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al

더뮤지컬

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인터뷰 | [COVER STORY] <베르나르다 알바> 백은혜․김환희,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힘찬 한 걸음 [No.182]

글 |편집팀 사진 |김호근 2018-11-30 712

<베르나르다 알바> 백은혜․김환희,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힘찬 한 걸음 

2018년 하반기의 최고 화제작 자리에 오른 <베르나르다 알바>. 스페인 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희곡을 각색한 낯선 초연 작품이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석 매진을 기록한 가장 큰 이유는 신선한 기획력에 있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가부장제 사회의 보이지 않는 감옥에 갇혀 욕망을 욕망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비극적인 삶을 오직 여배우들의 말과 몸짓을 통해 보여준다는 것. 이 근사한 시도의 첫출발을 기록하기 위해 <베르나르다 알바>의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백은혜
작품에 참여한 계기는? 
초여름에 우란문화재단에서 제작한 <태일>이라는 작품을 하고 있을 때, 더블 캐스트였던 국희 언니를 통해 <베르나르다 알바>에 대한 정보를 조금씩 알게 됐다. 여자 열 명이 나오는 데다 플라멩코도 춘다기에 관심이 마구 생겼는데, 때마침 우란문화재단의 서미정 피디님께 제안을 받고 하겠다고 한 거다. 이것저것 묻지 않고 바로 결정했던 것 같다. 처음엔 이런 작품에 내가 함께하게 돼서 마냥 좋았다가 관객들의 높은 기대에 큰 부담을 느꼈는데, 지금은 다시 걱정 없는 상태로 돌아왔다. 왜냐면, 혼자가 아닌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하는 작품이니까. 지금은 무조건 잘 해보자는 마음이다. 

작품에 대한 첫인상은?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굉장히 무겁고 큰 덩어리가 머리와 마음에 툭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작품 배경에 대해 좀 더 자료를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함축적인 뜻이 담겨져 있는 것 같은데, 그게 무엇일지 연습 초반에 정말 많은 고민을 했다. 

내 캐릭터의 가장 큰 비극은?
내가 맡은 캐릭터는 베르나르다 알바의 둘째 딸 막달레나인데, 스페인에서는 눈물과 슬픔이 많은 사람을 가리켜 ‘막달레나 같다’는 표현을 쓴다더라. 우리 작품에서 막달레나가 눈물이 많은 이유는 집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 고통을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의 고통을 바라보고, 그 고통을 같이 느끼는 인물이다. 막달레나는 다섯 딸 가운데 가장 체념적인 인물이기도 한데, 삶에 대한 욕망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욕망 때문에 고통받고 싶지 않아서 뭐든 체념하고 살아가게 된 것이 그의 가장 큰 비극인 것 같다.

앞으로 무대에서 보고 싶은 여성 서사가 있다면? 
앞으로도 여성 관객들과 함께 여성의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장이 많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여성에 대한 억압이나 차별에 반대하는 어둡고 무거운 작품만 보고 싶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성들의 실제적인 삶을 다양한 주제로 그리는 작품들이 좀 더 많아지길 바란다.  




김환희
이야기에서 특별히 공감하는 지점이 있다면?  
김성수 음악감독님의 추천으로 오디션을 봤을 때만 해도 작품 내용을 자세히 몰랐다. 단지 출연 배우가 모두 여성이고, 작품 배경이 스페인이라는 점이 무척 낯설게 다가왔다. 하지만 대본을 읽어보니 작품 속 여성들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낯설지 않더라. 예컨대 여자는 ‘집안일’을, 남자는 ‘바깥일’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존재하지 않나. 시대도 국가도 다르지만 익숙한 점을 발견하게 된다. 

내 캐릭터의 가장 큰 비극은? 
아멜리아는 순수한 인물이다. 남녀가 밤중에 창가에서 대화를 나눴다는 이야기만 듣고도 두근거리며 몽상에 잠긴다. 성적 은유를 담은 ‘아멜리아’의 가사를 들어보면 아멜리아가 세상을 마냥 아름답게 바라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아멜리아는 어머니 베르나르다가 폭력적으로 행동할 때 다른 딸들보다 큰 충격을 받는다. 베르나르다가 화가 나서 ‘전부 다 나가!’라고 할 때 제일 먼저 도망치는 이도 아멜리아다. 아멜리아는 세상이 아름답고 평화롭기를 원하고, 그렇지 못한 현실을 회피하고 싶어 한다. 작은 일에도 크게 상처받는 게 아멜리아의 비극이다.

개막을 앞둔 소감은?
내가 팀에서 막내인데 선배들이 친언니처럼 정말 잘해 주신다. 덕분에 너무 재밌게 연습하고 있다. 연습 때 집중도가 높은 만큼 좋은 작품이 나오리라 기대한다. 
또 이 작품을 시작으로 매력 있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 여성의 이야기를 하는 작품을 더욱 많이 만날 수 있길 바란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2호 2018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TV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