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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2020년 창작뮤지컬 가이드 [No.196]

글 |박보라 2020-01-02 10,939

2020년 창작뮤지컬 가이드

 

올해 창작뮤지컬은 다양한 장르의 원작에서 변주되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또 제작사를 바꿔 새로운 변화로 궁금증을 자아내는 작품과 오랜 시간 관객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 돌아온다. 한 해를 꽉 채울 창작 뮤지컬을 소개한다.


 

인기 원작이 뮤지컬 무대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또 오해영>(3월 24일~5월 31일,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 1관)이 뮤지컬로 탄생한다. 원작 드라마는 2016년 방영 당시 케이블 채널에서는 드물게 최고 시청률 10%를 기록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와 그들 사이에서 미래를 보기 시작한 남자 박도경이 서로의 인생에 얽혀가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 ‘사르르’, ‘사랑이 뭔데’, ‘꿈처럼’, ‘너였다면’ 등의 드라마 OST가 뮤지컬 버전으로 편곡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뮤지컬을 위해 10곡 이상의 노래가 새롭게 추가된다. 

로마 제국의 노예 반란을 다룬 <글래디에이터>(4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도 초연된다. 하워드 패스트의 소설 『스파르타쿠스』는 실존했던 검투사 스파르타쿠스의 일대기를 다뤘는데, 1960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된 바 있다. 뮤지컬은 소설을 원작으로 기원전 70년경 로마에서 스파르타쿠스가 일으킨 노예 반란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다. 노예 반란은 결국 로마 군대에 패배하게 되지만, 약 6천 명의 노예들은 죽음을 선택하며 저항과 자유의 뜻을 굽히지 않는다. 뮤지컬은 로마의 노예 이야기를 통해 자유와 존엄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며 당시 로마 사회를 무대에서 사실적으로 재현할 예정이다.

<프랑켄슈타인>과 <벤허>로 한국 창작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준 왕용범 연출가는 올해 각각 영화와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글루미 선데이>와 <베르사이유의 장미>를 연달아 선보인다. <글루미 선데이>(4월 29일~ 7월 12일, 한전아트센터)는 ‘자살자의 찬가’라는 별명으로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죽음을 선택하게 만든 동명의 노래를 모티프로 탄생한 영화가 원작이다. 한 여자를 사랑하는 세 남자의 사랑과 우정, 증오와 복수가 낳은 비극적인 파국을 다룬다.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는 물론이고 반전을 거듭하는 사건들을 무대에서 긴장감 넘치게 구현해 낼 예정이다.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순정만화 <베르사이유의 장미>(11월 13일~2021년 2월 7일, 한전아트센터)는 프랑스 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대하드라마로, 가상 인물인 오스칼 실존 인물인 마리 앙투아네트가 주인공이다. 뮤지컬도 원작의 스토리를 따라 절대 왕정하에서 비참하게 생활하는 프랑스 민중의 현실을 깨닫고 혁명에 동참하는 오스칼 그리고 마리 앙투아네트와 페르젠 백작의 사랑을 그린다. 목걸이 사건과 바스티유 감옥 습격 사건 등 역사적 사실을 녹여낼 계획이라고. 

11월에는 대학로를 주무대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극작가 겸 연출가 오세혁이 웹툰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을 선보인다. 동명 웹툰을 음악극으로 탄생시킨 <세자전>(11월~2021년 1월, 유니플렉스 1관)이다. 조선에 어머니가 모두 다른 7명의 왕자들이 있었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공정한 경쟁을 통하여 가장 뛰어난 왕자를 세자로 삼겠다는 왕의 명령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원작이 유쾌하고 코믹한 에피소드로 인기를 얻은 만큼 재기 발랄한 요소가 기대된다는 평이다. 



 

새롭게 탄생한 다양한 이야기

제작사를 옮긴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와 <셜록홈즈>가 2월에 나란히 막을 올린다. <브라더스 까라마조프>(2월 7일~5월 3일, 자유극장)는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선과 악이 존재하는 인간의 본성을 다룬 초연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위한 방법을 모색할 예정. <셜록홈즈>(2월 15일~4월 19일, 광림아트센터 BBCH홀)도 새로운 제작사 플레이앤씨를 만나 오랜만에 돌아온다. 지난 2011년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을, 2014년 <셜록홈즈2: 블러디 게임>을 차례로 선보이는 시즌제 뮤지컬로 화제를 모았다. 동일한 캐릭터와 테마곡을 유지하면서 시즌마다 새로운 에피소드를 다루는 형식으로 구성됐다. 이번 공연은 시리즈 중 한 작품을 새롭게 각색해 재공연할 예정으로, 제작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가족에 대한 사랑을 주제로 감동을 전할 <로빈>(3월 10일~5월 17일,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이 첫선을 보인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빠와 사춘기 딸의 이야기로, 처음에는 서먹하던 부녀가 조금씩 가까워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린다. 2018년 CJ문화재단 스테이지업 뮤지컬 부분에 선정되어 쇼케이스를 개최했고, KT&G 상상마당 창작극 지원 사업 상상스테이지 챌린지에도 선정됐다. 

트라이아웃 공연을 마친 <차미>(4월 14일~7월 5일)가 정식 공연을 확정했다. 2016년 우란문화재단의 ‘시야 플랫폼; 작곡가와 작가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작품은 현실 세계에서는 소심하고 자신감 없는 차미호가 SNS 속 자신의 완벽한 모습인 차미를 만나며 일어나는 일들을 통통 튀는 음악과 코믹한 대사로 풀어냈다. 트라이아웃 공연 당시 작품에 숨어 있는 독특하고 코믹한 B급 요소가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지나 연출가가 <차미>의 프로듀서로 나설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높다. 또 한국 대학로 소극장에서 독특한 작품을 선보이는 이희준 작가와 박정아 작곡가가 의기투합한 <알렉산더>(4~6월, 드림아트센터 2관)가 초연 소식을 알렸다. 



 

스테디 뮤지컬의 귀환

한국 뮤지컬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이 돌아온다. 스무 해 가까이 사랑을 받은 <베르테르>, 10주년을 맞은 <마마, 돈 크라이>와 <서편제>가 그 주인공이다. 10주년을 맞아 개막하는 <마마, 돈 크라이>(2월 28일~5월 17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는 사랑을 얻고 싶은 인간과 죽음을 갈망하는 뱀파이어라는 컨셉으로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은 꾸준히 변화를 꾀하며 성장을 이루었는데, 2010년 초연은 콘서트형 모노 뮤지컬, 2013년 재공연부터는 2인극으로 구성했다. 2015년 세 번째 시즌부터는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보강해 이성과 본능이 대립하는 극적 재미를 더했다. 강렬한 록 스타일 뮤지컬 넘버와 특유의 키치한 감성으로 여러 시즌에 걸쳐 단단한 마니아층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괴테의 서간체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원작으로 한 <베르테르>(8~11월, 광림아트센터 BBCH홀)는 국내에 뮤지컬 붐이 일기 전이었던 2000년 초연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작품이다. 초연 당시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례적으로 팬덤이 형성되어 <베르테르>가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뮤지컬에서는 흔치 않게 실내악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무대로 베르테르의 사랑을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판소리와 한(恨)의 정서라는 전통적인 소재를 무대에 옮긴 <서편제>(12월~2021년 2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도 10주년을 맞아 오는 12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3년 만에 공연한다. 이청준 작가의 동명 소설과 이를 영화화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대중음악 작곡가 윤일상과 조광화 작가가 창작 과정에 참여해 한 가족이 예인으로서 각자 선택한 길을 걸어가면서 겪는 갈등을 아름답게 그려냈다. 특히 전통 판소리를 비롯해 록, 발라드 등의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음악과 담담하면서도 가슴 시린 가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6호 2020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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