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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지금 가장 빛나는 라이징 스타 - 송유택 [No.176]

글 |나윤정 사진 |심주호 2018-06-04 6,482
대체 불가능한 에너지



 
촬영 스튜디오에 도착한 송유택은 등장부터 남달랐다. 화보 컨셉에 맞게 캐리어 가득 직접 고른 개성 넘치는 의상을 담아온 그 준비성에 한 번 놀랐고, 셔터 소리가 시작되자 1초의 주저함도 없이 변화무쌍한 포즈를 선보이는 천상 배우의 끼에 한 번 더 놀랐다. <난쟁이들>의 찰리로, <젊음의 행진>의 상남이 등으로, 그간 무대에서 보여준 송유택의 톡톡 튀는 개성들을 다시금 눈으로 재확인한 순간이랄까. “준비만큼은 지고 싶지 않아요. 제가 부족하다는 걸 느끼기 때문이죠. 완벽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려고 해요. 배우로서 당당해지기 위해서죠!” 
 
송유택만의 ‘당당함’이 빛을 발한 순간을 꼽으라면, 먼저 <킹키부츠>의 엔젤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이미 오디션장에서부터 형광 에어로빅복과 오렌지색 삐삐 가발로 무장해 크리에이티브팀의 시선을 확 끌었고, 무대에서도 화려한 퍼포먼스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작품을 경험하면서 절실히 느끼게 됐어요. 철저히 준비하는 것만큼 제대로 된 연습이 없다는 걸.” 나아가 이 작품은 그를 한층 더 성장시켜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오픈마인드! 누군가의 다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개개인의 인생을 인정하는 법을 배웠어요. 이젠 나와 다른 사람을 보면, 그들에게서 뭘 배울 수 있을까 생각해요. 나와 다른 만큼, 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면서요.” 
 
송유택은 스스로 노력형 배우라 말하지만, 무대에서 느껴지는 타고난 끼도 그의 매력에 톡톡히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그의 어린 시절을 들여다보면, 특출한 끼가 발현될 수밖에 없는 배경이었구나 싶다. “부모님이 굉장히 끼가 많으셨어요. 항상 휴일이 되면 가족 나들이를 떠났죠. 그리고 놀러 간 곳에서 행사가 열리면, 아버지가 늘 나가셔서 춤을 추시고 장난감을 타 오셨어요. 덩달아 저도 같이 춤을 추기도 했죠. 또 어머니는 노래를 무척 좋아해서, 건너 건너 아는 지인 어머니의 환갑 잔치까지 가 ‘새타령’을 부르곤 하셨죠. 그땐 세상 모든 가족들이 이렇게 하는 줄 알았다니까요. (웃음)” 물론 이런 시간들이 자연스레 배우 송유택이 무대에 오르는 데 중요한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학창 시절, 끼 많던 송유택은 춤을 통해 먼저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학교 댄스부에서 열심히 활약하던 어느 날, 같은 연습실을 쓰던 연극부 친구들의 공연에 감명을 받아 연기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게 된 송유택은 2010년 <스페셜레터>로 데뷔의 꿈을 이뤘고, 첫 무대를 뉴욕에서 치르는 특별한 행운을 얻기도 했다. “이 공연이 뉴욕뮤지컬페스티벌에 초청되었거든요. 운 좋게도 제게 꿈만 같았던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데뷔를 하게 되었죠.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소중했어요. 이런 재미 때문에 무대예술을 하는구나! 몸소 느낄 수 있었죠.” 
 
그간의 무대에서 송유택이 눈길을 끌었던 것은 캐릭터마다 자신의 색깔을 녹여내며 입체감을 불어넣었기 때문이었다. “<트레인스포팅>의 스퍼드는 제가 직접 경험해 보지 못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더 많이 공부해야 했어요. 원작 소설과 영화는 보면 볼수록 흥미롭더라고요. 소설, 영화, 연극의 설정이 다 달랐는데,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넓어진다고 생각하니 재밌더라고요. 원작 속 스퍼드는 좀 멍하고 소심하다면 제가 표현한 스퍼드는 원초적인 감정이 앞서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물이에요.” 그가 출연작 중 가장 도전적이었다고 꼽는 것은 데뷔 전부터 꿈꿔 온 <여신님이 보고 계셔>. ‘연뮤덕’으로 불릴 만큼 공연을 좋아했던 그는 공군 군악대 복무 시절에도 관극을 즐겨 했고, 군인들의 패러디 영상 <레 밀리터리블>에 출연한 독특한 이력도 갖고 있었다. “군 내 사이버지식정보방에서 정중앙 좌석을 예매해 휴가 때 관람 했어요. (웃음) 그러다 공연의 기회를 얻었는데, 제가 너무 부족하더라고요.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고, 상대 배우에 따라, 그날 감정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되었죠. 연습 끝나고 집에 가서도 계속 고민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감정을 공유하니 그동안의 고민이 싹 해소되더라고요. 제게 굉장히 의미 있는 순간이었죠.”


 
지금, 그의 앞에 놓인 새로운 도전은 <마마, 돈 크라이>. 마니아 관객층이 두텁고, 독특한 캐릭터가 매력인 작품인 만큼, 배우 송유택이 한층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무대가 되지 않을까. “지금껏 제가 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다양한 모습을 표현해 내야 하는 무대 같아요. 장면 하나에도 수많은 생각과 표현이 가능하거든요. 그만큼 매력적이죠. 사실 연습하면서, 한계를 많이 느껴요. 2인극인 데다 프로페서V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를 이끌어 가야 하거든요. 아직은 어렵지만, 저는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 자신을 믿고 무대에 올라야 하니까요!” 
 
현재 그에게 가장 중요한 목표는 주어진 작품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귀중한 시간을 내어 무대를 찾는 관객들의 소중함을 너무나 잘 알기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공부하는 배우가 되겠다는 것이 그의 굳은 다짐이다. “관객들이 시간을 아낌없이 내줄 수 있게 만드는 믿음직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할 거예요. 그로 인해 저를 보러 오신 관객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저도 그들의 행복한 얼굴을 보며 또다시 행복을 느끼고 싶어요.” 물론 노력만큼 믿음직한 이름은 없을 터. 앞으로 펼쳐질 그의 무대들이 기분 좋은 에너지로 믿음을 전해 주리라는 기대는 의심할 여지가 없을 것 같다. “사실 아직도 무대에 서면 떨려요. 하지만 그 떨림보다 더 큰 기쁨이 분명히 느껴져요. 그래서 무대에 오르는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즐거워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6호 2018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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