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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점프를 하다>가 2018년과 마주하는 법 (프레스콜)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8-06-21 4,985
동명 영화가 원작인 <번지점프를 하다>가 5년 만에 돌아왔다. 전체 골격은 지난 공연과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2013년 이후 작품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면서 작품도 미세한 변화를 겪었다. 



어제(20일) 세종M씨어터에서 진행한 프레스콜에서 김민정 연출은 작품에 참여하기 전부터 초연과 재공연을 관객으로 관람했고, <번지점프를 하다> 초고였던 <폴링> 대본과 악보도 봤고, 연습 전에는 원작 영화도 보면서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작품이 어렵고 층위가 많기도 했지만, 감수성이 달라진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고.

“불편했다”는 김민정 연출의 말이 그 출발점이었다. 가장 최근 공연인 재공연 대본과 악보를 검토하면서 “감수성이 달라져서 대본에 있는 대사, 가사, 상황을 더 면밀하게 검토했다. 이 부분을 수정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주안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혐오 요소가 많았다는 것. “최근 몇 년 사이 깨어나고 있는 시민의식에 비춰봤을 때, 여성을 희롱하는 부분이 많았다”며 모든 단어를 살펴보며 공연에서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작품 속 인우는 태희와 이별한 뒤, 태희와 같은 행동을 하는 제자 현빈을 보면서 혼란에 빠진다. 인우는 한 사람을 사랑한 것이지만 대상이 남학생이기에 동성에로 보이기도 한다. 김 연출은 <번지점프를 하다>가 이성애, 동성애, 양성애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라며 생각을 분명히 했다. “개인적으로는 불완전한 인간이 영원하고 완전한 사랑에 다가가려는 통증의 드라마”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만큼 “사랑에 대한 담론, 영혼이라는 코드, 살고 있는 현재에 대한 이야기를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작품을 통해 더 많은 담론을 펼쳐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김 연출은 “저는 성적소수자에 대해 저항감이 없고, (이들의 사랑이) 사랑을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혐오가 존재한다”며 더 나아가서는 이런 혐오가 사라지길 바라는 마음도 드러냈다.




창작진의 또다른 고심은 장면 전환이었다. “<번지점프를 하다>는 50개 장면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유기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협업을 가장 고심했다.” (김민정)

무대는 티모시 매커비(Timothy Mackabee) 디자이너가 새롭게 작업했다. 김 연출은 “빛과 미장센을 집약적으로 표현해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고 무대를 소개했다. “음악의 폭이 깊고 완성도가 높다”며 작품 색채가 뚜렷하기 때문에 누가 참여해도 고유의 색깔은 같을 거라고 설명했다. 

초연부터 참여해온 주소연 음악감독과 신선호 안무감독은 첫사랑 같은 작품이라고, 아름다운 장면을 또 볼 수 있어 설렜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각기 털어놓았다. 작품의 변화에 대해서는 모두 크게 바뀌진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번지점프를 하다>의 개발 단계부터 모든 공연에 참여한 강필석은 5년 만에 다시 출연하면서 다르게 느껴지는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인우의 생각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현실을 살아야 하니까 마음에 다른 사람을 품고 있어도 결혼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봤던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인우가 꾸리고 있는 가정과 사회적 위치를 모두 버릴 만큼의 사랑을 표현하지 않으면 관객 분들께서 인물에 이입할 수 없지 않을까”란 생각을 지금까지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전보다 태희와의 사랑을 더 진하게 다루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작품에 처음 참여하는 이지훈은 “캐릭터가 얼마나 어울리는지, 어떤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지 생각하면서”? 작품을 결정한다며, 도전을 중요한 출연 이유로 꼽았다. “전에 보여주지 못한 캐릭터에 도전해서 온전히 소화해냈을 때 배우로서 느끼는 쾌감과 성취감”????의 의미를 들려주었다. 




태희 역을 맡은 김지현과 임강희는 <카포네 트릴로지>, <프라이드>에서 같은 역할로 출연했다. 김지현은 그 이유에 대해 “강희 언니와 (실제) 비슷한 부분도, 다른 부분도 많다”며 같이 출연한 작품들이 “비슷한 톤으로 다양한 모습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작품”이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짐작했다. 임강희는 “노력을 많이 하고 심성이 착해서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김지현은 뮤지컬은 영화에서 보여준 태희와는 매력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태희의 매력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도 했다. 강필석에게 ‘태희는 어떤 게 매력이고, 왜 좋아하는 건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대본 지문에 ‘신비롭다’, ‘차갑다’, ‘겨우 처음으로 웃는다’라고 써있는 것들이 인물을 만들어가는데 함정이 되기도 하고 어려웠다. 다시 하면서 더 어려웠다.”고 힘들었던 점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인우보다 어른스럽고, 인우에게 손을 내밀어 잡아준 부분에서 인우가 매력을 느끼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

임강희는 “김지현이 동생이지만 도움을 많이 받는다. 배우로서 공기를 바꾸는 매력이 있다.”며 제게 없는 매력이라 부럽다고 칭찬에 화답했다. “지현이에게서 태희의 모습이 있어서 많이 따라해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뮤지컬은 영화 속 태희와는 다른 느낌이라며, 김지현의 말에 공감했다. 




임현빈 역은 최우혁과 이휘종이 연기 중이다. 두 배우 모두 작품에 처음 참여한다. 이휘종은 가장 어려웠던 넘버로 ‘기억들’을 택했다. “현빈에게 태희의 기억이 모두 스며들었을 때 어떤 마음인지”고민이 많았던 것. 연기하면서 태희를 연기하는 두 배우가 했던 연기를 떠올린다며, 대본에 다 있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표현하려고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최우혁 또한 현빈을 연기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10여 년을 살아온 현빈에게 태희의 기억이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1막에선 현빈이지만 2막에서 태희가 될 거란 걸 알고 있는 것처럼 보여선 안 되는 것들이 많이 어려웠어요. 태희와 비슷한 점이 보이면 안 된다는 게 힘들었는데 티를 내기도, 안 내기도 어려워서 그게 숙제였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혜주 역은 이지민이 원 캐스트로 출연한다. 초연과 재공연 당시 고등학생으로 공연을 봤다는 그는 “꼭 하고 싶은 작품이었는데, 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원 캐스트라 걱정도 많았지만, 연습하고 공연하면서 주변에서 많이 챙겨주고 모든 스태프, 배우들과 행복하게 하고 있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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