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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피처 | [기획-2] 지금의 포스터가 있기까지 [No.97]

글 |이민선 자료제공 |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현대극장 2011-10-21 4,777

지금처럼 매체가 다양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포스터가 공연을 알리고 관객을 끌어들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현재는 공연의 홍보가 인쇄물의 활용을 넘어서 온라인 공간에서 관객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방식으로 발전했지만, 여전히 포스터는 공연의 얼굴로 남아 있다. 관객들에게 사랑받았던 작품들의 포스터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오래된 뮤지컬부터 반가운 새 작품까지 그들의 얼굴을 만나본다.

 

국내 포스터 In Korea


1970년대

국립가무단의 첫 번째 뮤지컬 <대춘향전>을 비롯한 1970년대 작품들의 포스터이다. 제목의 서체가 개성 있다. 공연 일시와 장소 및 작가와 작곡가, 연출가, 안무가 등 크리에이티브 팀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 출연 배우에 대한 언급은 거의 볼 수 없으며, 포스터에 사용된 색깔은 다섯 가지를 넘지 않는다.

 

    

1980년대 ~ 1990년대
라이선스 계약이 이뤄지기 전의 공연들이라 포스터도 오리지널 프로덕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디자인됐음을 볼 수 있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무대 위 주요 배역들의 사진을 모아 공연 분위기를 전달하며, <에비타>는 오리지널 포스터의 일러스트를 활용했지만 세로로 쓰인 홍보 문구와 출연진 명단이 눈에 띈다. 캐릭터에 한껏 도취된 윤복희와 윤도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금세기 마지막 공연, 놓치지 마십시오!’나 ‘활화산처럼 뜨겁게 살다 간 에바 페론의 인생 유전’이라는 문구는 꽤나 터프하고 강렬하다.

 

2000년 이후
2001년 <오페라의 유령>을 시작으로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국내에 대거 소개되었다. 라이선스 뮤지컬의 경우 오리지널 프로덕션이 디자인한 것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이유로, 또는 관객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는 장점 때문에, 본토에서 사용된 이미지를 국내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라이선스 뮤지컬 포스터가 상징적인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반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창작뮤지컬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자 많은 이미지와 활자를 사용하여 산만해 보이기도 한다. 국내 포스터의 경우, 작품의 분위기가 드러나는 일러스트나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한 예도 있으나 2000년대 중반부터 스타 캐스팅의 힘이 커지면서 배우의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포스터가 많아졌다. 특히 최근에는 티저 포스터와 본 포스터로 나누거나 포스터를 여러 버전으로 만들어서, 관객의 다양한 구미에 맞추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온라인 매체가 공연 홍보에 큰 역할을 하면서, 포스터는 홍보의 기능보다는 장식적이고 개성 있는 기념품으로서 남는 듯하다.

 

브로드웨이 포스터 In Broadway

 

 

1950~1960년대
작품의 주요 캐릭터를 보여주는 일러스트도 포함되어 있지만, 타이포그래피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크리에이티브 팀과 스태프, 배우 이름을 포함하여, 공연 일시와 장소 등 공연과 관련된 정보들이 빼곡히 포스터를 채우고 있다. 디자인의 공통점이라면 공연 장소를 강조하여, 하단에 가장 눈에 띄게 배치했다는 점.

 


1970년대
포스터를 채웠던 활자 정보들이 줄어들었고 공연 제목이나 일러스트가 전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출연 배우의 사진이 포스터에 실리기 시작했다. <코러스 라인>의 대표적인 공연 장면이 포스터에 그대로 등장했고, <에비타> 역시 주연 배우를 내세웠다.
<에비타>의 웨스트엔드 포스터는 에바의 일러스트가 실린 데 반해 브로드웨이 포스터에는 주인공 패티 루폰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1980년대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동시에 히트를 치면서 당당히 4대 뮤지컬에 이름을 올린 작품들이 지금과 다름없는, 작품만큼 오랫동안 사랑받은 포스터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빅토르 위고의 초판본에 에밀 바야르가 그린 삽화 속의 코제트 모습, 고양이 눈동자와 가면 등 삼십여 년간 보아온 포스터 그대로이다.

 


1990년대
좀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서 일러스트든 제목이든 어느 것 하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작품의 주요 배역이나 분위기를 전면에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어떤 작품일지 궁금증을 갖게 만든다.

 


2000년 이후
포스터 디자인이 굉장히 다양해져서 하나의 경향을 보여주지 않는다. 극 중 인물의 일러스트를 과감하게 배치한 레이아웃으로 호기심을 유발한다. 개성 있는 제목의 서체들이 작품의 분위기를 드러내며, 최근의 국내 뮤지컬 포스터에 비하면 인물 사진보다 일러스트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7호 2011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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