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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이 보여줄 고전 비극 <오이디푸스> “의지를 가진 인간을 보여줄 것”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9-01-25 4,130
황정민이 고전 비극으로 돌아온다. 고대 그리스의 3대 비극 작가인 소포클레스가 쓴 『오이디푸스』를 통해서다. 1월 29일 막을 올리는 <오이디푸스>는 서재형 연출과 한아름 작가 콤비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공연된다. 



지난 24일에는 예술의전당 오페라연습실에서 <오이디푸스> 연습 현장을 공개했다. 황정민을 비롯해 배해선, 박은석, 최수형, 정은혜, 최정수 등이 3장부터 6장까지 연습을 펼쳤다. 연습실은 실제 공연을 방불케 하는 에너지로 가득했다. 특히 황정민은 무대 전체를 종횡무진하며 펼치는 눈빛과 움직임으로 시종일관 시선을 압도했다. 




<오이디푸스>를 보면 원톱인 황정민에게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린다. 연습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도 그에게 많은 질문이 쇄도했다.

지난 12월 제작발표회 당시 꾸준히 연극을 하려 한다고 했던 그는 20대 시절 분장까지 마쳤지만 관객이 없어서 공연이 취소되었던 일을 회상했다. 무대에 계속 오르고 있는 건 ‘유명해지면 많은 관객들과 소통해야겠다’며 스스로와 했던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황정민이 보여줄 ‘오이디푸스’
연극 복귀작이던 <리차드3세>를 한 후 “힘들어서 끝난 후 어떤 연극도 두렵지 않다고 했는데 그보다 더한 게 왔다.”며 <오이디푸스>가 녹록지 않은 작품임을 짐작하게 했다. 동시에 소포클레스가 살던 당시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공연했을지 궁금해 할 정도로 작품에 몰입해 있었다.

<오이디푸스>는 “공부하면서 배웠던 작품이라 연극쟁이들에겐 교과서 같다.”며 “2,500년 전 쓴 비극의 원류인 작품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른 <오이디푸스>와 특별히 다르진 않겠지만 황정민이 갖고 있는 색다름을 관객들이 발견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매 공연 배우로서 동일하게 좋았던 감정을 보여줘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털어놓았다. “운명에 대한 진실을 알게된 후 감정이 휘몰아치는데 매번 연습을 하면서 표현하기가 힘들죠. 한 번만 하는 게 아니다 보니 (전에) 좋았던 감정이 (다음엔) 없을 수도 있어서 걱정이 되기도 해요.”

황정민은 마지막 대사 중 ‘나는 살았고 그들을 사랑했고 그래서 고통스러웠다’는 문장을 제일 기분 좋고 행복한 대사라고 소개했다. 모든 얘기의 함축적인 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재형 연출의 무대
남명렬(코린토스 사자 역)은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과 맞딱뜨린다. 그 순간 무엇을 선택할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오이디푸스>가 담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게 아닌가.”한다며 <오이디푸스>가 지금까지도 공연되는 이유를 짚었다. 이어 서재형 연출의 디테일한 무대 미학과 황정민의 열정과 에너지가 결합해 새로운 <오이디푸스>가 탄생될 것”이라고 말해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서재형 연출은 “스핑크스 수수께끼를 푼 건 오이디푸스고, 돌아온 답은 인간이다. 의지를 가진 인간을 <오이디푸스>를 통해 풀어보자.”라며 한아름 작가와 작품을 준비하면서 집중했던 부분이 무엇인지 들려주었다. 



서 연출은 작품마다 특유의 미장센이 돋보이는 무대를 만들어낸다. “(연습 장면을 공개한) 테레시아스 장면이나 삼거리 폭행 장면은 안무처럼 구성하려고 노력했다. 배우들과 협의해 이야기를 잘 전달하면서 관객들의 마음에 남을 수 있도록 작업했다.”고 연출 방향에 대해 말했다. 

무대와 의상, 분장은 3천 년 전 신화와 현실이 맞물리는 때로 설정했다. 당시 자료가 많지 않지만 잘 준비되고 있다고 했다. “신전을 주요 공간으로 테베가 가뭄으로 망해가고 있지만 잘 살던 시절을 보실 수 있을 거고요. 웅장하면서 다양한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토월극장 장치와 영상을 충분히 사용했습니다. 연극에서 잘 구현하지 않는 스펙터클함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서 연출은 남명렬이 코린토스 사자로 등장하는 장면을 언급하며 “놀라움으로 가득한 장면이라 관객 분들이 즐거워할 것 같다. 운명에 끌려다니던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의지로 첫 걸음을 떼는 순간이니 잘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또다른 비극의 주인공, 이오카스테
배해선은 아들이 남편을 죽이고 자신과 결혼한다는 신탁을 피하려 했으나 결국 무서운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이오카스테 역을 맡았다. 이오카스테가 느껴야 할 아픔을 가늠하느라 애쓰고 있지만 “더 많이 느끼고 겪어야 하는 부족한 배우”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마지막에서 오이디푸스가 ‘나는 괜찮소. 내 발로 걸어가겠소.’라고 하는 대사를 언급하며 “이 대사를 통해 아픔이 깊은 만큼 치유의 순간도 크게 느껴진다. 멋있는 순간이라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서재형 연출과 인연이 닿은 배우들-박은석, 최수형, 정은혜
박은석은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를 비롯해 <주홍글씨>, <왕세자 실종 사건> 등으로 서재형 연출, 한아름 작가와 인연을 맺었다. 박은석은 <오이디푸스>는 프로덕션이 다르기 때문에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차이점을 언급했다. “텍스트는 거의 그대로지만, 음악이나 모든 부분이 새롭다”고 말했다. 

코러스 역으로 2011년에 <더 코러스; 오이디푸스>에 출연했을 땐 “어렸을 때라 연출님의 지시에 따르기 바빴다”고 했다. 코러스장으로 출연하게 된 지금은 “연출님과 다시 만나게 돼서 영광이고 선배님들과 좋은 에너지로 연습하고 있어서 모든 순간이 소중한 걸 많이 느낀다. 연출님의 디렉션이 무엇을 말하는지, 배우들의 눈과 말, 행동이 어떻게 전달되는지 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고 돌아봤다. 



<주홍글씨>로 서재형 연출과 인연을 맺은 최수형은 “이제 많이 적응돼서 어떻게 따라야 할지 알 것 같다.”며 “항상 더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시니까 배우는 자세로 열심히 따라가려고 하고 있다.”며 적응된 모습을 보였다.

오래 전 작품이라 “평소에 잘 사용하지 않는 말투이기 때문에 발음을 정확히 전달하는 것에 신경쓰고 있다.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테베의 충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첫 고전에 임하는 각오를 말했다. 



정은혜는 <리차드3세>에 이어 다시 만난 서재형 연출에 대해 “배우를 속으로만 많이 예뻐하는 연출님이다. 마지막 공연까지도 배우가 무대에서 살아내는 순간을 절실하게 같이 호흡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선장이 되어주는 연출이라며 서 연출을 향한 굳은 믿음을 보였다. 

한아름 작가의 대본에 대해선 “소포클레스의 글을 아름답게 만들어줬다”며 “알고 싶소. 나는 나를”이라고 말하는 오이디푸스의 대사를 좋아하는 것으로 꼽았다. 눈 먼 테레시아스만이 진실을 알고 있고, 눈뜬 사람들은 진실을 보지 못하는데 오이디푸스가 능동적인 인간으로 자신의 뜻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함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연기파 배우들이 빚어낼 비극 <오이디푸스>는 1월 29일부터 2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원 캐스트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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