWS DB 발빠른 공연 뉴스와 풍부한 현장 소식

[현장] 탈바꿈하는 <광화문연가>, 이영훈 작곡가의 숨결로 다가온다(제작발표회)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제공 | CJ E&M 2017-11-14 4,201
<광화문연가>가 5년 만에 새로운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 故 이영훈 작곡가의 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인 점은 동일하지만, 대본부터 무대, 편곡까지 모든 것이 달라 초연과 다름없다. 

어제(11월 13일) 새 단장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광화문연가> 제작발표회에서는 이지나 연출, 고선웅 작가, 김성수 음악감독과 안재욱, 이건명, 이경준, 정성화, 차지연, 허도영, 박강현, 김성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의 방향과 배우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마이크를 잡은 故 이영훈 작곡가의 아내인 영훈뮤직 김은옥 대표는 <광화문연가>를 다시 선보이게 된 것에 설레는 마음을 표했다. 따뜻한 성품을 지녔고, 순수하고 아름답길 원했던 음악을 했던 기억 속 이영훈 작곡가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의 의도가 충분히 전해지길 바랐다.

고인의 아들이자 영훈뮤직 본부장인 이정환 씨는 마음 속에 숨겨진 아름다운 감성을 끌어낼 수 있는 음악을 하고자 했던 이영훈 작곡가의 뜻을 전하며, 관객들이 그런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창작진도 이영훈 작곡가와 그가 쓴 ‘아름다운 노래’를 <광화문연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지나 연출은 “노래로 시작해 그 노래로 끝나는 작품이기 때문에 아름다운 노래에 대한 외경심을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감동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선웅 작가는 “(이영훈 작곡가가) 제 이야기를 납득하실까. 마음에 드실까”하는 점을 가장 신경쓰고 있다며, 누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김성수 음악감독 또한 “존경하는 이영훈 선생님 곡에 누가 되지 않게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비장한 모습으로 극의 울림을 잘 전달하는 것이 편곡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탈바꿈하는 <광화문연가>
제작사 CJ E&M의 박민선 공연사업본부장은 “이영훈 작곡가가 만든 좋은 음악을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고 싶었다. 좋아진 작품으로 만나뵈어야겠다는 책임과 목표가 있었다”고 <광화문연가>를 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지나 연출은 뮤지컬 어법의 유려함을, 고선웅 작가는 폐부에 꽂히는 그만의 글을 강점으로 꼽았다. 두 창작진 모두 작가로도, 연출로도 활동하는데 “굉장히 달라보였던 두 분의 결로 시너지가 발휘되었으면 좋겠다고 판단했는데, 무대화 과정을 지켜보면서 옳았다”고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광화문연가>는 민간인 CJ E&M과 공공 단체인 서울시뮤지컬단이 공동 제작하는 점도 특징이다. 박민선 공연사업본부장은 “뮤지컬 작업이 좋고도 어려운 것은 다른 영역에서 모인 분들이 한 작품을 위해 서로의 언어로 이해하는 것”이라며, 두 단체 또한 그런 차이가 있는데 연출가 출신인 한진섭 서울시뮤지컬단장이 가교 역할을 잘 해준 덕에 잘 극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연가>의 새로운 장치, 월하
2017년에 선보일 <광화문연가>가 지난 공연과 가장 큰 차이라면 ‘월하’ 캐릭터의 등장이다. 이 배역은 정성화와 차지연을 캐스팅해 다른 성별인 이유에도 눈길이 쏠렸다. 이지나 연출은 월하 역은 성별이 정해지지 않았고, 판타지 색채를 지닌 인물인데다 유쾌하면서도 멋져야 하고 절대적인 힘을 갖고 있는 신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고선웅 작가의 대사를 읽고 떠오른 건 정성화였고, 시간 여행을 했다면 손잡고 다니고 싶은 사람은 차지연이었다”고 독특한 캐스팅 이유를 공개했다. 정성화는 유쾌하고 장난기도 많지만 따뜻하면서도 큰 그림을 머리로 그려내는 캐릭터이고, 차지연은 세계를 돌아다니는 매치메이커로, 패셔너블하고 도도하지만 알고 보면 허당인 캐릭터로 평했다. 

이 배역은 한 명으로는 되지 않을 것 같았다며, 용호상박이 어떤 건지 이번에 꼭 보고 싶다며 기대를 표했다. 정성화는 어린 시절부터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동경하면서 살아온 터라 뮤지컬 넘버로 불러보고 싶었는데 <광화문연가>를 하면서 해소하게 되었다며 영광을 표했다. 월하에 대해 신이기 때문에 확장성이 많다고 했다.

주로 죽임을 당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역할만 해왔다는 차지연은 새로운 역할을 만난 것에 대해 닥친 연습마저 피하고 싶을 만큼 한계치에 다다른 상태라며 부담과 두려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작품을 하게 된 것을 가장 큰 축복이라며, 배우는 마음으로 겸손하게 따뜻하게 잘 마무리지어보자 한다고 말했다. 

월하 배역은 편곡과 무대에도 영향을 미쳤다. 김성수 음악감독은 한 배역을 남녀가 동시에 출연한다는 것은 “편곡자에게는 재앙”이라는 말로 웃음을 줬다. 하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기에 해야 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실망스럽지 않게 만들기 위해 편곡을 다르게 하게 되었다며, “작품의 틀을 깨지 않는 선에서 다른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이지나 연출은 공연장 바로 앞에 있는 광화문을 무대에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참 이상한 일”이라 무대 디자이너에겐 어려운 작품이라 말했다. 오필영 디자이너의 고충을 전하며, 고민하던 중 월하 캐릭터가 생기면서 “무대 디자인에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인간이 사는 곳과 다른 차원의 공간이 생겨 얼마든지 변신하고 진화할 수 있게 되었다고 역할을 만들어준 고선웅 작가에게 감사를 전했다. 




<광화문연가>에 출연한다는 것
2017년 <영웅>, <아리랑> 등 시대극에 출연했던 안재욱(중년 명우 역)은 “오랜만에 멀끔한 모습으로 현대물 무대에 서게 됐다”며 설렘을 표했다. <영웅>을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하던 당시 국민의 함성소리가 들렸던 뜨거웠던 겨울을 떠올리며, “이번 겨울은 모든 분들이 행복하고 이영훈 작곡가의 곡처럼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드는 광화문의 모습을 그리고 만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창작극이 많이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대한민국 뮤지컬 배우들에게 축복일 것”이라며, 참여 의지를 물어봐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런 덕분인지 “여느 작품보다 몰입도나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며 라이선스 뮤지컬이나 재공연처럼 이미 누군가가 했던 역할이 아니라, 처음 만드는 “나의 명우”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화문연가> 이후로도 많은 제작자들이 창작극을 많이 공연하기 위해 노력해주었으면 하는 당부도 했다. 

같은 역을 맡은 이건명은 아바(ABBA)의 곡으로 만든 <맘마미아!>, 故 김광석이 부른 음악으로 만든 <그날들> 등 주크박스 뮤지컬 경험을 통해 “주크박스 뮤지컬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고 짜릿한지 잘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많이 불렀던 가수 이문세가 진행했던 MBC 라디오 ‘별밤(별이 빛나는 밤에)’ 세대라며, 그의 곡이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쳤음을 짐작케 했다. 이어 연습하면서 노래를 부를 때마다 복받은 사람이라 느낀다고 행복한 마음을 드러냈다. 

역시 같은 역을 연기할 서울시뮤지컬단 소속 이경준은 평소 존경하던 선배(안재욱, 이건명)와 같은 배역으로 연기하게 되어서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관객들을 만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성규(인피니트)는 2012년 이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유일하게 다시 참여한 배우다. 젊은 명우를 연기할 김성규는 “(이 작품으로) 뮤지컬을 시작했는데 새로워진 <광화문연가>에 참여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때와는 완전히 다른 작품이라 걱정도 많았다고 고백했다. 지난 공연보다 비중도 많아졌고, 중년 명우를 연기할 선배들의 젊은 시절을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잘 표현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JTBC ‘팬텀싱어’ 출연 등 최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강현은 “모든 게 설레고 두근댄다. 많은 것을 배워가려 노력하고 있다”며 ‘광화문연가’와 얽힌 추억을 떠올렸다. 이 곡을 중학교 때 처음 들었다는 그는 타 지역에 살아서 직접 가보지 못한 채 덕수궁 돌담길과 눈내린 광화문 네 거리를 상상해보았다고 했다. 스무살이 되어 서울로 상경한 뒤 실제 가본 노래 속 배경지는 상상과 달랐다는 반전 답변으로 웃음을 주었다. 상상 속 ‘광화문연가’는 겨울 배경이지만 따뜻했고 곡도 아름다웠다며,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 덧붙였다. 



중년 수아 역을 맡은 이연경은 “지난 <광화문연가>가 사실적인 묘사에 집중했다면, 이번 공연은 모던하다”고 소개했다. “크고 모던한 뮤직비디오가 될 것 같다”며, 이영훈 작곡가의 유명한 곡들을 새로운 화폭에 담은 느낌인데 이것이 이번 공연의 매력 포인트가 될 것이라 말했다. 

최근 연극 등 소극장 작품에 많이 출연했던 임강희는 오랜만에 참여하는 대극장 뮤지컬이라며, “많은 스태프, 배우들과 나누고 재미있게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각자 갖고 있는 기억과 추억을 건드려주는 것이 <광화문연가>의 매력 같다며, 공연을 보고 따뜻한 마음을 안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홍은주(젊은 수아 역)는 상대 역인 세 명의 젊은 명우에 대해 허도영은 같은 서울시뮤지컬단원이라 상대역 경험도 많이 호흡이 잘 맞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성규는 TV에서 많이 봐서 친근한 덕분인지 자신도 모르게 장난칠 정도로 친근했다고 했다. 대본 리딩 때 호흡을 맞춰본 박강현은 풋풋한 첫사랑을 설렘을 잘 표현해서 젊은 명우와 가장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광화문연가>는 임종을 앞둔 중년 명우 앞에 인연을 관장하는 신(神) 월하가 나타나 옛 기억 속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젊은 시절 추억 속 진실했던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48명의 배우가 새로운 호흡을 보여줄 <광화문연가>는 12월 15일 광화문이 위치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한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TV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