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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ECIAL INTERVIEW] 뮤지컬 해븐 박용호 대표 - 보고 싶은 것을 만든다 [No.93]

글 |김영주 사진 |이맹호 2011-06-13 4,556

뮤지컬 해븐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프로덕션이 아니다. 가장 많은 레퍼토리를 가졌거나 가장 큰 수익을 자랑하는 곳도 아니다. 하지만 2011년 대한민국에서 가장 흥미롭고 독특한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는 컴퍼니가 어디인지 이야기해야 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름임에 분명하다.

 

 

곧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브로드웨이의 파격적인 화제작에 제일 욕심을 많이 내는 기획사라는 해븐의 이미지를 결정지은 작품이 아닌가 싶은데.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라이선스를 놓고 경쟁이 과열되었던 상황에 대해서는) 사실 할 말이 있다. 다 해놓은 밥에 왜 자꾸 숟가락을 넣어서 힘들게 했냐는 거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솔직히 오기가 나서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던, 그래서 내가 승자도 됐지만 패자도 된 작품이다. 작품 자체에 대한 만족감은 충분히 있지만 어쨌든 제작자는 돈을 벌어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작품을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신작을 제일 빨리 가져온다는 이미지는 다른 분들이 새로운 작품을 별로 안 하려고 하셨기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한다. 그리고 내가 96년부터 삼성영상사업단에서 공연 쪽 일을 했지만 내 회사를 갖고 공연을 처음 올린 건 2005년부터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신규 사업자의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었다. 최근에 EMK가 계속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닌가 싶다. 지금은 나도 여러 작품을 하다보니까 리바이벌도 꽤 된다. 그런 이미지가 생긴 이유 중 또 하나는 신작도 신작이지만 흔히 보는 뮤지컬이 아닌 작품들, <스위니 토드>나 <쓰릴 미>, <스프링 어웨이크닝>처럼 보통 우리가 생각해온 뮤지컬과 달리 조금 생소한 영역의 작품들을 해서가 아닌가 싶다. 그런 독특한 작품을 하다보니 하나를 해도 새로운 작품 두세 편을 한 것 같은 인상을 준 것 같다.

 

제작사마다 그 얼굴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있다. 설앤컴퍼니라면 <오페라의 유령>, 신시라면 <맘마미아>, 오디라면 <지킬 앤 하이드>처럼 말이다. 대표 입장에서 해븐의 얼굴은 어떤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나?
기억하시는 분들은 <쓰릴 미>나 <스프링 어웨이크닝>이 아닐까. <스위니 토드>는 2007년에 한 작품인데, 2008년이나 2009년에만 했어도 이 작품에 대한 인상이 좀 더 강했을 텐데. 그런데  당시에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훨씬 잘됐다. 물론 손해는 봤다. 10퍼센트 정도 손해를 봤는데 그만큼이면 성공이라고 본다. 우리가 작품의 완성도 때문에 1주일 내내 거의 밤샘을 하면서 무대와 조명의 디테일을 신경 썼고 오브제가 되는 소품들까지 골동품상들을 다 찾아다니면서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는 것들로 구입을 했다. 그러면서 까먹은 돈이 1억 5천만 원 정도인데, 그러니까 <스위니 토드>에서 손해를 본 건 내 ‘사치’를 위해서 쓴 딱 그만큼이라서 사실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쉬어 매드니스>, <필로우맨>, <뷰티 퀸> 등 연극도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옛날에는 연극은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완전히 매료됐다. 뮤지컬, 연극을 구분 짓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하는 건 그냥 ‘씨어터’일 뿐이다. 어쨌든 연극영화과 나온 사람이 아니다보니 <필로우맨>을 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 대관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대본이 워낙 좋으니까 엘지아트센터에서 관심을 가지고 공동 제작을 하자고 제안을 해주셨다. 최민식 선배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이 정말 열심히 해서 박근형 연출이 오히려 긴장을 할 정도였다. 그런 단단한 스토리를 가진 작품이 흔치 않기 때문에 관객들이 집중을 해주셨다. <필로우맨>은 내년에 다시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내 대표작이라고 말하고 싶을 만큼 아끼는 작품이다. 물론 모든 작품을 다 아껴야 하지만. 흥행이라는 건… 연극은 참 어떻게 돈을 버는지 모르겠다. 뮤지컬? 뮤지컬도 차 떼고 포 떼면 10퍼센트 수익률을 남기기가 쉽지 않다. 다 아시지 않나. 


제작사로서 모험을 많이 하는 뮤지컬 해븐의 믿는 구석은 무언가?
항상 돈 구하러 다니는 게 일이다. 하고 싶은 작품을 자꾸 하려다보니까 손해 입은 만큼 벌충을 해야 한다. 다행히 <김종욱 찾기>와 <쓰릴 미>, 그리고 그간 네 번에 걸쳐 공연을 하면서 확실히 자리를 잡은 <메노포즈>와 지방 공연들이 우리의 캐시 카우가 되어준다.

 

작품 선정의 기준이 궁금하다.
우리가 <웨딩싱어>를 올리자 누군가 농담으로 오디에서 하는 작품인줄 알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무슨 소리냐, 그 전에 했던 <알타보이즈>나 <메노포즈>는 뮤지컬 레뷔와 다름없는 작품인데’라고 했다. 나는 장르에 대해서는 별로 구분을 짓지 않는다. 대신 그 작품이 코미디면 코미디다워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흔히 하는 말로 영화 예고편 보고 갔는데 그거밖에 없더라 하면 김이 새지 않나. 본편이 예고편에서 기대했던 것들을 충족시키면서 그 이상을 보여주는 완성도를 갖춘 작품이어야 한다.


작품에 따라서 <스위니 토드>의 경우처럼 1억 5천만 원의 사치라고 표현했던 그런 디테일까지 공을 들이는 작품과, 상대적으로 현실과 타협을 하게 되는 작품이 나뉘지 않나?
그건 제작자가 언제나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한국에서 뮤지컬 제작자들은 제작비를 완벽하게 산출해놓고 시작할 수가 없다. 정확한 제작비 규모도 모르는 상황에서 전체 좌석의 한 5~60퍼센트를 팔자, 그러면 그만큼의 매출액을 가지고 역산해서 제작비를 정한다. 이게 우리 뮤지컬계의 고질적인 병폐인데 하지만 누구의 죄도 아니고, 특수한 산업구조 속에서 만들어진 사업 모델이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 작은 작품이라고 해도 우리는 기본적으로 무대와 조명, 디테일에 공을 많이 들이는 편이라고 자부한다. 관객들은 정장 재킷 안에 입고 있는 셔츠와 속옷까지 모른다. 사람들이 좋은 수트를 입으면 뭔가 달라진다. 그런데 그게 안에 아무거나 입고 밖에 보이는 부분만 멋진 옷을 입는다고 해서 그렇게 달리 보이는 건 아니다. 배우가 무대에서 연기를 할 때도 그에 걸맞는 디테일이 갖춰져야 그 장면에 적합한 몸가짐이 나온다. 아주 중요한 포인트인데 간과하기 쉽다.

 

관객들이 알아본다는 믿음이 있나?
그런 건 아니다. 내 원칙을 고집하는 거다. 하지만 관객들이 아이돌 스타를 쫓아다니는 중학생은 아니지 않나. 중학생이라면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 남자애한테 정말 큰 결점이 있어도 그게 안 보일 거다. 그러나 공연을 자주 보는 관객들은 알아챌 거라고 생각한다. 단 한 사람의 관객을 위해서 내가 정성을 들인다는 것은 아니다. 알아주는 사람들은 아는 만큼 보이지 않겠나. 그렇다고 해서 내가 ‘따라와!’라고 하는 그런 뜻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일반 관객들은 음식이나 옷, 주거 환경, 서비스에 대해서 따지는 것만큼 연극이나 뮤지컬을 까다롭게 살피지 않고, ‘아, 이게 라이브구나!’ 하는 경험 자체에 만족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관객들이 까다롭게 봐줘야 변별력이 생긴다. 소수의 마니아에게도 다수의 일반 관객에게도 뮤지컬 해븐은 보이지도 않는 안감이며 박음질 하나까지 기가 막히게 야무지게 만들어져 있는 작품을 내놓는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 공연도 유명 배우가 나와서 잘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것을 다 떠나서 프로덕션 자체를 잘 만들고 저력을 갖추고, 관객이 그 힘을 믿고 작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브랜드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뮤지컬 해븐은 관객 중 마니아 비중이 가장 높은 기획사라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 관객들이 있다는 것은 분명 큰 힘이다. 그런데 밖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많지는 않다. 그런 단골 관객들이 2천 명만 있으면 정말 행복할 거 같다. 사람들이 너무 쉽게 ‘뮤지컬 마니아들이 몇 만 명이 넘는다면서요?’라고 이야기를 하시는데 어떤 자료를 바탕으로 해서 나온 이야기인지 몰라도, 우리가 나름 단골인 마니아가 있는 회사라고 하지만 진짜 데이터를 가지고 살펴보면 몇 백 명에 불과하다. 좋은 작품은 세 번, 네 번, 심지어 열 번까지도 보는 그런 마니아들이 2천 명만 되면 단순 계산으로만 따져봐도 우리가 하는 작품 중에 망할 작품은 하나도 없다고 본다. 특히 소극장 작품은 안 될 수가 없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쓰릴 미>가 마니아층을 공략한 작품으로 유명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뮤지컬 관객층을 넓혔다고는 생각하지 않나? 그 작품으로 뮤지컬을 처음 봤다는 사람들을 꽤 봤다.
글쎄, 마니아들을 결집시킨 건 맞는 것 같은데 뮤지컬 대중화에 영향을 미친 작품이라면 <오페라의 유령>이나 <지킬 앤 하이드>, <그리스>나 또는 <김종욱 찾기>가 아닐까. 대신 그런 생각은 한다. <쓰릴 미>로 뮤지컬을 처음 경험했다면 그 관객이 다음에도 <쓰릴 미>를 기준으로 작품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될 것 아닌가. 그러면 그 사람의 눈이 좀 남다른 관점을 갖게 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는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

 

<씨 왓 아이 워너 씨>의 재공연을 기대하는 관객들도 많다.
다시 올리고 싶다. 그런데 일단 대관이 돼야 하니까. <씨 왓 아이 워너 씨>를 하면서 나름 <쓰릴 미>의 관객들이 넘어올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안 넘어오더라.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할 때도 신작에 대한 기대 심리에 더해서 배우로 김무열에 조정석도 있으니까 역시 어느 정도 유입이 될 거라고 예상했는데 우리 데이터로는 <쓰릴 미> 관객의 1/3 밖에 넘어오지 않았다. 어쨌든 <씨 왓 아이 워너 씨>를 본 관객들은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으리라고 생각한다. 초연 배우들이 또 언제하냐고 계속 물어본다. 다시 공연을 하게 되면 동창회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이런 좋은 작품을 할 때 좋은 배우들 옆에 가능성 있는 신인을 세워서 덜 다치면서 자랄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제작자들이 의무감을 갖고 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인데 우리 스스로가 의식을 가지고 나무를 키우지 않으면서 밖에서 데려다 쓰기만 한다면 뮤지컬계가 벌목한 산처럼 되어버리는 건 순식간의 일일 것이다. 스타 캐스팅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거나 반대하는 건 아니다. 오는 건 좋다. 그런데 일단 잘하는 사람이 와야 하고, 그 사람들이 잘해서 서로 간에 적절한 긴장감을 주면서 윈-윈 할 수 있어야 한다. 생태계처럼 자연스러운 흐름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기본적인 전제가 깨져버렸다.

 

성악과 출신이다. 재학 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나.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을 했는데(웃음) 1학기가 지나고 나니까 하기가 싫어졌다. 선생님과 불화가 있었고, 물론 좋은 학교에 들어갔고 거기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음대와 현실의 대학이 달랐다. 내가 뭘 해야 할지 군대에 다녀와서 어렴풋이 알게 됐다. 복학을 하면서 뮤직 비즈니스를 하자고 결심했는데 그래도 뮤지컬을 하게 될지는 몰랐다. 유학을 가려고 준비하다가 중앙일보에 <브로드웨이 42번가> 사진이 크게 실린 걸 봤는데, 삼성영상사업단의 포부를 그린 기사가 한 면 전체에 실린 거였는데 이런 것도 있구나 알게 돼서 여기서 일을 해보자 하고 원서를 냈다. 안되면 유학을 가려고 했는데, 됐다. 그런데 그때부터 가는 회사마다 망해서 많이 놀았다. 나중에는 안 망하려고 삼성 밑에 있던 유니텔에 들어갔는데 거기도 망했다. 투자하는 홀딩 컴퍼니에도 한 1년 있다가 때려치웠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에 있던 SJ엔터테인먼트가 나름 잘됐는데 내가 <싱잉 인 더 레인>을 하다가 또 망해서… 거길 그만두고 신시에 갔다가 1년을 못 채우고 나와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고 회사를 차렸다. 사실 삼성영상사업단에 있을 때나 그 후에나 내 윗선에 계시던 분들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다 밀어주셨다. 작품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권한을 믿고 맡겨주셨고, 그래서 그 전부터 대표처럼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대표가 되고 보니까 그 압박은 전혀 다른 차원이었다.

 

그래도 대표로서 일하는 기간이 제일 길다. 그 압박감을 이겨낼 만한 성취감이 있나?
대학생도 아니고 무슨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 일을 하는 건 아니다. 요즘 걱정을 많이 한다. 앞으로 3~4년을 잘해야 10년을 채우는 건데, 그렇게 돼야 오십이 넘어서 진짜 증명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아직 증명이 안된, 끝없는 투쟁인 거고, 내 영역에서의 나무 심기 같은 거다.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해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나.
<쓰릴 미>는 올가을에 우리 작품이 라이선스가 돼 일본에서 공연을 한다. 아주 큰 제작사인 호리 프로덕션에서 한국에 네 차례 정도 방문을 해서 공연도 봤고, 미국에서도 우리를 통해서 우리 대본으로 일본 공연을 하는 것으로 인정을 해줬다. 내년에는 아마 한국 배우들이 일본에 가서 양국 배우들이 번갈아가면서 함께 공연을 하게 될 거 같다.  일본에서 <쓰릴 미> 대본을 바탕으로 만화도 나올 예정이고. <쓰릴 미>는 최근에 런던에서도 공연을 하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쓰릴 미>를 필두로 해서 이후에는 창작 작품들을 가지고 일본에 가고 싶다. <파리의 연인> 같은 작품은 원작이 일본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해외 공연도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가 해외 공연을 한다는 것은 우리 돈을 들여서가 아니라, 일본에 작품을 팔아서 가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일본의 영화나 만화, 소설 등에서 가져온 소재를 한국화해 공연을 만든 다음에, 일본의 바이어들이 자기 나라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역으로 라이선스를 사가는 그런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재공연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나.
이 작품은 치기 어린 순발력으로 만들 수가 없다. 쉽지 않은 작품이고, 선수들은 많은 만족감을 표하면서 일어났지만 일반 관객들은 이 작품이 뭘까에 더 호기심을 가져주지 않았던 것 같다. 올해도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지만 초연 때와 다름없는 퀄리티와 에너지를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내가 체력이 있다면 계속해 나갈 것이다. 까먹은 만큼 다른 작품으로 벌어서 메워서라도.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통하겠지. 처음부터 지금처럼 100퍼센트 외인구단으로 가자고 생각을 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작품이 워낙 많다보니 서로 생각이 달랐으니 별수 없지 않나. 다행히 지금 멤버들 모두 훌륭하고, 성실하다.

 

<넥스트 투 노멀>에 대해서는 작품 자체에 대해서나, 캐스팅에 대해서나 다들 관심이 많다.
<넥스트 투 노멀>에 대한 편견이 있는 것 같다. <넥스트 투 노멀>은 <스프링 어웨이크닝>과는 또 다른 지점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브로드웨이를 들었다 놓은, <스프링 어웨이크닝> 다음의 만루 홈런이 <넥스트 투 노멀>이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더 모던하고 현실적이다. 안전하고 깔끔해 보이는 중산층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이 보는 사람을 울리는데, 그게 촌스럽게 엄마랑 딸이 싸우다가 엄마가 불치병에 걸려서 눈물을 빼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아주 침착하고 건조하면서 격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기가 막힌 음악도 있고, 진짜 우리의 삶과 비슷한 작품이다. (박)칼린 씨가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다. 10년 넘게 진행자로서 관객들과 대화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서, 대중의 눈높이를 끌어올리는 데 일가견이 있다. 지금 오디션이 진행 중이고 곧 마무리가 되는데, 좋은 배우들이 몇 번씩 거듭되는 콜에도 군말 없이 성실하게 임해주고 있다. 

 

길게 보고 준비 중인 굵직한 계획들이 궁금하다.
최근 일본의 좋은 콘텐츠들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고 있다. <런웨이 비트>는 모바일 소설로 뜬 작품인데, 패션을 소재로 한 성장 드라마다. 영화는 이미 개봉을 했고 뮤지컬로 만드는 걸 준비 중이다. 그리고 올해는 <아가씨와 건달들>을 비롯한 제작 대행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우리가 한국문예회관연합회에 참 많은 도움을 받았다. <김종욱 찾기>와 <메노포즈>를 작년에 마흔 곳 정도에서 공연을 했는데 이런 지방 유통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서울에서 손해 본 것을 만회할 수가 없다. 앞으로 이런 사업을 더 키워 나가서 우리가 만드는 작품뿐만 아니라 고르는 작품으로 즉, 우리가 메뉴 구성을 하는 역할을 해서 지방에 유통을 하는 것이 목표다. 뮤지컬 해븐이 아니라 노네임씨어터라고 이름을 따로 만들었는데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멤버들이 각각 소사장이 되는 거다. 같은 DNA를 가진 사람들끼리 좋은 작품들을 확산시키고 싶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93호 2011년 6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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