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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ENSEMBLE] <그리스> 강민성, 꿈을 이룬 무대에서 [No.189]

글 |박보라 사진 |윤상길 2019-06-28 6,819

<그리스> 강민성, 꿈을 이룬 무대에서


 

배우를 꿈꾸게 된 이유를 묻자 잠시 뜸을 들이던 강민성. 짧은 적막 후에 그가 유쾌한 웃음을 지으며 한 대답은 다름 아닌, 행복할 것 같아서! 그가 잠시나마 답변을 고민한 이유는 이 질문을 정말 오랜만에 받아봐서란다. <그리스>로 생애 첫 오디션에 도전해서 뮤지컬 데뷔라는 꿈을 이뤘다는 배우. “무대에 서는 시간이 재미있어 죽을 것 같다”는 그의 표현은 젊은 에너지로 똘똘 뭉친 <그리스>와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프닝 ~ 1막 2장

‘Grease Is The World’ ‘Summer Nights’ ‘Those Magic Changes’ 中 학생 역

오프닝 장면 ‘Grease Is The World’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신 스윙이에요. 신 스윙은 특별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등장하는 거라, 보통은 1막 1장의 ‘Summer Nights’부터 무대에 서죠. 이 장면은 다음 곡인 ‘Those Magic Changes’까지 이어지고요. 유명 CF 음악으로도 익숙한 ‘Summer Nights’의 주요 멜로디가 ‘따단!’ 하고 나오면 무대에 등장해서 티버드파 친구들에게 다가가요. 이때 티버드 멤버들은 가죽 재킷에 청바지를 입고 있는데, 제 의상은 초록색 니트에 청바지라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또 이때 입는 옷은 무대 의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편하답니다!



 

1막 3장 

‘Freddy My Love’ 中 해군 역

전 이 장면에서 마티의 회상 속 해군으로 등장해요. 다른 배우들과 달리 반팔 해군복과 모자를 쓰고 중앙에 서 있죠. 아마 제 생각엔 제 건강한 몸이 꿈에 그리던 <그리스>로 데뷔할 수 있게 해준 게 아닐까 싶어요. (웃음) 처음에는 관객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짜릿함을 느끼게 되더라고요. 특히 제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라 애정이 많아요. 바로 이전 장면에서는 학생이라 빠르게 해군으로 변신해야 하지만, 아직 크게 실수한 적은 없어서 다행이에요. 아, 이 장면에 얽힌 비밀이 있어요. 연습 때까지만 해도 윗옷을 벗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개막 1주일 전 연출님께서 갑자기 ‘벗어보자’고 하셨죠. 급하게 맨몸을 보여주게 되어 사비로 태닝 숍을 등록했답니다. 

(웃음) 



 

1막 4장 

‘Grease Lightning’ 中 정비사 역

육체적으로 가장 힘든 장면이에요. 바로 전 장면인 ‘Freddy My Love’가 끝나면 거친 숨을 몰아쉴 정도로 힘든데, 그런 상황에서 바로 퀵체인지를 해야만 하거든요. 게다가 땀이 많아서 점프 수트로 된 정비사 의상을 갈아입기도 힘들고요. 얼마 전엔 춤을 추다가 목에 걸친 수건이 빠지는 작은 실수도 했어요. 다행히 이 사실을 재빨리 알아채고 손으로 수건을 붙잡고 연기했죠. 전 무대 가운데로 나오는 차를 열심히 돌리고, 소니의 이름을 우렁차게 외쳐요. 가장 크게 소리를 지르고 있으니 절 알아보셨으면 좋겠어요!



 

1막 5장 

‘Rydell Fight Song’ 中 육상부 역

이 장면에서도 오프닝 장면처럼 신 스윙을 맡았어요. 육상부로 등장하는 다른 배우가 부상을 입거나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제가 출연하죠. 사실 원래 저도 이 장면에 출연하기로 했는데, 나중에 신 스윙으로 역할이 변경됐어요. 아직 무대에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는 장면이랍니다. 



 

1막 6장 

‘Mooning’ 中 종업원 역

전 ‘Mooning’에서 상당히 바쁘답니다. 이 장면에서 무대가 학교 운동장에서 햄버거 가게인 버거팰리스로 변하는데, 마치 무대 크루처럼 의자와 테이블 세팅을 해야 하거든요. 물론 노래와 연기를 하면서요! 그래서 여러모로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무대 세팅 타이밍을 조금이라도 놓치면, 다른 배우들에게 난감할 일이 생길 수 있죠. 때문에 무대에서 런 스루를 하면서 무대감독님께 “민성아, 빨리빨리 해야 해”라는 당부를 많이 들었어요. (웃음) 무대를 책임지면서도 연기를 해야 하므로 매번 한껏 긴장한답니다. 

 

2막 1장 

댄스 파티장 中 학생 역

댄스 파티장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왜냐면 이때 객석에서 등장하거든요. 극장 리허설 중 무대가 아닌 객석에서 등장하는 것으로 수정된 덕분에 이렇게 관객과 소통하면서 연기할 수 있게 되어서 짜릿하죠. 참고로 저는 6열에 있습니다. (웃음) <그리스>엔 젊은 관객들이 많은 만큼 관객들과 하이파이브하거나 손을 잡으면서 교감하려고 해요. 아, 제가 댄스 파티장 장면을 좋아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답니다. 객석으로 입장하기 전, 문 앞에서 다른 배우들과 “우리가 누군지 제대로 보여주자”고 다짐하는데 이 과정에서 얻는 에너지가 엄청나요.



 

2막 3장 

버거팰리스 中 스콜피온파 역 

이 장면에서 저는 스콜피온파의 학생 중 한 명으로 등장해요. 다행히 다른 장면에 비해 숨을 돌릴 여유가 있어, 무대에 뛰어나가기 전 공연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을 하죠. 티버드파의 의상이 가죽 재킷과 청바지, 티셔츠라면, 스콜피온파는 가죽조끼에 검은 바지와 티를 입고 워커를 신어요. 게다가 각각의 시그니처 포즈가 있죠. 스콜피온파의 포즈를 취하는 제 모습을 무대에서 잘 찾아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9호 2019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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