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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ISUUE] 뮤지컬 밀캠 판매자, 벌금형을 받다 [No.205]

글 |안세영 사진제공 |알앤디웍스 2020-10-15 7,152

뮤지컬 밀캠 판매자, 벌금형을 받다

 

지난해 6월, 알앤디웍스는 자사 공연을 허가 없이 녹음하거나 촬영한 자료(일명 ‘밀녹’, ‘밀캠’) 및 DVD, OST의 리핑 파일을 온라인에서 무단으로 판매해 온 13명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했다. 그동안 암암리에 성행하던 뮤지컬 밀녹·밀캠 거래에 처음으로 제작사가 법적 대응한 것이다. 그리고 고소장을 낸 지 1년여 만에 마침내 모든 고소 사건에 대한 처분 결과가 나왔다. 

 

*이 기사는 <더뮤지컬> 2019년 9월 호에 실린 ‘뮤지컬 밀녹·밀캠과의 전쟁에 나선 알앤디웍스’에 이어지는 후속 기사입니다.


 

실효성 부족한 처벌

피의자 13명은 각자의 거주지 관할 경찰서와 검찰청을 통해 수사를 받았다. 그 가운데 6명은 저작권법 위반으로 적게는 50만 원에서 많게는 3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다른 5명에게는 피의자의 연령과 전과, 범죄의 경중 등을 참작하여 저작권 교육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피의자의 죄가 인정되나 저작권위원회가 실시하는 교육을 이수하는 조건으로 기소하지 않은 것이다. 나머지 2명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고소 업무를 담당한 알앤디웍스 측 관계자는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라고 털어놨다. “직접 공연 영상을 촬영하여 고가에 판매한 피의자에게 강력한 처벌이 이뤄지길 바랐다. 그래서 추가 고소장까지 제출했는데 결과는 벌금 100만 원에 그쳤다. 피의자 13명에 대해 각각 다른 검찰청에서 판결을 내렸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기준에서 벌금의 차이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벌금형을 선고받은 6명 가운데 2명은 판매 목록에서 알앤디웍스 작품 관련 자료만 삭제하고 다시 불법 판매를 재개했다. 벌금보다 불법 판매를 통해 얻는 수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이들은 수백 개에 이르는 자료 목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극장 뮤지컬 한 편의 고화질 밀캠을 R석 티켓가에 맞먹는 10만 원대에 거래한다. 
 

유죄 판결을 근거로 제작사에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하기도 힘들다. 손해배상청구를 위해서는 피해자가 불법 행위로 인해 얼마만큼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는지 증명해야 하는데, 불법 판매자가 각각의 자료를 실제로 얼마에 판매했는지, 몇 건이나 판매했는지 정확히 파악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금전적 배상을 원한다면 고소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합의금을 받는 편이 낫지만, 알앤디웍스는 불법 판매자가 제대로 처벌받는 선례를 남기기 위해 합의하지 않았다. 알앤디웍스 관계자는 “유죄 판결을 받고도 죄의식 없이 판매를 재개하는 걸 보니 허탈했다. 하지만 고소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며 알앤디웍스 작품 관련 자료를 불법 판매하는 사례는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제작사의 연대가 필요한 때

제작사가 밀녹·밀캠을 비롯한 공연 자료 불법 판매자 처벌에 나선 전례가 없는 만큼 고소 과정에서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온라인에 게시된 불법 판매 글만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한 탓에, 알앤디웍스 측에서 일일이 불법 판매자에게 접촉해 자료를 구매한 뒤 거래 내역을 증거로 제출해야 했다. 또한 작품에 참여한 작가와 작곡가, 공동 제작사로부터 고소 위임장을 받아 제출했다. 라이선스 뮤지컬이라면 해외 오리지널 공연 제작사의 위임장도 함께 제출해야 한다. 알앤디웍스 관계자는 “공연 저작권에 대한 경찰 측의 이해도가 낮다 보니 불법 자료 판매를 위중한 사건으로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다. 많은 분들이 불법 판매자에 대한 제보를 보내주었지만 고소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알앤디웍스가 고소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아쉬웠던 점은 불법 판매자가 방대한 양의 공연 자료를 판매하고 있어도 자사 작품과 관련된 자료가 아니면 신고할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수백 개에 이르는 판매 자료 목록에서 알앤디웍스 작품과 관련된 자료 서너 개만 기준으로 처벌이 이뤄지다 보니 처벌 수위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무혐의 처분을 받은 2명 역시 타사 작품 자료를 판매한 증거는 있으나 알앤디웍스 작품 자료를 판매한 증거가 없어 무혐의로 풀려났다. 하지만 고소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득이 없고, 처벌이 이뤄지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다 보니 다른 제작사에 선뜻 고소를 권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희망적인 사실은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공연 실황 영상 온라인 스트리밍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다른 공연 제작사에서도 영상 불법 복제 빛 유통을 처벌하는 방법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현재 알앤디웍스는 한 대형 뮤지컬 제작사와 손잡고 추가 고소를 준비 중이다. 두 제작사는 불법 판매자 정보를 공유하고 증거 자료를 수집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 앞서 벌금형을 받고도 다시 판매에 나선 2명 또한 협력 제작사를 통해 다시 고소할 예정이다. 이번에도 죄가 인정되면 가중 처벌이 내려질 수 있다. 알앤디웍스 측 관계자는 “대극장 뮤지컬은 티켓 가격이 비싸고 유명 배우가 출연하기 때문에 그만큼 밀캠도 고가에 거래된다. 중소극장 뮤지컬을 주로 제작하는 알앤디웍스보다 대형 뮤지컬 제작사에서 고소에 나설 때 파급력이 더 클 것이라 기대한다. 이번에 처벌 결과가 나오면 다른 뮤지컬 제작사에서도 하나둘 행동에 나서지 않을까?”라며 기대를 드러냈다.

 

저작권 의식 돌아보기

알앤디웍스는 지금도 정기적으로 온라인에 올라오는 불법 판매 글을 검색해 포털사이트에 게시물 중단 신청을 하고 있다. 대부분 고소가 아닌 경고 조치에서 끝내고 있지만, 사과는커녕 적반하장 식으로 나오는 판매자에게는 강경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한번은 카카오채널에서 알앤디웍스 작품의 MR(반주 음악)이 판매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판매 중단을 요구했다. 그런데 판매자가 실제 뮤지컬에 사용되는 MR이 아니라 본인이 원곡을 듣고 따라 연주하거나 가상 악기를 믹싱해 만든 것인데 뭐가 문제냐고 당당하게 얘기하더라. 심지어 자신이 만든 MR을 재배포·재판매하는 사람은 법적 조치하겠다는 경고까지 내걸고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원저작자의 2차적저작물 작성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이다.” 
 

이처럼 불법 판매는 저작권에 대한 의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근절되기 힘들다. 알앤디웍스가 처벌 수위가 낮은 것을 알면서도 불법 판매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대처하는 이유도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길 바라기 때문이다. 알앤디웍스 관계자는 “불법 판매를 막으려면 구매하는 사람부터 없어져야 한다. 공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구매했겠지만, 결론적으로 공연 시장을 무너트리는 행위라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5호 2020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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