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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VER STORY] <아이다> 윤공주·김우형·정선아·박송권, 역사를 함께한 주역들 [No.193]

글 |배경희, 안세영 사진 |표기식 stylist | 박정아 hair/make-up | 이창은(김우형, 박송권) 2019-11-01 6,969

<아이다> 윤공주·김우형·정선아·박송권
역사를 함께한 주역들


2005년부터 2019년 지금까지 15년에 가까운 역사를 지닌 <아이다>가 마지막 작별 인사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 한국 공연을 끝으로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는 디즈니 뮤지컬 <아이다>. 이 기념비적인 마지막 순간을 장식하기 위해 <아이다>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온 네 명의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진심과 성실이라는 공통점
윤공주 & 박송권




2005년 초연 때 어떻게 오디션을 보게 됐는지 기억하세요? 이 작품이 우리나라에 들어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점에서 제일 기대가 됐는지요.
박송권_
신시컴퍼니의 <노틀담의 꼽추>를 하고 있을 때였어요. 그때 같이 공연했던 이석준 형이 ‘Fortune Favors the Brave’ 노래 연습을 하는 걸 보고 너무 멋있어서 ‘그게 무슨 노래예요?’ 하고 물어봤더니 “<아이다> 오디션 하잖아, 너도 봐” 그러더라고요. 그땐 영상 자료가 흔한 때가 아니라 짤막한 공연 영상을 어렵게 구했는데, 거기 담긴 남자 배우들 칼 군무 장면을 보고 반했어요. 무대며, 조명이며, 의상이며, 다 너무 멋있었죠.
윤공주_ <아이다> 초연 오디션은 과장이 아니라 당시 뮤지컬배우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다 봤을 거예요. 전 그때 <사랑은 비를 타고>를 하고 있었는데, 오디션에 지원했다 최종에서 떨어졌어요. 저도 송권 오빠처럼 정말 절실히 <아이다>를 하고 싶었지만, 저는 오디션에 약한 타입이라 오디션을 보고 붙은 적이 별로 없어요. 그 이후에도 재공연이 올라갈 때 몇 번 더 암네리스로 오디션에 지원했는데, 계속 작품하고 인연이 안 되다 지난 시즌에 드디어 아이다로 출연하게 됐죠.

당시 오디션에 대한 기억이 있나요?
박송권_
<아이다> 앙상블 선발 기준에서 제일 중요한 게 춤 실력이었는데, 제가 그때 춤을 못 춰서 며칠 밤낮으로 연습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오디션장에 갔더니 문병권 같은 당대 최고의 댄서들이 다 왔더라고요. 1차 오디션부터 그룹별로 군무를 추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탈락자가 결정되는 방식이라 서바이벌이 따로 없었어요. 하지만 전 이 작품이 정말 너무도 하고 싶었기 때문에, 마지막 4차 오디션 ‘Dance of the Robe’ 장면 자유 안무에서 뭐라도 해야겠단 마음으로 옷을 쭉 찢었어요. 노예의 절규를 보여주려고요. 근데 그 옷 제가 정말 많이 아끼던 옷이었거든요. 아르마니 꺼…. (일동 웃음) 그걸 보고 트레이시(협력 안무가)가 ‘오 마이 갓’이라면서 절 붙여줬죠. 그게 소문이 났는지 다음 배우들이 계속 옷을 찢으니까 나중엔 ‘옷 찢기 금지’란 룰이 생겼대요. (웃음)
윤공주_ 전 춤도 못 췄고, 옷도 안 찢어서 떨어졌나 봐요. (일동 웃음) 그땐 오디션 경험이 많지 않았으니까 떨어졌을 때 좌절감이 엄청 컸어요. 내가 과연 앞으로 뮤지컬을 계속할 수 있을까 두려움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근데 그 이후에도 <아이다> 오디션은 번번이 결과가 좋지 않더라고요. 제가 원래 지원했던 역은 암네리스였거든요. 나이를 점점 먹어가다 보니까 아이다가 정서적으로 더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고, 주위에서 제가 해왔던 역할로 미뤄봤을 때 아이다에 더 어울릴 것 같다고 해서 지난 시즌 아이다 역에 지원한 거예요. 초연 오디션을 본 지 십 년이 지난 후에 드디어 합격하게 됐을 때 정말 꿈처럼 느껴졌어요. 제 인생에서 톱 5 안에 들 만큼 행복했던 순간이에요.

지금까지의 공연은 어떤 기억으로 남았나요? 특별히 마음에 남은 기억이 있을까요?
박송권_
초연 때 8개월 동안 원 캐스트로 공연하다 보니까, 3개월이 지나갈 때쯤 다들 멘탈이 나가기 시작했어요. 서로 의심하고, 싸우고, 증오하고…. (일동 웃음) 그러다 그 시기를 지나니까 다시 으쌰으쌰 하게 되더라고요. 근데 서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중에도 <아이다>의 상징적인 장면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Another Pyramid’만큼은 절대 놓치지 말자는 게 저희의 각오였어요. 그 장면에서 남자 군무가 정말 멋있거든요. 이 신을 하다 죽는 한이 있더라도 이것만큼은 제대로 하자고 맨날 그랬죠. 이번 공연에서도 저랑 앙상블 배우들이랑 합심해서 매회 이 신만큼은 지켜내고 싶어요.
윤공주_ 저는 마지막 장면에서 라다메스와 함께 무덤 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어떻게 그렇게 매번 마음이 아플 수 있는지 제 자신도 신기했어요. 정말 숨이 안 쉬어질 것 같거든요. 아마 이번 공연 때도 또 그렇게 되겠죠. 개인적으로 항상 아쉬웠던 건, <아이다>가 노래가 쉬운 작품이 아니다 보니 노래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치여서 다른 걸 신경 쓸 여유가 없었던 것 같아요. 특히 아이다 역은 누비아 백성들인 앙상블 배우들에게 정말 많은 에너지를 받는데, 그 에너지를 제가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면 안 되잖아요. 이번에는 앙상블 배우들이 제게 에너지를 주는 만큼 더 열심히 해서 받은 대로 다 돌려주자는 마음이에요.

이번이 마지막 시즌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고민 없이 출연해야겠다고 생각했겠죠? 어떤 기분이 들었나요?
윤공주_
지금도 설마 진짜 마지막일까 잘 안 믿겨요. 저한테 이런 마지막 기회가 와서 너무 감사하죠. 그리고 이번에 공연을 하기로 하고선 지난 시즌 대본을 다시 꺼내 보는데, ‘나 그때 왜 이렇게 했지?’ 싶은 부분들이 많은 거예요. 물론 그때 당시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거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다시 안 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 싶었어요.
박송권_ 저는 <아이다> 재연 때 라다메스로 오디션을 봤다 떨어졌어요. 그래서 그다음 시즌에는 조세르에 도전해 봤는데, 또 안 됐어요. 라다메스 아빠 역을 맡기엔 나이가 어렸던 거죠. 그러다 조세르로 오디션을 본 지 세 시즌 만에 붙은 거예요. 이번 시즌은 마지막인 줄 모르고 지원한 건데, 오디션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그 이야기를 듣고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나중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울컥했는지 몰라요. 체력을 아끼고 아껴서 공연을 온전히 즐겨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두 분은 <맨 오브 라만차> 2008년 공연 이후 거의 10년 만에 <노트르담 드 파리>로 다시 만났잖아요. 그다음 <안나 카레니나>를 거쳐 이번 <아이다>까지 같이하게 됐고요. 서로에 대해 어떤 기억이 있나요?
박송권_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게, <맨 오브 라만차> 할 때 공주가 물과 악보를 들고 항상 구석을 찾아다녔어요. 무대 뒤 퀵 체인지 룸 같은 혼자 있을 수 있는 공간을 찾아서 거기서 계속 노래 연습을 하는 거예요. 거의 곡을 하듯이. (웃음) 목 안 아플까 싶을 정도로 너무 열심히 해서 그 팀 모든 사람들이 쟤는 앞으로 잘될 거라고 그랬어요. 그래서 저도 그때 이후로 되게 열심히 주구장창 연습해요. <드림걸즈> 할 때 (정)선아가 힘들지 않냐고 그만 좀 연습하라 그러면 (김)소향이가 “냅둬, 원래 이래”라는 말까지 들었다니까요. (웃음) 그리고 공주가 대단한 게 그때 이후로 엄청나게 성장해서 스타급 배우가 됐는데도 태도에 변함이 없어요. 예전의 그 아이나 지금 이 배우나 크게 변한 게 없죠. 항상 노력하고, 늘 겸손해요.
윤공주_ 연습을 한 번 해서 잘한다면 저도 많이 안 할 거예요. 그런데 저는 많이 연습해야 하는 스타일이라 무식하게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연습하는 게 재미있어요. 연습을 통해 발전한 제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를 알아버려서 멈출 수 없는 기분? 설령 정체기가 와서 제자리에 멈춰 있는 것 같아도 결코 제자리에 멈춰 있지 않다는 걸 많은 실패를 통해 알게 됐기 때문에 지칠 때도 그냥 계속 연습해요. 물론 어렸을 때처럼 무조건 계속하지는 않아요. 나름의 요령이 생겼죠. 근데 송권 오빠는 저보고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저는 오빠가 부족한 채로 연습실에 오는 걸 본 적이 없어요. 그리고 나이를 먹을수록 사람이 점점 더 멋있어지는 것 같아요.

<아이다> 마지막 공연 날 어떨 것 같아요? 이 작품을 웃으면서 보내줄 수 있을까요?
박송권_
한 13년 전 막공 때 울어보고 그 후로는 안 울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공연은 끝나면 한동안 말이 없어질 것 같아요. <아이다>는 이 작품을 하기 위해 오디션을 준비했던 기억, 오디션에 떨어져서 자괴감을 느꼈던 기억,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오디션을 지원해서 다시 희열을 맛본 기억까지 너무도 많은 추억이 있거든요. 사실 초연 8개월을 공연했던 것보다 지난 10년 동안 다시 이 공연에 출연하기 위해 계속 도전했던 기억이 더 많아서 아마 한동안 여기서 못 빠져나올 것 같아요.
윤공주_ 저는 어떤 공연이든 마지막 날에는 항상 눈물이 나요. <아이다>는 이번을 끝으로 다신 못 보는 거니까 정말 너무 아쉽겠죠. 하지만 지금 당장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너무 빠지지 말고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저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해 내고 싶어요. 관객분들이 마지막 <아이다>를 보면서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 회, 한 회 최선을 다할 거예요. 052-061 커버스토리.indd 56 19. 10. 1. 오후 1:36


처음과 끝을 함께할 파트너
김우형 & 정선아




두 분 모두 2010년 처음으로 <아이다>에 참여했죠. 오디션을 봤던 때를 기억하나요?
정선아_
저는 2005년 초연 때 아이다로 오디션을 봤다가 떨어진 경험이 있어요. 그때는 너무 어려서 저한테 어떤 역할이 어울리는지도 잘 몰랐죠. 5년 뒤 암네리스로 다시 오디션을 봤는데 준비를 아주 철저히 해 갔어요. 연습도 많이 하고 옷도 이집트 공주처럼 입고 갔죠. 스스로 만족스럽게 오디션을 봤던 기억이 나요.
김우형_ <아이다>는 제 꿈의 작품 중 하나였어요. 이 작품 때문에 뮤지컬에 뛰어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일본에서 <아이다>를 보고 완전히 넋이 나가서 ‘라다메스라는 저 멋진 역할을 내가 해야겠다’ 마음먹었거든요. 데뷔한 지 5년 만에 <아이다> 오디션 기회가 찾아왔을 때 정말 목숨 걸고 준비했어요. 지금도 저를 뮤지컬로 인도한 작품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지킬 앤 하이드>와 <아이다>, 이 두 작품을 꼽아요.
정선아_ 2006년 <지킬 앤 하이드>는 저희가 처음으로 함께한 작품이기도 해요. 오빠는 지킬, 저는 루시였죠. 그리고 <아이다>에서 원 캐스트로 다시 만나 더 가까워졌어요.
김우형_ 지금 생각해 보면 120회 공연을 어떻게 원 캐스트로 소화했나 싶어요.
정선아_ 그때는 어려서 오히려 두려운 게 없었죠. 오빠가 고생이 많았어요. 혼자 아이다와 암네리스라는 만만치 않은 두 여자를 상대하느라!

우형 씨는 <아이다>로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죠. 2012년 공연 때는 선아 씨가 한국뮤지컬대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요. 두 분 다 이 작품을 하면서 추억이 많이 쌓였겠어요.
김우형_
2010년에도 저보다는 선아와 (옥)주현이가 상을 받아 마땅했다고 생각해요. 당시 개인적으로 힘든 일도 있고 배우로서 슬럼프를 겪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상을 주셔서 힘내라고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어요. 저한테는 잊지 못할 한 해예요.
정선아_ 그러고 보니 그때 우리 커피 마시면서 고민 얘기도 참 많이 했는데. 오빠가 운동하느라 술을 안 마셨거든요.
김우형_ 연기에 집중해야 하는데 몸 만드는 데 너무 열심이었지.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싶지만, 그때는 그게 제 열정의 표현이었어요. 가끔 제가 다이어트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으면 선아가 정말 달콤한 케이크 두 조각을 사 와서 건네곤 했어요. 그럼 저도 못 이기는 척 받는데, 그걸 먹으면 어찌나 기운이 나던지. 너도 그 케이크 기억나니?
정선아_ 그럼. 실은 내가 다섯 조각 먹고 오빠는 두 조각만 준 거야. (웃음)

<아이다>에서 특히 좋아하는 장면을 꼽는다면요?
김우형_
음, 모든 장면이 주옥같아서 하나를 꼽기가 어렵네요.
정선아_ 왜 어려워요? 난 내 신이 제일 좋은데? ‘My Strongest Suit’를 기대해 주세요! (웃음) 그러지 말고 아이다와 무덤에 갇히는 장면에서 어떤 느낌인지 말씀해 주시죠.
김우형_ 그 장면은 연기할 때마다 눈물범벅이 돼서 노래를 못할 정도예요. 그야말로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을 보여주는 장면이잖아요. 노래가 끝나면 무덤이 닫히고 깜깜한 어둠 속에 갇히는데, 무대 위 가상현실임에도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묘한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그에 앞서 소대에서 ‘I Know the Truth’를 부르는 암네리스를 지켜볼 때도 많이 울어요.
정선아_ 정말? 실은 저도 이번에 관객분들이 눈여겨봐 주셨으면 하는 게 바로 그 장면이에요. 암네리스가 진실을 알게 된 뒤 동요하면서도 이집트 여왕으로서 결단을 내리는 그 여정에서 전보다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기쁨과 슬픔이 동떨어진 감정이 아니라는 걸, 가슴을 찌르는 듯한 행복감 안에 파르르 떨리는 아픔이 공존할 수 있다는 걸 이제는 알겠거든요. 함께하는 배우, 처음과 끝을 함께할 파트너들이 저절로 애틋한 감정을 갖게 해주는 사람들인 만큼 더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말하다 보니 벌써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김우형_ 저도 오랜만에 선아의 암네리스를 볼 생각을 하니까 벌써….
정선아_ 왜 이러세요. (웃음)

선아 씨는 중국에서 유학 생활을 하다가 1년 만에 무대에 복귀하는 거잖아요. 그동안 중국에서 뭘 하며 지냈나요?
정선아_
중국에 간 건 다른 환경에서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예요. 유학이라고는 하지만 중국어를 배우면서 친구도 사귀고 마음껏 놀았어요. 뮤지컬이 좋아서 이 길만 바라봤고, 데뷔한 이래 16년간 쭉 무대에 서 왔는데 처음으로 그 회로를 딱 끊어본 거죠.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다리도 아프고 지치기 마련이잖아요. 이렇게 숨을 돌리는 시간을 가지니까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계속 나아갈 원동력을 얻었어요.

우형 씨도 공연이 끝나면 꼭 여행을 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 이유에선가요?
김우형_
단순히 놀러 가는 건 아니고요, 비워내고 털어내러 가는 거예요. 작품 안에서 한 인물에 몰입해 살아온 감정을 비워내야 또 새로운 작품을 만나 새로운 인물을 채워 넣을 수 있으니까요. 저에게는 여행도 일의 연장선이에요. 공연을 끝내고 여행까지 마쳐야 하나의 작품이 온전히 마무리되는 거죠. 그렇게 계속해서 비우고 채우는 작업을 반복하는 거예요. 배우는 몸을 소중히 해야 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제약이 많아요. 위험한 취미는 가질 수 없죠. 그래서 유일하게 찾은 해방구가 저한테는 여행이에요.
정선아_ 맞아요. 저 역시 스키 같은 겨울 스포츠를 즐기고 싶어도 멀리해야 했어요.
김우형_ 그게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이고 자기 관리죠.

<아이다>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더 이상 공연되지 않을 예정이에요. 마지막 공연에 참여하는 소감과 각오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정선아_
저는 <아이다>만 아니었다면 중국에 더 오래 머물렀을 거예요. 아끼는 작품의 마지막 시즌인 데다 함께하는 배우들도 다 너무 좋아서 놓칠 수가 없었어요. 우형 오빠와는 2010년 <아이다> 이후 각자의 시간을 성실히 살아오다가 오랜만에 무대에서 다시 만나는 거라 예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 날 것 같아 기대돼요. 그리고 이 작품은 아이다와 암네리스의 케미도 중요하거든요. 아이다 역 (윤)공주 언니와는 어릴 때부터 서로의 공연을 봐왔지만 무대에 함께 서는 건 처음이라 정말 설레요. 공연은 무엇보다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없던 힘도 솟아나거든요. 마지막 시즌인 만큼 동료 배우들과 함께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포부가 그 어느 때보다 커요.
김우형_ 솔직히 제가 라다메스를 연기하는 건 2016년 공연이 마지막이 될 줄 알았어요. 나이도 있으니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내심 생각했죠. 지금에 와서 마음을 바꾼 건 이번이 <아이다>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에요. 제 꿈의 작품, 꿈의 역할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감사한 일이죠. 제 나이 서른에 <아이다>를 시작했는데 나이 마흔에 <아이다>를 끝내고 나면 어떤 마음이 들지, 그때 저는 또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하네요. 정성을 다해서 마무리 짓고 싶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3호 2019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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