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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포스터 속 주인공을 찾아라 [No.204]

글 |안세영 2020-10-08 3,541

포스터 속 주인공을 찾아라 

 

작품 컨셉을 한눈에 보여주고 첫인상을 좌우하는 포스터. 시즌별로 캐스팅이 바뀌고 멀티 캐스팅이 빈번한 공연의 경우, 특정 배우를 내세우는 대신 뒷모습이나 실루엣을 이용해 포스터를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다. 얼굴을 감춘 포스터 속 인물의 정체를 파헤쳐 보았다. 


 

2020년 <아랑가> 

 

꿈속의 여인과 꼭 닮은 아랑에 대한 사랑 때문에 파멸로 치닫는 백제의 왕 개로. 포스터는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곳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은 개로의 모습을 담았다. 포스터 모델은 송원근으로, 개로 역 더블 캐스트 모두 동일하게 사진 촬영을 했고 추후 작업 과정에서 배경과 잘 어우러지는 컷이 선정됐다. 

 


 

2019년 <보디가드> 

 

<보디가드>의 오프닝 넘버 제목이자 주인공 레이첼 마론을 상징하는 문구 ‘Queen of the Night’를 컨셉으로 포스터를 제작했다. 화려한 불꽃과 조명이 레이첼 마론을 감싸는(!) 모습을 통해 관객이 포스터를 보는 순간 슈퍼스타의 존재감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포스터 속 인물은 배우가 아닌 미국 국적의 전문 모델이다. 원작 영화에서 레이첼을 연기한 팝의 여왕 휘트니 휴스턴과 실루엣 싱크로율이 높은 모델을 찾아 섭외했다. 


 

2019년 <조지아 맥브라이드의 전설> 

 

막이 오르기 직전 케이시의 모습으로, 긴장과 설렘, 비밀스러움을 느낄 수 있도록 뒷모습 실루엣을 이용해 디자인하였다. 전체적으로 엘비스 프레슬리를 연상시키는 뒷모습이지만, 자세히 보면 긴 속눈썹이 케이시가 드래그 퀸 조지아 맥브라이드로 변신했음을 알려준다. 포스터 모델은 케이시 역 배우 중 한 명인 이상이로, 수준급의 기타 실력을 지닌 그가 기타를 안고 있는 모습이 가장 편안해 보여서 선택되었다. 



 

2019년 <팬레터>

 

<팬레터>에는 해진 선생님과 함께한 시절과 그와 헤어진 뒤, 두 가지 시점의 세훈이 등장한다. 세훈이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모습을 담은 포스터는 어느 시점의 세훈인지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도록 뒷모습으로 촬영했다. 세훈과 히카루의 모습을 담은 또 다른 포스터는 대칭 구도를 통해 두 인물이 동일한 인격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포스터 모델은 세훈 역의 백형훈과 히카루 역의 김히어라다. 


 

2019년 <그림자를 판 사나이> 

 

낯선 세계에서 방황하는 주인공 페터 슐레밀의 모습을 환상적으로 표현했다. 인물을 감싼 분홍색 연기는 촬영용 연막탄을 이용한 실사와 그래픽을 합성해 완성했다. 포스터 모델의 정체는 박규원으로, 그레이맨 역할을 맡은 그에게 포스터 모델을 요청한 이유는 디자인 당시 떠올린 인물과 가장 흡사한 체형과 키 때문이라고. 참고로 블라인드가 내려진 창문 너머 정체불명의 남자를 표현한 티저 포스터의 모델은 다른 사람인데, 그 주인공은 바로 포스터 촬영을 담당한 스튜디오의 한 스태프. 모델급의 비율을 자랑하는 스태프를 보고 홍보 팀이 컨셉 회의를 할 때부터 모델로 점찍어 놓았단다. 

 



 

2019년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의 주제인 ‘우리의 작은 외침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메시지를 포스터로 전달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임금에게 진짜 백성의 이야기를 시조로 전하는 주인공 단이 백성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세상을 내려다보는 모습을 표현했다. 정식 상업 공연으로 개발되기 전 학교에서 진행한 쇼케이스부터 작품에 참여한 양희준이 촬영에 임했다. 

 


 

2018년 <금란방> 

 

서울예술단 가무극 <금란방>의 포스터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조선 최고의 전기수 이자상 캐릭터를 표현했다. 작품의 핵심 소품인 매화 무늬 장옷 속에 비비드한 남성 수트를 매치해 성별이 불분명한 관능적인 인물을 표현했다. 전통과 현대를 믹스매치한 의상, 유연한 움직임, 남장 여자 등의 컨셉을 잘 소화할 단원이 누굴까 고심한 끝에 당시 신입이었던 무용단원 이은솔을 택했다. 그 이유는 신비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이미지 때문이라고.

 


 

2018년 <뱀파이어 아더> 

 

본인이 뱀파이어라고 믿는 아더는 매일 밤 자신의 저택 창문에서 하늘을 나는 연습을 하며, 언젠가 바깥세상으로 날아가는 상상을 한다. 포스터에는 저택에서만 살아온 아더의 바깥세상을 향한 호기심을 담으려 했다. 포스터 모델은 아더 역의 오종혁으로, 여러 사진 가운데 바깥을 바라보는 모습과 미세한 손동작이 의도한 컨셉과 가장 근접하여 최종 선택되었다. 

 


 

2017년 <아리랑> 

 

<아리랑>의 마지막 장면. 천장에서 수의가 내려오고, 무대 위 배우들이 객석을 등진 채 고개를 돌려 객석을 쳐다본다. ‘우리는 이렇게 살았소, 당신들은 어떻게 살고 있소?’라고 묻듯이. 2017년 포스터는 그 마지막 장면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먼저 간 선조가 지금 시대를 사는 우리를 돌아보는 것이다. 김성녀가 포스터 모델로 선택된 이유는 당시 팀에서 가장 연장자이자, 세월의 흐름과 공연의 깊이를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2017년 <시라노> 

 

초연 개막 이후 티저 포스터와 별개의 메인 포스터를 준비하고 있던 제작사는 관객에게 가장 많이 회자되고 사랑받는 장면이 1막 마지막 곡인 ‘나 홀로’의 엔딩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침 앞서 촬영한 해당 장면의 공연 사진 가운데 포스터로 삼기에 더할 나위 없는 컷이 발견되었는데, 그 완벽한 실루엣의 주인공은 바로 <시라노>의 프로듀서이자 타이틀롤을 맡은 류정한!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4호 2020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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