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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천천히 걸어가는 모든 사람을 위해…뮤지컬 <천 개의 파랑> 프레스콜

글 |이솔희 사진 |서울예술단 2024-05-23 1,097

 

서울예술단의 신작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은 천선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폐기를 앞둔 휴머노이드 기수 로봇 콜리, 안락사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 그리고 각자의 상처를 품고 살아가는 세 모녀 연재, 은혜, 보경의 이야기다. 이들의 모습을 통해 로봇, 동물, 인간의 종을 넘어선 회복의 연대를 따뜻하게 그려낸다.

 

김태형 연출가, 김한솔 작가, 박천휘 작곡가가 힘을 합쳐 소설을 뮤지컬로 재탄생시켰다. 김태형 연출가는 “작가, 작곡가님과 함께 꽤 오랜 시간 개발한 작품이다. 대본을 어떻게 쓸 것인가, 공간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생소한 존재를 어떻게 무대에 올릴 것인가 수차례 회의를 거쳤다.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 로봇, 동물을 꼼꼼히 챙기는 대본과 무대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망가진 로봇, 안락사를 앞둔 말, 여러 상황으로 인해 앞날을 기대하지 못하는 연재, 장애를 가진 채 살아가는 은혜, 과거에 멈춰있는 보경 등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전,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천천히 가도 뒤처진 것이 아니라는, 천천히 가는 이들을 함께 걷는 동반자로서 바라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애썼다”고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봇 콜리와 경주마 투데이는 이지형 퍼펫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무대 위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이지형 디자이너는 “인간과 로봇과 동물이 공존하는 무대를 만들고자 했다. 로봇은 더 로봇답게, 동물은 더 동물답게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콜리 퍼펫은 키 160cm에 9kg 정도의 무게가 나간다. 투데이 퍼펫의 무게는 40kg에 달한다. 퍼펫은 배우와 퍼펫티어가 함께 조종한다. 이지형 디자이너는 “3D 프린터로 제작했다. 플라스틱 소재를 파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작업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었다. 배우들도 상당한 무게를 짊어진 채 연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퍼펫을 뮤지컬 무대에서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 이지형 디자이너는 “퍼펫이 인간과 동등하게 무대에 설 수 있길 바라왔다. 기존에는 인간 중심의 공연이었다면, 점점 퍼펫과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이 되고 있는 것 같다 기쁘다”고 말했다. 김태형 연출가는 “인간 중심의 지구에서 소외당하는 존재들에 대한 작품이다. 그렇기에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퍼펫)이 무대 위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 자체가 흥미롭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인간과 다른 존재를 표현할 때 퍼펫을 사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다양한 양식의 공연이 한국에서도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마이걸 효정의 첫 뮤지컬 데뷔다. 뮤지컬 데뷔 소감을 묻자 효정은 “새로운 설렘과 행복을 느꼈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연습을 하면서 내가 뮤지컬 무대 위에서 집중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 관객분들이 저를 도와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대에만 집중되는 관객분들의 기운이 제게 에너지를 줬다. 짜릿한 감정이 들었다. 새로운 매력에 빠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연재는 저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에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표현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효정과 함께 연재 역을 맡은 서연정은 “원작 소설을 읽으면서 연재를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 무뚝뚝하고 차가웠던 연재가 콜리를 만난 뒤 밝고 따뜻해지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싶었다”고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했다.

 

로봇 콜리 역은 윤태호와 펜타곤 진호가 번갈아 가며 연기한다. 윤태호는 “콜리가 로봇의 언어로 무심하게 말하지만 그 속에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런 말들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진호는 “원작을 읽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관객분들도 저와 같이 이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공연을 준비했다. 또, 로봇의 관점으로 연재 가족을 봤을 때 내가 이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민하면서 연습했다”고 이야기했다.

 

<천 개의 파랑>은 오는 26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이후 국립예술단체 전막 공연 유통사업의 일환으로 제주문화예술진흥원 제주문예회관에서 12월 7일과 8일 양일간 공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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