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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VER STORY] <드라큘라> 김준수[No.148]

글 |나윤정 사진 |황혜정 진행 | 배경희 스타일링 | 노미영 메이크업 | 문주영 헤어 | 강나빈 2016-02-05 5,727

눈감아도 강렬한 끌림 


“<드라큘라>라면 무조건!” 2014년, <드라큘라> 초연 무대에 올라 강렬한 인상을 전해 줬던 배우 김준수. 그에게도 이 작품은 강렬한 무대로 남아있었다.  <드라큘라>이기에 다시 이 자리로 돌아왔으니 말이다. 그만큼 김준수는 <드라큘라>에 운명 같은 끌림을 느꼈다. “벌써 초연한 지 2년이 지났네요. 그때 너무나 행복했어요. <드라큘라>는 한 배우로서 항상 함께하고 싶은 작품이에요. 앞으로도 그래요. 언제라도 <드라큘라>가 무대에 오른다면 무조건!” 확신에 찬 그의 목소리는 2016년 더욱 견고해질 김준수의 ‘드라큘라’를 예고했다.






가장 나다운 변신


2016년의 첫 무대로 <드라큘라>를 선택한 김준수. 그는 다시금 찬찬히 2014년 초연의 추억을 떠올려 보았다. 배우로서 더없이 행복했던 시간. 그만큼 ‘드라큘라’는 배우 김준수에게 특별한 작품이었다. “한 무대에서 모든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이 흔치 않잖아요. 드라큘라가 그랬어요. 세 시간여 동안 무대 위에서 모든 걸 다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였죠.” 여기에 음악의 힘도 더해졌다. 그는 커버 촬영 중간중간 <드라큘라>의 뮤지컬 넘버를 흥얼거렸는데, 이 모습만 봐도 음악에 대한 그의 애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Loving You Keeps Me Alive’는 제 타이틀 곡보다 더 많이 불렀을 거예요. 며칠 전에도 이 노래를 부르는데 그냥 눈물이 맺히더라고요. 명확한 이유는 모르겠어요. 이 노래의 어떤 힘이 날 이토록 뭉클하게 만들까? 그 가사와 멜로디 자체가 너무나 와 닿아요.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이어도 이 노래의 첫 소절을 부르는 순간, 제가 드라큘라가 되어 버려요. 마치 이 곡이 날 끌어당기는 느낌이랄까.”


김준수가 연기하는 드라큘라는 초현실적인 캐릭터인 만큼 내외적으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처음엔 고민이 있었죠. 기존의 공연을 찾아보니 드라큘라 역의 배우들은 다들 베이스 톤에 중후한 매력이 돋보이더라고요. 저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이미지였죠. 나는 어떤 방식으로 관객들을 설득해야 할까? 기존의 드라큘라는 블랙의 올백 머리였지만, 제가 그 스타일을 한들 중후해 보일 것 같지 않았어요. 계속 고민했어요. 비록 내가 미소년은 아니지만(웃음) 미소년 느낌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초월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니, 빨강 머리가 생각났어요. 더불어 ‘Fresh Blood’ 장면에서 백발인 드라큘라가 피를 빠는데, 그때 피가 머리로 전이된 듯한 느낌을 주고 싶었죠.” 그 결과, 김준수의 드라큘라를 상징하게 된 강렬한 레드 컬러, 알고 보면 그것이 완성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시도인 만큼, 테크 리허설 때까지도 모두가 반대를 했어요. 저는 10년 넘게 항상 무대 위 제 모습을 상상하는 작업을 해왔거든요. 그래서 그 예상이 잘 맞아요. 매일 생각해 봐도 이건 관객들이 좋아할 것 같았어요. 누가 뭐라 해도 제 자신을 믿기로 했죠.”


물론 그의 선택은 적중했고, 그로 인해 드라큘라의 새로운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당연히 힘든 면도 있어요. 만날 머리에서 빨간 물이 빠져서 베개를 열 개도 넘게 바꾼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자칫 시간이 지나면 분홍 머리가 돼 버리거든요. 그럼 그냥 아이돌 느낌이 나버려서 안돼요. 힘들더라도 5일에 한 번꼴로 계속 빨간색으로 염색을 해야 했어요.” 이렇듯 그는 배역의 완벽한 이미지를 위해 무대 안팎에서 힘을 썼다. “물론 연기와 노래가 기반이 되지 않은 채 이미지만 추구하는 건 절대 반대해요. 하지만, 연기와 노래가 기반이 된다면, 이미지를 배제할 수 없죠. 저는 무대에서 시각적인 면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정말 중요해요!”


“원래 드라큘라는 짐승보다 더 무섭고, 잔인하고, 괴기스러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잖아요.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인간보다 더 순수한 드라큘라의 내면을 표현하고 싶어요. 그는 보통 남자보다 더 사랑에 맹목적이거든요. 그만큼 더 안타까운 드라큘라의 러브 스토리를 전하고 싶어요.”







순수함이 빛나는 사랑


무대 위 드라큘라는 겉으로는 위험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내면에 애틋한 순애보를 지닌 인물이다. “저와 드라큘라의 닮은 점이요? 음… 모르겠어요. 썰렁한 농담을 하는 거? (웃음)” 그는 의외의 대답으로 웃음을 주며, 새삼 드라큘라의 반전 매력을 느끼게 했다. “원래 드라큘라는 짐승보다 더 무섭고, 잔인하고, 괴기스러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잖아요. 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서 인간보다 더 순수한 드라큘라의 내면을 표현하고 싶어요. 그는 보통 남자보다 더 사랑에 맹목적이거든요. 그만큼 더 안타까운 드라큘라의 러브 스토리를 전하고 싶어요.”


드라큘라는 오직 미나만을 바라보며 400년이란 긴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이런 사랑이 과연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불가능하죠. 우선 400년을 산다는 것도 힘들고.(웃음) 정말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죽은 줄 알았던 한 여자를 400년 동안 그리워한다는 게 사실 좀 믿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래서 더 안타까워요. 인간은 오래 살아야 100년인데, 사람의 일생에서 느끼는 사랑과는 분명히 다를 거예요. 드라큘라는 한 여자를 잃고 400년을 기다린 후에 그녀를 다시 만난 거잖아요. 그래서 ‘Loving You’를 부를 때마다 참 슬퍼요. 오랜 시간 기다린 여인에게 돌아와 달라는 외침이니까. 그 마음을 담으니 더욱 절절해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현실에서는 어쩌면 불가능한 드라큘라의 사랑. 그럼에도 김준수는 이러한 사랑을 꿈꿔 본다. “누구나 꿈꾸지 않을까요? 이런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근데 어렵겠죠. 물리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작품을 준비하면서 계속 생각해요. 드라큘라는 도대체 어떤 감정으로 성 안에 갇혀 400년 동안 미나를 기다렸을까? 그 마음을 완전히 헤아리긴 힘들지만, 저도 그런 사랑을 꿈꾸게 돼요.” 그렇다면 그는 사랑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을까? “배려와 믿음! 서로를 배려한다면 싸울 일이 없어요. 사소한 다툼 하나하나가 서로 배려를 하지 않기 때문이거든요. 사랑은 궁극적으로 배려를 해야 서로가 진실해지고, 그 사랑을 점층적으로 쌓아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고 보니 드라큘라의 사랑에도 배려가 빛난다. 작품의 말미, 드라큘라의 선택 역시 미나를 위한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니 말이다. “사랑하고, 사랑해서, 당신을 놓아준다고 미나에게 말하거든요. 드라큘라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차가운 암흑 속에 갇혀 살아가는 인생이 얼마나 고달픈지 잘 알아요. 미나가 자신과 똑같은 삶을 살게 하기 싫었던 거예요. 그걸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희생밖에 없었어요. 이런 그의 선택은 나아가 미나를 기다렸던 지난 400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지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요. 드라큘라, 진짜 착해요! 바보처럼 착해요. 오히려 인간보다 더 순수해요.”


드라큘라의 사랑은 슬프게 끝났지만, 그 사랑이 남기는 여운은 아름답다. 결국, 드라큘라는 행복해졌을까? “행복할 거예요. 비록 새드 엔딩이지만, 마지막 순간 날 사랑하고 있는 미나의 눈빛을 봤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어요. 물론 드디어 사랑하는 여자를 되찾았는데, 떠나야 한다는 현실은 안타까웠겠죠. 하지만 고통스러웠던 400년보다, 미나를 위한 그 마지막 순간이 훨씬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꿈같은 지금, 그리고 내일


어제가 있어 오늘이 있듯,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준수의 2015년을 되돌아보면, 그 어느 때보다 변화하고, 도전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정작 그에게 2015년은 어떤 의미를 남겼을까? “진짜 꿈같은 시간이었어요. 2015년은 정말 중요하고, 고맙고, 행복한 한 해였어요. 이런 시간이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어요. 정말 꿈같았어요.” 그는 지난 한 해가 선물한 꿈같은 시간을 하나씩 떠올려 보았다. “먼저, 새로운 뮤지컬에 도전한다는 거 자체가 늘 행복이죠. 2015년엔 제 소속사의 자회사인 씨제스컬쳐에서 뮤지컬을 처음 제작했잖아요.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데스노트>가 무사히 잘 마무리돼 기뻤어요. 배우로선 처음으로 원 캐스트에 도전한 거였는데, 그만큼 큰 성취감을 느꼈죠. 그리고 EBS <스페이스 공감>으로 6년 만에 방송 출연을 하게 된 것도 정말 뜻깊었어요. 또 올해는 앨범도 두 개를 냈고, 그래서 콘서트 투어도 두 번 돌았죠. 연말에는 발라드 앤 뮤지컬 콘서트로 팬들과 함께 신년을 맞이하고. 또 새해 1월부터 <드라큘라>를 공연하고. 이렇게 쉬지 않고 계속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해요.”


2015년은 그가 서른이 된 해였다는 점에서도 특별해 보인다. 마침, 인터뷰 촬영을 한 12월 16일이 그의 서른 번째 생일 다음 날이라, 완연히 서른을 맞이한 그를 마주할 수 있었다. “스물다섯 즈음엔 나이를 먹고 서른이 되는 것이 두려웠어요. 그러다 서른이 되기 직전인 스물아홉엔 또 담담해지더라고요. 그러면서 한편으론 빨리 서른이 되고 싶었어요. 서른다섯, 마흔이 빨리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 이유는 바로 뮤지컬 때문이었어요. 그 나이가 되었을 때 뮤지컬 배우로서 한층 성장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죠. 나이를 먹을수록 배역에 대한 물리적인 제약이 허물어지잖아요. 자연히 맡을 수 있는 배역의 폭이 넓어지겠죠. 뮤지컬 배우로선 빨리 나이를 먹는 게 좋을 듯싶어요. 그래서 서른이 되니까 좋아요. (웃음)”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어느덧 그의 삶엔 뮤지컬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2010년 <모차르트!>로 화려한 데뷔식을 치르며, 공연마다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해 내는 뮤지컬 배우 김준수. 초등학교 때부터 콘서트를 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는 장면을 상상하며 가수의 꿈을 이뤄낸 그가, 처음 뮤지컬 배우를 상상한 건 언제였을지 문득 궁금해졌다. “스물 살 즈음이었어요. KBS <가요대상>에서 박경림 누나랑 미니 뮤지컬을 한 적이 있어요. 뮤지컬이라고 말하긴 좀 창피하지만,(웃음) 노래 부르고 춤추면서 재밌는 쇼를 했거든요. 또 당시에 남경주, 최정원 선배님들의 뮤지컬을 좋아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막연히 생각한 것 같아요.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면서 무대에 서는 것 자체가 행복했던 때라 훗날 뮤지컬 배우에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죠. 하지만 서른 후 즈음의 모습으로 그렸던 거예요. 솔직히 그땐 제가 스물다섯에 뮤지컬을 하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십 년 전, 그에게 뮤지컬은 상상도 못한 무대였지만, 지금 그의 상상 속엔 뮤지컬이 가득하다. 어제와 오늘, 뿐만 아니라 먼 미래의 모습까지도!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분야요? 지금은 단지 뮤지컬에 집중하고 싶어요. 다만, 배우로서만 뮤지컬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다른 영역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을 근래 했어요. 물론 지금은 부족하지만, 언젠가 연출을맡아보고 싶어요. 극본도 써보고 싶고, 감히 작곡자로도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좋은 연극이나 뮤지컬이 있다면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투자도 해보고 싶어요.” 뮤지컬 배우 김준수, 앞으로 그의 이름 앞에 하나씩 하나씩 이어질 또 다른 수식어들이, 그의 내일을 더욱 주목하게 만든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48호 2016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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