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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DIARY] 순호가 말하는 2014 '여신님’ <여신님이 보고 계셔> [No.127]

정리 | 배경희 2014-05-09 6,120
2013년 돌풍을 일으킨 작지만 강했던
창작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다시 돌아온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한국전쟁 중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무인도에서 함께 표류하게 된 남한군과 북한군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번 시즌에서 남한국과 북한군에 이름을 올린 열세 명의 병사들은
올해도 ‘흥행’이라는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맹훈련 중이라는 후문이다.
원조 멤버 신성민과 신입 멤버 이재균이 말하는
2014년 <여신님이 보고 계셔>의 이모저모를 들어보자.




순호가 말하는 순호의 매력   

성민  저는 초연 당시 함께 공연에 참여했던 (전)성우가 최고의 순호라고 생각했어요. 전성우를 모델로 대본을 쓴 것 같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 그런데 재균이가 그걸 뛰어넘는 순호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일단, 캐릭터하고 나이가 잘 맞고. 풋풋하고, 싱그럽고, 귀엽고! 사실 예전부터 재균이에게 순호하고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이야기했었죠. 재균이는 의외로 ‘들이대는’ 성격이어서 어떤 순호를 보여줄지 궁금해요.

재균  초연 멤버인 성민이 형에 대해 제가 무슨 말을 하겠어요. 음… 성민이 형 본인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순호와 닮은 구석이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형은 눈하고 입술만 봐도 사랑스럽지 않나요? 앵두 같은 입술, 사슴 같은 눈망울. 백만 불짜리죠. 그리고 형한테도 귀여운 매력이 있어요. 성격은 진짜 남자 같지만, 어리바리한 면이 있거든요. 은근한 허당기가 제가 생각하는 형의 매력 포인트입니다.


여신님을 준비하는 우리들의 자세       

성민  지금 제가 고민하고 있는 건, 어떻게 하면 귀여워 보일까? 농담입니다. 귀여운 초급 병사 순호가 나이 면에서 조금 부담이 되긴 해도, 극 상황 자체가 순호를 귀여운 캐릭터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요. 하나 걱정되는 건, 이미 해본 작품인데 처음 하는 기분이 든다는 것? 대본이 크게 바뀐 건 없지만, 순호의 감정이 애초의 제 생각과 미묘하게 달라진 것 같아요. 재공연이라고 방심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재균  순호는 전쟁 중 형이 눈앞에서 죽는 모습을 보고 미쳐버리는 아이잖아요? 전쟁 트라우마를 겪는 아이죠. 요즘엔 그 트라우마가 어떻게 겉으로 표출될까 생각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총소리나 폭격 소리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그런 걸 고민 중이에요. 순호는 정신이 살짝 나간 귀여운 바보지만, 한편으론 무인도에 갇힌 멤버들 중에서 가장 이성적인 사람이라서(이건 공연을 보시면 압니다) 캐릭터에 어떻게 접근할지 또한 고민스러워요.




기대하시라, 이 멤버!      

성민  학창 시절 연극 <극적인 하룻밤>을 재미있게 보고 나서, 제 인생 처음으로 남자 배우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봤어요.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를 보여준 남자 주인공, 저 배우는 도대체 누굴까, 무척 궁금했어요. 배우가 된 뒤 그분과 한 작품에 출연하게 되면서 직접 만날 기회가 생겼죠. 저는 그 배우가 마구 웃긴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론 냉철한 분석남이었어요. <극적인 하룻밤>에서의 모습은 진짜 ‘연기’였다는 이야기죠. 이쯤에서 슬슬 그분이 누구인지 궁금하시겠죠? 창섭 역의 (최)대훈이 형이 바로 그분이에요.

재균  우선 <여신님>의 절대적인 존재 여신님. 우리의 이번 여신님들은 예쁜 여신님 그 자체예요. 또 기대하는 멤버는 카리스마 넘치는 북한군 창섭을 맡은 (진)선규 형. 사실 형이 <여신님>을 한다는 소식에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강하게 들었어요. 선규 형은 연기력에 대해 이견이 없는 배우니까. 최근에 형이 나오는 연극 <나와 할아버지>를 봤는데, 와, 손짓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 세심한 연기! 디테일이 살아 있는 연기에 감탄하며 공연을 봤어요. 그날 제 자신을 돌아보며 많이 반성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여신님’          

성민  저는 순호가 여신님하고 같이 부르는 ‘보여주세요’를 좋아해요. 이 곡은 트라우마를 지닌 순호가 자기 내면과의 대화를 통해 한계를 극복하고 치유해 가는 과정이 보여서 좋아요. 공연하면서 이 장면에서 치유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요.

재균  ‘그대가 보시기에’. <여신님> 앙코르 공연을 봤는데, 제가 간 날은 박해수 선배가 창섭 역으로 나왔어요. ‘여신님이 보고 계셔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카리스마 있는 창섭(특히나 카리스마 넘치는 박해수 선배)이 어쩔 수 없이 멤버들의 율동을 따라 하기 시작할 때, 배꼽 잡고 웃었어요.





살짝 공개하는 연습 에피소드

성민  제가 연습에 참여한 대본 리딩 첫날, 리딩이 중단된 사건이 있었어요. 1막 10장까지 막힘없이 순조롭게 리딩이 진행되다 11장에 이르러서, ‘잠깐만요’ 하고 브레이크가 걸렸거든요. 11장이 어떤 장면이냐면, 무인도 생활을 하면서 가까워진 남한군과 북한군이 느닷없는 폭격 소리에 우리는 남남이라는 현실을 인식하게 되는 신이에요. 그런 상황에서 남한군과 북한군의 분위기가 다시 금세 좋아지는 건 무리가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나온 거죠. 서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던 게 뜨거운 논쟁으로 번져서, 논쟁은 이후 두 시간 동안 계속됐습니다.

재균  연습 시작 일주일 후 1박 2일 엠티를 떠났어요. 맛있는 저녁도 먹고, 사무라이 게임(눈을 가린 채 장난감 칼로 상대 먼저 찌르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도 하고, ‘병사 뮤지컬’답게 담력 훈련도 하고, 재미있게 놀고 왔어요. 남자들만 잔뜩 출연하는 공연은 팀 분위기가 칙칙할 것 같죠?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더 유치해서 재미있죠. 딴 이야기인데, 현재 출연 중인 ‘히보(<히스토리 보이즈>)’ 팀도 추정화 선배님을 제외하곤 다 남자거든요? 거긴 각종 음담패설이 난무하는 훈훈한… 물론 그런 얘기는 형들이 하고, 저는 가만히 듣기만 하지만.





2014 ‘여신님’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성민  이번 팀에서 제 역할을 굳이 꼽자면, ‘리액션 담당’이라고 할까(재균이는 청소 담당입니다). 나름대로 재치 있는 제가 팀에서 리액션을 담당하는 이유는, 여기엔 재미있는 사람들 정말 많아요. 선규 형, (김)종구 형, (조)형균이 형… 다들 타고난 센스가 대단해요. 그리고 형들이 연습하는 걸 보고 있으면, 내공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싶어요.

재균  국군 대위 영범 역의 (정)문성이 형과, 그의 부하 석구 역의 순원이 형의 호흡이 엄청날 것 같아요. 귀여운 체구의 두 형들이 쿵짝거리는 걸 보면 정말 재미있거든요. 어제 연습 중에도 문성이 형이 “야, 이 자식아” 하면서 순원이 형을 구박하는 게 웃겨서 계속 킥킥 거렸어요. 2014 여신님, 정문성과 정순원, 두 남자의 ‘케미(스트리)’ 폭발을 예감합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7호 2014년 4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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