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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으로 무장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동시 상륙…<스쿨 오브 락>, <썸씽로튼>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9-06-14 3,146
브로드웨이 뮤지컬 두 작품이 비슷한 시기에 나란히 처음으로 내한해 공연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첫 월드투어로 8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스쿨 오브 락>은 잭 블랙이 주연한 동명 영화를 바탕으로 만든 무비컬이다. 9일 개막한 <썸씽로튼>은 16세기 셰익스피어 시대를 배경으로, 인류 최초 뮤지컬이 탄생하는 과정을 상상력으로 만든 코미디 뮤지컬이다. 

두 작품은 모두 유명 창작진이 제작한 공연을 국내에서 높은 완성도 그대로 만날 수 있다는 매력을 자랑한다. 최근 대극장 뮤지컬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뮤지컬 코미디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뮤지컬을 몰라도, 레퍼런스를 몰라도
<스쿨 오브 락>은 <오페라의 유령>,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명작을 탄생시킨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선보인 최신작이다. 그는 7년 간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협상 끝에 뮤지컬로 제작할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 

브로드웨이에서도 얼터로 2017년부터 2년 간 무대에 섰던 코너 존 글룰리는 듀이 역으로 출연 중이다. 지난 12일 진행한 미디어콜에서 그는 원작 영화에서 같은 인물을 연기했던 잭 블랙에 대해 “숭배하다시피 했다”고 했다. “영화가 처음 개봉했을 때 스쿨밴드 학생들 또래였다. 모든 정신을 잭 블랙에 집중해서 ‘레전드 오브 더 렌트(Legend of The Rent)’란 곡을 계속 연습했다. 무대에서 저만의 듀이를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잭 블랙을 보며 수년 간 연습하며 몸에 밴 것들이 듀이를 표현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마크 힐튼 상주 연출은 “뮤지컬을 한 번도 보지 않았던 분들도 원작 영화를 좋아했거나, 잭 블랙의 팬이거나, 록을 좋아한다면 누구나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도전 정신으로 작품을 만드는 걸 좋아하는데 <스쿨 오브 락>도 그런 작품이다. 모든 걸 떨쳐버리고 권위에 맞서는 내용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라고 했다. 



<썸씽로튼>은 오프 브로드웨이를 거치지 않고 브로드웨이로 직행했다. 지난 11일 프레스콜에서 국내 공연을 추진한 엠트리뮤직 신재홍 프로듀서는 “케빈 맥컬럼이 프로듀싱하고, 케이시 니콜로가 연출했고, 커크패트릭 형제는 그래미상도 받았을 정도로 대단한 제작진들이 참여해서 오프브로드웨이를 거치지 않은 건 당연한 일”이라고 극찬했다. 



<애비뉴 Q> 등을 제작한 케빈 맥컬럼 프로듀서는 “커크패트릭 형제가 아이디어를 독창적으로 발전시킨 작품이다. 고전 뮤지컬인 <오클라호마>, <남태평양>도 다 원작이 있다는 점에서 <썸씽로튼> 창작자들은 더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브로드웨이가 아닌 지역에서 처음으로 하는 공연이기도 하다”며 “코미디 뮤지컬에 셰익스피어 텍스트를 많이 적용했다. 가족과 함께 보기 좋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썸씽로튼>에는 뮤지컬과 셰익스피어 작품을 인용 및 패러디가 등장한다. 작곡과 작사를 맡은 웨인 커크패트릭은 셰익스피어와 뮤지컬 관련 레퍼런스를 활용하면서 이를 모르는 관객들도 배제하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셰익스피어의 유명 대사인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나 『로미오와 줄리엣』 를 활용했지만, 셰익스피어와 뮤지컬에 대해 몰라도 여전히 즐기실 수 있을 거고, 아신다면 또 다른 방식으로 즐기실 수 있을 거다. 그게 목표다”

레퍼런스는 공연 국가에 맞게 수정되기도 한다. 극작과 작곡, 작사를 맡은 캐리 커크패트릭은 “이번 프로덕션에선 레퍼런스를 한국 관객 분들이 아실만한 공연으로 일부 바꿨다. 다른 나라에서 공연하게 될 때도 이렇게 변화를 줄 예정이다”라며 2020년에 국내에서 라이선스로 공연하게 될 때도 “한국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바뀔 것 같다”고 했다. 




즐거움 선사 
<스쿨 오브 락>은 공연 내내 신나는 음악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 중심엔 개성 넘치는 캐릭터와 스쿨 오브 락 밴드가 있다. 듀이는 공연 내내 무대를 종횡무진한다. 이 역을 맡은 코너 존 글룰리는 “체력이 필요하고, 목소리도 많이 써야한다. 공연이 없을 때는 가능하면 소리를 내지 않으려 한다. 물도 정말 많이 마시고 있다”고 했다. 교장 로잘리 역을 맡은 카산드라 맥고완은 “1막에선 오페라를, 2막에선 록 발라드를 부른다. 전반적으로는 뮤지컬 발성을 써야 한다. 때문에 목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관리법을 공개했다. 

배우들이 직접 소화하는 라이브 연주는 7백 개가 넘는 조명과 2백 개 이상 스피커를 통해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전달한다. 스쿨 오브 락 밴드에서 리드기타를 연주하는 잭 무니한 역을 맡은 브랜든 러틀리지는 두 살부터 9년 간 기타를 연주했다. 토비 클라크(키보드/로렌스 역)는 피아노를 세 살부터 시작해 8년 간 연주했다. 체러미 마야 르멀타(베이스/케이티 역)는 드럼을 연주하다가 베이스를 하게된 지는 9개월 됐다. 조지 오뎃(드럼/프레디 역)은 드럼을 9살부터 3년 간 연주했다. 



마크 힐튼 상주연출은 이들에 대해 “저는 영국에서 왔는데 이 친구들은 호주 출신이다. 아는 한 최고를 택했다. 연기뿐 아니라 노래와 연주까지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음악인으로서 미래 가능성까지 오디션 때 봤다. 안무는 처음 접했을 거라 연습하면서 배울 수밖에 없었지만, 최고 중 최고라는 건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어린 예술가들은 <스쿨 오브 락>을 통해 새로운 꿈도 키우고 있었다. 브랜든 러틀리지는 “노래를 더 잘하고 싶어서 뮤지컬을 시작했다. 기타 연주도 더 잘하고 싶었다. 프로페셔널 연주자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스쿨 오브 락>을 하고 있다”고 했다. 토비 클라크 역시 “연기, 연주, 노래 실력을 키우고 싶어서 이 작품을 하게 됐다”며 이런 부분을 모두 해낼 수 있어야 “커서 좋은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체러미 마야 르멀타는 “처음엔 록만 듣다가 <스쿨 오브 락>을 하면서 뮤지컬에 관심이 생겼다. 현재 베이스를 하고 있으니 실력을 더 쌓고 싶다. 훗날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조지 오뎃은 “음악과 드럼, 키보드 실력을 더 쌓고 싶어서 <스쿨 오브 락>을 시작했다. 록 음악은 혼자 배우기 어려운 장르인데 <스쿨 오브 락>에는 선생님이 있어서 궁금하면 답을 얻을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했다. 



스쿨 오브 락 밴드 멤버들은 또래들에게 “하고 싶은 걸 하라”, “잘하고 싶다면 멈추지 말고 계속 연습하라”, “자신을 믿고 해나가면 언젠가는 할 수 있다”는 조언을 더했다. 

<스쿨 오브 락>은 투어 공연으로 해외를 오가야 하는 학생 배우들을 위해 교육에도 신경쓰고 있었다. 체러미 마야 르멀타는 “공연 전 6시간 동안 공부한다. 화요일과 금요일에 수업한다. 인터넷으로 호주에 있는 선생님께 과제를 받아 푼다. <스쿨 오브 락>에 오면 따로 와계신 과외 선생님께서 공부를 도와준다”고 했다. 마크 힐튼 상주연출은 “스케줄을 잘 짜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도록 신경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썸씽로튼>의 재미는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발견하는 패러디다. 캐리 커크패트릭은 <레 미제라블>이나 <해밀턴>처럼 송스루 뮤지컬이 아니라 북뮤지컬이기 때문에 매끄러운 이야기 연결과 일관된 노래 톤, 같은 유머 코드를 유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일로 꼽았다. 때문에 “대사에서 음악으로 전환할 때 매끄럽게 이어지는 것에 집중했다”고 했다. 

그는 뮤지컬 넘버 ‘뮤지컬(A Musical)’을 예로 들며 “많은 배우들이 뮤지컬을 할 때 대사에서 음악으로, 음악에서 대사로 전환되는 걸 힘들어하곤 한다. 그걸 패러디해서 얼마나 재미있는 상황을 보여드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에 대한 이미지 전복도 색다른 재미다. 그는 다른 사람의 작품을 훔치거나 허세 가득한 인물로 그려진다. 이 역을 맡은 매튜 베이커는 “가죽 옷을 입고 록스타처럼 나와서 쿨한 현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작품에서 보여진 모습과 달리 거만한 모습이지만 제 생각엔 셰익스피어는 (현재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공연 중인 걸작을 많이 남겼기 때문에) 충분히 그래도 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영국 출신인 그는 “학창 시절 셰익스피어를 열심히 공부했기 때문에 셰익스피어에 익숙한 한국 관객 분들께 색다른 셰익스피어를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도 전했다. 




투어팀이 느낀 한국은?
브로드웨이 무대 경험이 있는 코너 존 글룰리는 “'너도 이제 밴드야(You're In The Band)' 장면에서 악기하는 배우를 소개하는데 반응이 한국과 전혀 달랐다. 한국에선 함께 즐기는 에너지를 관객 분들이 주시는데 뉴욕에선 한 번도 보지 못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한국 관객은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반응이 좋고 재밌어해주셔서 넋이 나갈 정도”라고 감동했다. 

한국 음식에도 푹 빠진 모습이었다. <스쿨 오브 락>팀이 가장 많이 택한 한국 음식은 프라이드 치킨이었다. 코너 존 글룰리는 “한국에서 치킨과 삼겹살을 맛본 이후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눙쳤다. 그는 듀이 역 얼터인 리암 페네켄이 “케이팝 팬이라 분장실에 BTS(방탄소년단) 사진이 여기 저기 붙어있다”는 얘길 들려주기도 했다. 

토비 클라크는 “음식이 정말 맛있다”며 “치킨을 먹었을 때 서울을 떠나기 싫을 정도로 좋았다”고 했다. 브랜든 러틀리지는 초코파이가 가장 좋았다며 치킨도 좋았다고 동조했다. 이를 듣던 코너 존 글룰리는 “김치를 못 먹어봤다면 먹어보게 해주겠다”며 강력 추천했다. 



<썸씽로튼> 창작진인 캐리 웨인패트릭은 “이틀 간 궁궐도 가봤다. 음식도 좋았고 아름다운 도시”라며 “(한국엔) 당연히 또 올 것”이라고 했다. 케빈 맥컬럼 프로듀서는 “브로드웨이가 최근 미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데 연결 고리가 되는 도시가 서울”이라 한국을 좋아한다고 했다. “한국은 문화가 세련됐고 뮤지컬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한국인들의 유머와 미학, 예술에 대한 이해, 문화에 대해 배울 수 있게 되면서 한국을 더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매튜 재니스(닉 바텀 역)는 “관객들이 잘 웃어주고, 작품을 이해하고 좋아해줘서 즐기면서 재미있게 공연하고 있다”고 한국에서 공연하며 느낀 점을 말했다. 

한편, <스쿨 오브 락>은 8월 25일까지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한 후, 9월 부산 드림씨어터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썸씽로튼>은 6월 30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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