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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PS] 김태형 연출, 좋은 공연을 만들려면 [No.168]

글 | 안세영 기자 | 사진 | 심주호 2017-09-14 3,161
매거진 PS는 지난 호에 지면의 한계 혹은 여러 여건 등으로 싣지 못했거나 아쉬웠던 혹은 더 담고 싶었던 뒷이야기를 담는 섹션입니다. 관련 기사 원문은 <더뮤지컬> 9월호 '[SPECIAL|  젊은 연출가전]'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더뮤지컬 9월호의 기획 기사는 ‘젊은 연출가전’. 다섯 명의 연출가 김태형, 성종완, 박소영, 오루피나, 오세혁을 만나 그들의 연출 철학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그중 김태형 연출은 무대 확장과 관객 참여를 이끌어내는 실험적인 공연으로 각광받으며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런 그가 국내 공연계의 발전을 위해 바라는 점은 무엇일까요? 지면에 다 옮기지 못한 이야기를 ‘더뮤픽’에서 전합니다.




<미 온 더 송>은 어떻게 구상한 작품인가?
에든버러에서 한 여배우의 공연을 보고나서였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캬바레 쇼 형식의 공연이었다. 우아한 여가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면서 중간 중간 자기 이야기도 들려주는. 배우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자 음반을 낸 가수였다고 하더라. 그 쇼가 너무 우아하고 아름다워서 이런 형식의 공연을 아내와 함께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삼은 이유는 뭔가?
우선 두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했다. 이영미 본인으로서 무대에 설 것이냐, 캐릭터로서 무대에 설 것이냐. 그런데 아내가 본인 이야기를 하는 건 싫다고 하더라. 자기 삶이 그렇게 드라마틱하지 않다고. 그럼 어떤 캐릭터로 할까 생각하다가 우연히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를 보게 됐다. 전형적인 뱀파이어 영화와 달리 오랜 세월 살아온 뱀파이어 커플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그걸 보고 뱀파이어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 이영미가 가수 mee로 분해 뱀파이어 세라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mee가 왜 난데없이 뱀파이어 얘기를 꺼내는지는 극 후반부에 밝혀지는 구조다.

국내 공연계의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흔히들 영미권과 비교해 국내 공연 창작진의 역량 부족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좋은 공연을 만들려면 충분한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다. 창작자든 제작자든 목숨 걸고 ‘올 인’을 해야 좋은 공연이 나올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올 인’하려면 ‘좋은 공연 한 편 만들면 경제적 걱정 없이 살 수 있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 그런 보장이 있으면 당연히 인재도 모인다. 그런데 국내 공연계에는 그만한 성공 사례가 없다. <옥탑방 고양이>나 <라이어> 같은 소극장 코미디라면 몰라도 큰 규모 공연에서는 없다. 
영미권에서 작품성 높고 상업적으로 성공한 공연이 나올 수 있는 건 우리나라와 인프라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 인프라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만국공통어인 영어로 공연하기에 많은 해외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것, 또 하나는 시민들에게 공연을 즐길만한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것. 반면 대한민국은 저녁이 없는 삶을 살지 않나. 퇴근하고 극장에 가서 공연 보는 것 자체가 사치로 여겨지는 사회다. 어쩌다 여유가 생겨도 익숙지 않은 공연보다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드라마나 영화 보기를 택한다. 그런 사회에서 어떻게 공연 문화가 발전하겠나. 결국 기본적인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문화예술계도 살 수 있다. 
그래도 어려운 조건 속에서 좋은 무대가 계속 나오고 있고, 공연장을 찾는 마니아층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앞으로 디지털 복제 기술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아날로그와 오리지널리티에 대한 향수로 공연장을 찾는 관객은 더 늘어나리라 믿는다. 그때까지 관객과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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