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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FACE]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조환지, ​세상 너머의 꿈을 향해 [No.189]

글 |박보라 사진 |이승재 2019-06-28 4,969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 조환지, 세상 너머의 꿈을 향해

 

조환지는 데뷔 전부터 굵직한 뮤지컬 콘테스트를 휩쓸며 등장한 신예다. 그의 경력을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제6회 DIMF 청소년 뮤지컬 경연대회 대상, 명지대학교 뮤지컬 콘테스트 고등부 대상, 서울종합예술학교 뮤지컬 콘테스트 은상, 제1회 DIMF 뮤지컬 스타 대상 등 화려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그는 유튜브에서 무려 222만 조회 수를 기록한 결혼식 축가 영상, <지킬 앤 하이드>의 대표곡 ‘지금 이 순간’으로 유명세까지 얻었다. 덕분에 다양한 음악 방송 프로그램의 출연 제안은 물론 아이돌 연습생 제의까지 받았단다. 그러나 조환지는 뮤지컬배우라는 꿈을 향해 달렸고, <루드윅: 베토벤 더 피아노>(이하 <루드윅>)로 그 꿈에 한 발짝 다가가고 있다.

 


 

데뷔 무대에 대한 기억은? 토할 정도로 떨렸다. 내 인생 뮤지컬로 <서편제>와 <아리랑>을 꼽을 수 있는데, 꿈처럼 <서편제>의 앙상블로 데뷔했다. 배우로서 정말 사랑하는 작품에 참여한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뮤지컬배우 중 9할은 못 해봤을 경험이 있다면? 예능 프로그램 <판타스틱듀오 시즌2>에 출연해 이소라 선배님과 함께 최종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다. 당시 방송에서 이문세, 이소라 선배님 두 분이 동시에 나를 선택한 덕분에 내가 한 분을 정해 듀엣 무대를 선보였다. 특히 이소라 선배님과 듀엣곡을 부르는 기회는 다른 가수에게도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 모든 과정이 믿기지 않았다.  
 

배우로서 어떤 캐릭터에 끌리나? <노트르담 드 파리>의 그랭구아르나 <엘리자벳>의 루케니처럼 해설가로 극을 이끌어 가는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 제4의 벽(무대에서 객석을 향한 가상의 벽을 일컫는 말)을 깨는 걸 좋아하는데,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관객과 소통하는 인물에게 끌린다.
 

가장 멀리하고 싶은 유형의 사람은? 남을 존중하지 않은 사람.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친구가 별로 없었는데, 이것저것 기준을 가지고 타인을 평가하는 분위기가 싫었다. 그래서 많이 외로웠다. 
 

당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 
 

학창 시절 다양한 뮤지컬 콘테스트에 참여한 이유는? 교회에서 성극에 참여할 때면 박수를 받는 시간이 두근거리고 행복했다.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는데, 바로 콘테스트더라. 그렇게 참여한 제6회 DIMF 청소년 뮤지컬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콘테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고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교 2학년 때까지는 냉정하게 실력을 평가받고 부족한 부분을 채운 시기였다. 개인적으로는 큰 목표를 세우는 것보다 바로 앞에 있는 목표를 하나씩 성취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을 콘테스트를 통해 차근차근 이뤘다고 생각한다.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여명의 눈동자>를 통해 얻은 것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무대에 서며 간접적으로 당시 사람들의 감정을 느껴봤다. 다른 어떤 작품에서도 느껴보지도 못한 아픔을 느꼈다. 특히 당시 시대를 살았던 어르신들이 공연을 보러 오셔서 차마 고개도 못 드시고 펑펑 우실 때 도저히 노래를 못 하겠더라. 내 앞에서 고개도 못 드시고 우시던 할머니 한 분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 배우로서 우리의 역사를 잊지 말라고 외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라 생각했고, 이것 하나로 버텼다.
 

<루드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여명의 눈동자>에 참여하고 있을 때, 오디션 소식을 들었다. 노래 한 곡과 5분짜리 독백을 준비해야만 했는데 당장 이틀 뒤가 오디션이었다.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연습해 오디션에 참여했다. 솔직히 어떻게 오디션을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웃음) 아, 기억나는 게 하나 있다. 추정화 연출님이 짧은 시간에 노래와 대사를 외워 올 줄 몰랐다면서 오히려 고맙다고 하셨던 거다. 다행히도 좋게 봐주셔서 작품에 함께하게 됐다. 
 

<루드윅>을 하면서 공연과 연습을 동시에 하게 됐는데 어떤가.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다. 청년 베토벤은 작품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걱정이 컸던 만큼 열심히 대본을 보고 연습하는 수밖에 없었다. 오전엔 대학로에서 연습을 하고 오후엔 <여명의 눈동자>의 무대에 올랐다. 점점 청력을 잃어가는 청년 베토벤을 연습하면서 베토벤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소리를 내지 않고 입모양으로만 대화를 하기도 했는데, 정말 오로지 상대방의 입만 바라보게 되더라. 그렇게 청년 베토벤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또 청년 베토벤은 짧은 시간 안에 격한 감정을 쌓아 극단적인 선택까지 하게 된다. 그의 결정에 타당성을 보여주기 위해 공을 들였다. 
 

역대 출연작 중 가장 기억 남는 대사는? 최근 가장 크게 다가온 건 <루드윅>의 마지막 대사다. 우리는 사실 꿈이라는 옷 한 벌을 걸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무대 옆에 서서 이 대사를 들을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울컥거리는 무언가가 솟아난다. 
 

배우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항상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는 것. 조금 더 설명하자면 겸손함은 주변 사람을 향한 감사한 마음이라 할 수 있고, 그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배우이기 전에 사람이 되어야 하니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관객에게 믿음을 주는 배우. 배우는 창작자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매개체다. 이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싶다. 관객은 시간과 돈을 들여 공연장을 찾는다. 때문에 관객이 공연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작품을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9호 2019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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