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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온 <스모크>, 어떻게 달라졌을까?(프레스콜)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8-05-04 5,529
<스모크> 재공연이 다시 공연 중이다. 이상의 연작 시 『오감도(烏監圖) 제15호』에서 모티프를 얻어 만들어졌다. 2016년 트라이아웃 공연, 2017년 초연으로 관객과 차례로 만났다. 

"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하오"


오감도 시 제1호에 등장하는 이 글귀는 <스모크>의 시작이었다. 지난 3일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열린 <스모크> 프레스콜에서 추 연출은 '13인의 아해'를 통해 가슴이 빨리 뛰고, 무한대로 뛰는 힘을 느꼈던 순간을 떠올렸다. 



"이상 시인은 ‘12’라는 숫자의 한계점을 늘 얘기했다. 1년은 12월, 시계는 12시간으로 되어 있다. 이 한계점을 뛰어넘은 ‘‘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는 글귀를 봤을 때 가슴이 빨리 뛰었다. 마치 용사 같았다. 그를 용사라 부르고 싶다. 그래서 <스모크>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이렇게 출발한 <스모크>는 이번 공연까지 선보인 시즌마다 다른 무대를 보여주었다. “추구했던 것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 추정화 연출의 이번 공연에 대한 자평이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거울’과 ‘초의 화해’다. 

추 연출은 “거울을 어떻게 형상화할지가 관건”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두 차례 공연에서 의도한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트라이아웃 공연 때는 무대 바닥을 큰 거울로, 초연 때는 데칼코마니를 떠올리며 만들었다면, 이번 공연에선 새로운 조명디자이너와 무대디자이너가 합류하면서 무대 전체를 거울로 표현했다. 이를 통해 ‘홍’을 가두고 극 중 인물들이 떠돌고 속한 외로운 공간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의도를 공개했다. 



또 하나 중요했던 건, 죽고자 하는 초의 마음을 돌리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것이 ‘초의 화해’였는데, 이것은 트라이아웃 공연 때 있었다가 초연에서 빠진 홍의 넘버 ‘생(리프라이즈)’를 추가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배우들과 토론 끝에 여러 방안이 나왔다. 초연을 하면서 빠진 넘버를 다시 추가했더니, ‘초’를 맡은 김경수부터 김종구, 임병근까지 ‘이렇게 에너지를 주면 화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을 해줬다. 그 말에 신났다. 실낱같은 희망이 보였다. 3년 만에 ‘날개’를 부를 수 있는 설득력(힘)을 찾게 된 것 같다” (추정화 연출)

이에 대해 김경수는 “좋아했던 넘버 ‘생(리프라이즈)’가 다시 포함되어 기쁘다. 초가 ‘날개’를 조금이나마 웃으면서 부를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마음을 표했다. 

김재범은 초를 단순히 목적 하나만을 위해 나아가는 인물이 아니라 설명하며, “죽고 싶어하는 인물이라 보여질 수도 있지만 누구보다 살고 싶어하는 인물이다. 그게 잘 보여져야 ‘날개’를 부르는 상황이 뜬금없지 않을 것”이라 부연했다. 



넘버를 추가함으로써 홍 캐릭터도 강화되고,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고 추 연출은 말했다. “홍이 ‘나를 붙들고 살아. 버텨’ 라는 이야기가 가슴에 더 와닿았다”며 홍이 절박한 느낌으로 초를 살리기 위해 붙잡으려 했던 의도를 살리게 된 것에 기쁜 모습이었다. 

트라이아웃 공연부터 참여해온 정연은 <스모크>가 추상적인 개념을 캐릭터로 의인화했기 때문에 접근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초연 때까진 강직한 모습으로 다그치는 등 센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조금 따뜻해진 모습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인생은 가혹하기도, 선물 같은 순간도 있는데 초와 해에게 이런 순간을 어떻게 말해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했다. 

“‘조금만 버텨봐. 살아볼만 하지 않니?’라고 한다. 거부감이 들지 않는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표현하고 있다. 초연까지와는 또다른 매력 포인트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유주혜는 역시 “형체가 없는 것을 의인화했기 때문에 정답은 없다”는 생각이라며, 감정이입을 더 잘하기 위해 인생을 인물에 대입해보았다고 말했다. 초연 이후 1년이 흐른 동안 쌓인 경험이 역할에 더 담겨서 풍부해진 모습을 표현할 수 있을 거라며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스모크>에 처음 출연하는 김소향(홍 역)은 오랜만에 대학로에서 하는 공연이라 걱정도 많았는데 좋은 배우들에게 도움받으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소감을 말했다. 홍 역을 맡은 세 배우 모두 성격부터 외모, 말투, 노래 스타일까지 다른데 이런 점을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런 차이가 초와 해를 어떤 방식으로 치유되도록 하는지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봐달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새로운 배우들도 합류했다. 특히 그룹 ‘투피엠(2PM)’ 멤버인 황찬성(해 역)은 <스모크>가 국내 첫 뮤지컬 출연작이다. 일본에서 출연한 <알타보이즈>를 추정화 연출이 맡은 인연으로 <인터뷰> 일본 공연에도 출연했고, <스모크> 대본도 보여달라고 해서 읽은 후 특이하고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 하게 되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공개했다. 

“처음에는 이해는 안 되지만 마음이 동했고, 두 번째는 조금씩 이해가 됐고, 세 번째는 감정까지 느낄 수 있었다. 연습하면서도 많이 배웠다. 걱정도 했지만 재미있게 준비했다. (굳이) 차별점을 찾으려하기 보다 잘 이해해서 제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잘 보여주려 한다”

박한근(해 역)은 27살에 요절한 이상과의 나이 차이에 대해 “보이는 나이가 실제와 같지 않듯, 나이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며 “캐릭터가 어떻게 살아갔고, 살아왔고, 어떤 생각으로 살았을지가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실존했고 천재였던 인물을 분석해야 해서 힘들었지만, 숙제가 많아 재밌었다며 “나이는 신경 안 쓰고 연기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은일은 많은 도움을 준 고마운 선배로 박한근과 김소향을 꼽았다. 




초 역을 맡은 임병근은 완급 조절을 숙제로 꼽았다. 그는 초에 대해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세고 에너지도 많이 써야 하는 캐릭터라 설명했다. 이어 연습할 때 목 상태가 나빠져서, 완급을 조절하지 않으면 공연 때 큰일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김종구는 거울 장면에서 조명이 빛 하나로 갈라지는 장면을 멋있었다며 소개했다. 이어 "세 명이 결국 하나의 인물이고, 한 인물에서 나오는 여러 마음인데 각각 치열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이라며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한편,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스모크>는 7월 15일까지 서울 대학로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에서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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