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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석 10주년 단독 콘서트 <첫 번째 선물>…걸어온 10년, 걸어갈 10년으로 가득 채운 180분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제공 | 신스웨이브 2019-10-05 10,753
뮤지컬 배우 전동석이 데뷔 10주년을 맞아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단독 콘서트 <첫 번째 선물>을 열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로 데뷔한 이후 <엘리자벳>, <프랑켄슈타인>, <지킬 앤 하이드>, <헤드윅> 등 전동석이 걸어온 지난 10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첫 공연이 있던 4일 저녁, 공연장 입구에는 프로그램북을 사기 위한 긴 줄이 이어졌고, 로비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1천 2백여 관객들은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을 가득 채우며 전동석에게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너른 들판에서 바람을 느끼며 여유롭게 걷는 영상이 끝나자 탈색하고 멋있게 치켜세운 머리로 변신한 전동석이 피아노 건반이 그려진 인이어를 끼고 무대에 등장했다. 데뷔일과 데뷔작 공연 장소에 대한 퀴즈를 내며 입담에 시동을 건 전동석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부른 곡과 관련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현재 출연 중인 홀로 공연을 이끌어가는 비중이 큰 <헤드윅>의 영향 덕분인지 전동석은 공연 내내 관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공연 중간 중간 ‘헤드윅’의 톤, 대사 등을 대화에 활용하며 작품에 푹 빠져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10주년 콘서트의 시작은 2009년 데뷔작인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였다. ‘대성당들의 시대’를 부른 후엔 포상휴가를 위해 불렀던 곡으로 데뷔하게 된 이야기부터 첫 공연 때 1막 후 아무 기억도 나지 않았던 기억, 박은태의 도움을 많이 받아 고마웠던 일들까지 털어놓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난 두려워’를 새로운 편곡과 전동석의 목소리로 색다른 감성을 선사했다. 재킷과 신발을 벗은 전동석은 아이 같은 자유로운 모습으로 돌아가 <모차르트!>의 ‘나는 나는 음악’을 들려줬다. 루돌프 역부터 죽음 역까지 출연하며 많은 인연을 맺은 <엘리자벳> 뮤지컬 넘버 중 ‘마지막 춤’으로 열기를 이어갔다. 



붉은 슈트로 갈아입고 무대에 등장한 전동석은 <헤드윅>의 대표곡인 ‘사랑의 기원(The Origin of Love)’를 불렀다. 출연 전 영화를 통해 <헤드윅>을 접했던 그는 대본을 읽고 정말 재밌어서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어 하게 됐다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말했다. 

<드라큘라>의 ‘프레시 블러드’로는 새로운 모습을 선사했고, 배우로서 새롭게 각인시키게 됐다는 <프랑켄슈타인>의 ‘후회’를 부르면서 지난 날이 머릿 속에서 겹쳐지는 듯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2부에서 전동석은 1부와 달리 머리를 차분하게 내리고 댄디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취중진담’, ‘라젠카, 세이브 어스’ 등 평소 보지 못했던 노래를 중심으로 채웠다. 2부 첫 곡을 팬들이 듣고 싶어했던 슈베르트 작곡가의 ‘마왕’으로 선곡하며 마음을 전했다. 

마흔 살이 되면 참여하고 싶은 작품이라며 <맨 오브 라만차>의 ‘이룰 수 없는 꿈’을 부른 그는 해병대 복무 시절을 떠올렸다. 당시 1년 간 노래할 수 없게 되면서 창법도 자연스럽게 바뀐 것 같다며, 그러면서 뮤지컬 배우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 같다고 했다. 전동석이 당시 교회에서 유일하게 노래할 수 있었다며 영화 <이집트의 왕자> OST 중 ‘내 길 더 잘 아시니’로 콘서트를 마무리하며 퇴장했다. 

첫 날 콘서트에는 이지혜, 윤전일, 손준호, 김준현 등 든든한 지원군들이 함께했다. 같은 시기는 아니었지만 같은 스승에게 수학한 이지혜가 1부 중반 게스트로 무대에 올라 전동석과 함께 출연한 <팬텀>의 ‘넌 나의 음악’을 듀엣으로 불렀다. 두 배우는 건강이 좋지 않았던 선생님을 위해 함께 공연했다며, 이후 <팬텀>을 같이 하면서 눈물을 쏟았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전동석은 스승과의 기억이 떠오르는 듯 종종 눈시울을 붉혔다. 

전동석과 프로젝트 그룹 공연인 ‘판타스틱 뮤지컬 콘서트’를 함께했고, 5일 콘서트에도 참석할 예정인 손준호가 깜짝 MC로 등장해 팬들로부터 사전에 받은 질문을 던졌다. 손준호는 센스 넘치는 진행으로 자연스럽게 전동석의 리액션을 이끌어내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콘서트를 위한 안무로 2부의 문을 연 후, 토크 자리에 동석한 윤전일은 대학교 재학 시절 동문인 전동석의 인기를 증언해주기도 했다. 

게스트로 무대에 오른 김준현은 ‘너희에게 선사하는 지옥’에 이어 전동석과 ‘그림자는 길어지고’를 부르며,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2부 시작 전에는 류정한, 박은태, 신성록, 엄기준, 신영숙, 한지상, 카이, 수호(EXO), 정택운(레오/VIXX) 등 뮤지컬 스타들이 영상으로 총출동해 전동석의 단독 콘서트를 축하했다. 



앙코르 요청과 함께 등장한 그는 팬들이 준비한 플래카드를 보고 이내 눈물을 글썽이며 깊은 감동을 받은 모습이었다. 전동석은 여러 마음을 담아 선곡한 <지킬 앤 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을 앙코르 곡으로 택하며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올해, <지킬 앤 하이드>와 <헤드윅>까지 출연하며 가장 행복한 해를 보내고 있다던 전동석은 공연 내내 떨리지 않는 척하면서도 이내 떨리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런 전동석에게 관객들은 지난 10년을 축하하고, 앞으로의 10년을 응원했다. 매력적인 저음부터 생각지 못한 고음까지 오가며 다양한 모습으로 180분 간 뜨겁게 달군 전동석 1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는 5일까지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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