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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PS] 뮤지컬 지휘의 세계 [No.156]

글 | 배경희 기자 2016-10-05 3,952
매거진 PS는 지난 호에 지면의 한계 혹은 여러 여건 등으로 싣지 못했거나 아쉬웠던 혹은 더 담고 싶었던 뒷이야기를 담는 섹션입니다. 해당 기사 원문 및 전체 내용은 <더뮤지컬> 9월호 [FOCUS| 뮤지컬 지휘의 세계]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9월호에서 다룬 ‘뮤지컬 지휘의 세계’를 위해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음악감독들에게 질문을 던졌는데요, 지면에 미처 다 싣지 못했던 음악감독들의 이야기를 모두 공개합니다. 

원미솔 음악감독



1. 뮤지컬 지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노래로 말하는 배우들의 호흡과 연주의 호흡을 잘 맞춰 작품 전체의 흐름을 잘 만드는 게 뮤지컬 지휘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에요. 무대 위 배우들과 오케스트라 연주자들, 또 무대 뒤의 스태프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가는데, 그 리더와 조율사가 지휘자인 셈이죠.

2. 혹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지휘자가 있나요? 
특정 지휘자에게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좋아하는 지휘자들의 포맷을 보며 연구하곤 합니다. 한국에서는 정명훈 지휘자님을 가장 좋아해요. 

3. 연주자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감독님만의 지휘 동작이 있나요?
연주자들의 기량을 끌어올린다는 것보다는 모든 합을 잘 맞추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음악을 몸으로 표현해 연주자들이 음악을 느끼게끔 하죠. 예를 들면, 활기찬 곡과 애잔한 곡은 지휘 액팅도, 표정도 다르게 합니다. 지휘 동작은 장르에 맞게, 또 곡에 맞게 항상 연구하는 편입니다. 

4. 지금까지 맡았던 작품 중 지휘가 가장 어려웠던 작품은 뭐였나요?
음악적으로는 <스위니 토드>가 난해하지만, 개인적으로 지휘가 어려웠던 건 <지킬 앤 하이드>예요. 루바토(Rubato 자유로운 템포)가 워낙 많은데다, 격정적인 장면이 많다 보니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게 관건인 작품이죠. 또 <스위니 토드>는 클래시컬하게 업 위주의 지휘 타점을 만들었다면, <인 더 하이츠>는 라틴 힙합 장르라 비트 위주로 지휘 타점을 만들곤 했어요. 작품마다 음악과 흐름에 가장 어울리는 지휘가 좋은 지휘라 생각합니다. 

5. 뮤지컬 지휘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다양한 음악 장르에 대한 연구가 우선입니다. 그리고 순발력과 센스, 냉정과 열정을 갖춰야 하죠. 아주 보람 있는 직업인만큼 갖춰야할 것들이 많을 것 같네요. 응원합니다. 


이성준 음악감독



1. 클래식 오케스트라 지휘와 뮤지컬 지휘의 차이는?
개인적으로 클래식 지휘와 뮤지컬 지휘에 큰 차이점은 없는 것 같습니다. 대중음악도 클래식에서 파생돼 만들어진 부분도 있기 때문에, 저는 지휘할 때 클래식 지휘를 참고하는 편이에요. 뮤지컬 지휘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아무래도 소통과 조율이지 않나 싶습니다. 배우와 연출자, 오케스트라 그리고 여러 스태프 사이에서 큐를 만들고 템포를 조율해야 하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음악으로 듣기에는 이렇게 노래 부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음악이 무대 회전 속도와 언밸런스하게 움직인다면 배우를 설득해서 다른 방법으로 노래를 부른다든가 하는 조율이 필요하죠. 이런 역할을 하는 게 뮤지컬 지휘자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2. 뮤지컬 지휘에서 일순위로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질문이네요.^^ 지휘자들마다 각자의 철학이나 신념이 있겠지만,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들리는 뮤지컬을 하자’입니다. 제 나름의 개똥철학이죠. 뮤지컬에서는 아무리 좋은 음악이어도, 또 아무리 좋은 가사여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그것만큼 아름답지 못한 음악은 없거든요. 실전에서 좋은 지휘를 하기 위해서는 공연 연습부터 함께 만들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표현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연습실에서 배우와 함께 연습해 보고 시행착오를 겪은 다음 무대에 서죠. 그래야 실수가 없고 서로 간에 믿음이라는 게 생기거든요. 

3. 혹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지휘자가 있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정명훈 지휘자를 진심으로 좋아했습니다.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정명훈 선생님의 지휘로 만들어진 음악은 굉장히 격정적이었거든요. 극적인 표현을 하듯이 음악을 만들어 가는 모습이 어린 저에게 꽤 충격으로 다가왔죠. 아름다운 음악을 지휘할 때엔 조금 더 느리게, 조금 더 작게 해서 관객들을 집중시키고, 힘 있는 음악을 지휘할 때엔 남들보다 더 빠르게, 조금 더 크게 하면서 관객들을 긴장시키는 선생님의 지휘는 제게 큰 가르침을 줬어요. 최근에 정명훈 선생님의 롯데 콘서트홀 개관 연주가 생방송으로 중계됐는데, 힘 넘치는 음악뿐 아니라 서울 시향 단원들과 끈끈한 호흡은 정말로 예술이었어요. 아주 간결한 지휘에 대해 찬사를 보내고 싶을 정도로 참으로 감동과 가르침을 받았던 기억이 머릿속에 생생합니다. 또 개인적으로 지금은 고인이 되신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영향 받기도 했습니다.

4. 연주자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감독님만의 지휘 동작이 있나요? 
연주자만이 아니라 배우들을 위해서도 지휘법을 고민하고 개발합니다. 대극장 작품 지휘를 맡은 지 정확히 10년차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지휘에 대한 고민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지휘를 간결하게 하면서 배우나 연주자, 그리고 스태프들의 열정과 감정을 끌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죠. 며칠 전 <잭 더 리퍼> 지휘 중에 생긴 에피소드인데, 류정한 선배님의 호흡을 따라가며 숨차게 지휘를 했더니 그 모습에 큰 웃음이 터졌다고 하시더라고요. 배우의 호흡을 연주자들에게 그대로 전했던 거였는데 말이죠. (웃음) <프랑켄슈타인> 때는 1막 엔딩 장면에서 유준상 선배님이 제 지휘를 보고 샤우팅하다 암전 후 기진맥진해 스태프들의 부축을 받으며 퇴장했다는 얘기를 듣고 마음이 아팠던 적이 있어요. 한편으로는 제가 배우의 초인적인 힘을 끌어냈다는 생각에 감동을 받기도 했고요. 

5. 뮤지컬 지휘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제 지인에게 들은 얘기인데, 우리보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일본에선 뮤지컬 지휘자가 많이 없어서 문제라고 해요. 우리나라보다 뮤지컬 역사도 오래되고 양적으로도 많은 발전을 이룬 일본에서 지휘자가 없어 고민이라는 거죠. 이처럼 뮤지컬 지휘를 하다가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보면 이 직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새삼 실감하게 돼요. 뮤지컬 지휘자가 되기 위해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작곡, 편곡, 보컬, 기보법, 지휘법, 악기론 등 갖춰할 덕목들이 많은 게 사실이죠. 하지만 감히 얘기하지만, 모든 재능을 완벽히 갖춘 지휘자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단점을 보완해 가면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 같은 사람도 뮤지컬 지휘를 하고 있는 데요,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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