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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부터 58세까지…편지로 채운 두 사람의 이야기, 연극 <러브레터>

글·사진 | 이참슬(웹 에디터) 2022-09-22 1,279

 

연극 <러브레터>(제작 수컴퍼니)가 개막을 하루 앞두고 22일 대학로 JTN 아트홀 1관에서 프레스콜 행사를 열었다.

 

<러브레터>는 1988년 퓰리처상 파이널리스트에 선정된 미국 극작가 A.R 거니의 작품으로, 주인공인 멜리사와 앤디의 8세부터 58세까지 일생을 편지로 구성하는 독특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주로 낭독극 형식으로 공연했지만,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동선과 액팅을 추가해 더욱 연극적으로 표현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연 배우 하희라, 임호, 조선명, 유성재, 신의정, 이승헌과 위성신 연출가가 자리했다.

 

아래는 간담회 내용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낭독극이었던 원작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준다.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위성신 연출가 이 작품의 맛은 배우가 나란히 앉아 라디오 방송을 하듯이 대본을 낭독하는 것이지만, 과감하게 그 양식을 탈피했다. 배우들에게 제일 먼저 요구한 것이 편지를 읽고 쓰는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말하고 듣고 움직이는 행위로 동선을 짰다. 극 초반부에 낭독을 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연극적 양식이 많이 들어있다. 무대 위에서 직접 옷을 갈아입으면서 두 인물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러브레터>는 8세부터 50대까지 평생을 연기한다. 나이대별로 감정 표현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하희라 어렸을 때 내가 연기했던 영상을 보고 연기에 참고했다. 감정을 표현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 호흡이 나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연출님이 소녀의 감정을 유지하라고 주의를 주셨다. 그럴 땐 저를 주머니에 집어넣고 소녀의 멜리사를 꺼낸다. 그런 반복을 했다.

유성재 말의 템포나 억양의 차이, 제스쳐를 추가하면서 어릴 때의 모습을 표현하려고 한다. 오히려 중년의 중후한 역할을 해야 할 때 저도 모르게 아이의 말투가 나올 때가 있어서 조심해야 했다.

이승헌 나보다 나이가 많은 인물을 연기한다는 게 고민이 되었는데, 연출님이 나이에 얽매이기보다는 캐릭터 정서에 몰입해 표현해보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하희라 배우는 14년 만의 연극 무대 복귀이다. 연극 복귀작으로 <러브레터>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하희라 멜리사는 사랑스럽고 저에게는 너무 좋은 친구같다. 멜리사를 보는 순간 무조건 해야겠다고 단 번에 결정했다. 배우가 어렸을 때부터 나이드는 모습을 한 번에 보여주는 작품을 찾기 힘들다. 드라마였다면 30대까지는 다른 누군가가 연기하고 나서 내가 등장했을 것이다. 이 작품은 100분 안에서 8살부터 58살까지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를 보여준다. 멜리사는 솔직하고 쾌활한 내게는 없는 성격이다. 정반대의 성격에 끌린 거다. 40년 넘는 배우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

 

 

연예계 대표 잉꼬부부로 유명한데 최수종 배우의 반응도 궁금하다. 하희라 배우 회차를 모두 관람할 거라는 얘기도 들었다.

하희라 작품을 고민할 때 최수종 씨와 자주 의논하는데, 이 작품은 거의 나 혼자 결정했다. 최수종 씨도 옆에서도 꼭 해야 한다고 응원해줬다. 극 중 멜리사가 솔직하게 사랑 표현을 하는데 처음엔 "내 사랑"이라는 말이 어려웠다. 집에서 연습하면서 최수종 씨에게 "내 사랑"이라고 불렀더니 얼굴색이 확 변하면서 "그거 나한테 하는 거 아니잖아"라고 하더라. (웃음) 요즘에는 본인이 먼저 내게 "내 사랑 연습 잘하고 와"라고 할 정도로 연극에 관심이 많다.

임호 하루는 최수종 선배님이 간식을 사서 연습실을 방문했다. 마침 앤디가 멜리사에게 못되게 구는 장면이었다. 연습실 문 쪽으로 돌면서 퉁명스럽게 대사를 하는데 선배님이 쓱 들어오더라. 대사도 엉키고 그 장면이 그렇게 어려웠던 것은 처음이다. (웃음)

 

조선명 배우는 출산, 육아 후 오랜만에 복귀한 작품이다. 마침 남편인 유성재 배우와 함께 작품에 참여해 특별할 것 같다.

조선명 10년 가까이 쉬다 이번에 복귀하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연습하는 시간도 너무 행복했다. 육아하면서 쓰는 에너지와 공연을 하면서 배우로서 쓰는 에너지는 너무 달랐다. 멜리사라는 역할이 감정을 많이 표현하는 역할인데 실제 나는 그렇지 않다. 멜리사가 느낀 즐거움, 슬픔, 상처를 표현하면서 멜리사에게 제가 위로받은 느낌이다. 남편이랑 함께하는 건 생각보다 든든했다. 하나 어려웠던 점은 초반에 쿵쾅쿵쾅 사랑을 해야하는데 설레지 않더라. (웃음) 연출님이 너무 가족 같다고 해서 그 부분을 고치려고 노력했다.

유성재 저는 설렜다. (웃음)

하희라 두 사람을 보며 우리도(최수종과) 만약 연극을 하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생각했다. 기회만 된다면 좋은 작품이 있다면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승헌 배우는 주로 뮤지컬 무대에 섰는데, 연극에 도전하는 소감은?

이승헌 연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브레터>는 대사량도 많다 보니 선배들에게 많이 의지했다. 선배들이 연기하는 걸 보고 많이 참고했다.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신 덕분에 겁 없이 연극이라는 무대에서 나름대로 노력할 수 있었다. 연기는 물론이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선배님들께 감사드린다.

 

주로 매체에서 활동했던 하희라, 임호 두 배우에게 연극은 어떤 의미인가?

하희라 1988년도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로미오와 줄리엣>을 하면서 연극의 매력에 빠졌다. 방송을 하면서도 계속 무대에 서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모든 걸 하나하나 준비하고, 못했던 부분을 연출이나 동료 배우가 채워주고 함께하는 과정이 너무 좋았다. 연극 무대에 서면 관객과 함께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사실 2년마다 연극을 했었는데, 육아 때문에 이어지지 못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계속 하고 싶다. <러브레터> 처음 미팅 때 연출님께 이 작품이 나의 배우 인생에서 최고의 작품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열심히 하고 싶었다. 관객분들이 매번 첫 공연을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내가 할 수 있는 진심과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다. 좋은 동료들을 만나 두 달 넘게 함께 연습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다. 함께 의논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너무 행복했고, 아직 연기자로서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다.

임호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이라 학교 다닐 때는 공연 위주로 했다. KBS 공채 15기로 데뷔하면서 무대를 잠시 떠났다. 배우가 혼자 역할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휩싸여 오랫동안 도망 다녔던 것 같다. 결혼 전 위성신 연출가의 <돌아오는 길>을 하면서 기회가 되면 연극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는 몇 년에 한 번씩은 했고, 이인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100분의 절반을 메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너무 뜻깊은 시간이었다. 다시 한번 연기 자체에 대해 생각하게 된 작품이라 감사하다.

 

 

 

캐릭터를 통해 각자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조선명 관객에게 웃음과 위로를 줄 수 있는 멜리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성재 지금 속한 여러 관계에서의 사랑을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그 사랑을 소중하게 느끼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임호 너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느끼는 일상적인 관계 속에 굉장히 소중한 감정이 담겨있다는 걸 앤디를 통해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다.

신의정 방대한 양의 대사를 잘 해내고 싶고, 잘 전달하고 싶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모습으로, 작품 안에서 존재하고 싶다.

이승헌 온전한 공감을 살 수 있는 앤디로 남고 싶다. 그리고 190cm가 넘는 키에도 이렇게 귀여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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