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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규·최정수가 전할 일흔 살 노인의 꿈, <나빌레라> “잔잔하면서 깊은 울림을 전할 것” (연습 현장)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9-04-18 4,003
웹툰 『나빌레라』가 서울예술단을 통해 창작가무극으로 탈바꿈한다. 일흔 살에 발레에 도전하는 노인과 부상 때문에 방황하는 스물세 살 청년 채록이 발레를 매개로 우정을 쌓아가는 이야기다.

『나빌레라』는 다음웹툰에서 2016년 7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1년 이상 연재하며 연재 랭킹 1위, 독자 평점 1위를 유지했다. 



4월 17일 오전 서울예술단 연습실에서 공개한 연습 현장에 참석한 원작자 훈(HUN) 작가는 “원작을 만드는 과정에서 진심을 담아서 열심히 하려고 정말 노력했다. 좋은 기회가 닿아서 다른 창작물로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기다려진다”고 설레는 마음을 말했다. 공동 원작자인 지민 작가 역시 “발레 만화를 한다고 처음 들었을 땐 당황스러웠는데 2~3년이 흘러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걸 보고 있으니까 감격스럽다. 다음 작품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유희성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나빌레라>는 2019년 라인업 계획에 없었던 작품이라며 기획팀 주미석 PD가 퇴근 무렵 들고온 원작을 밤 11시가 되도록 읽었다고 했다. “얼마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나서 울면서 봤다. 이 정도로 감정을 건드리고 감동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면 충분히 만들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에 <나빌레라>로 바로 바꿨다”고 했다.

훈 작가는 “발레와 노인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꿈과 열정, 가족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노인이 발레한다는 설정이라고 했을 때 의견이 엇갈렸다. 모두 말이 안 된다고 했더라도 결국 하려는 이야기가 전달되면 의미를 독자들이 해석하고 찾아주실 거라 생각했다”고 『나빌레라』 기획 과정을 회상했다. 



박해림 작가는 “원작을 훼손하거나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각색했다. 이것이 노래와도 연관이 되어 있다. 공연성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큰 주안점이었다”고 각색 방향을 공개했다. 

<호프>로 성공적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김효은 작곡가는 “원작을 대성통곡하면서 봤다”며 “따뜻하고 인간적이면서 용기를 주는 작품이다. 연출 방향에 맞춰서 잘 구현하려고 노력했다. 악기 편성이나 편곡도 좋은 원작에 방해되지 않게 드라마와 잘 맞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국립발레단 출신 발레리노로 안무가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유회웅 안무가는 “발레는 어렵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땀흘리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연습해서 아름답게 잘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서재형 연출은 진선규와 최정수를 덕출 역으로 캐스팅한 것에 대해 “두 배우 다 동갑이고 덕출을 연기할 수 있는 가장 나이 많은 나이”라는 이유를 공개했다. 꿈과 열정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를 표현할 수 있으면서 노래도 가능해야 하고, (발레를 위한) 몸도 갖춰야 하는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하다 보니 두 배우가 출연하게 되었다는 설명이었다. 

진선규는 “발레를 정식으로 처음 배웠다.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하기 전인 3월 초부터 발레 연습을 안무가와 열심히 했다. 다 어려웠다. 발끝도 아프고 스트레칭도 안 되고 동작도 안 됐다. 최대한 열심히 배우고 있는데 이런 상태로 공연을 하면 덕출과 비슷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닐까 싶었다”고 발레를 익히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진선규는 <범죄도시>, <극한직업> 등 최근 출연 영화가 모두 성공을 거두며 천만 배우로 발돋움했다. 차기작에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는 <나빌레라>를 택했다. “공연을 위주로 활동했는데, 짧은 시간에 운 좋게 영화가 잘 돼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좋은 시나리오 제안도 많았지만 <나빌레라> 제안을 받고 제목만 듣고 무조건 하겠다고 결정했다”고 출연 결정 과정을 들려주었다. 

“천천히 꿈을 향해 갔다. 웹툰을 보면서 덕출이 제게 얘기하는 것만 같았다. 감동도 느꼈다. 다시 한 번 초심에 대해 진심 어리게 얘기해 보고 싶었다.  지금은 아주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든다”

진선규는 <난쟁이들>에서 노역을 소화한데 이어 다시 한 번 노인을 연기하게 됐다. 사실적으로 시각화해야 하는 드라마가 아닌 뮤지컬이기 때문에 “관객들도 제가 노인이 아닌 걸 알고 보러 오실 거라 생각한다. 외양에 집중하기 보다 덕출의 가치관을 이해하면서 연기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예술단 맏형이 최정수는 “원작을 보고 많이 울었다. 공연으로 만들어지면 울림과 감동이 더하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했다. “주변 할머니나 어르신들을 보고 연기에 이입하려 노력했다. 알츠하이머를 겪는 분들의 상황도 봤다. 지금의 내가 나이를 몇십년 더 먹었다고 생각하면 노인이 되지 않을까 했다. 상황이 전달되면 심덕출로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연기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채록 역을 맡은 서울예술단 단원 강상준은 “발레를 정말 멋있게 보이려면 1~2년은 연습해야 할텐데,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발레리노처럼이라도 보이고 싶어서 10㎏ 정도 감량했다”며 작품을 향한 열정을 보여주었다. “발레는 잘 서고 걷고 앉는 기본적인 것에서 나오는 태의 아름다움이 매력이라 속일 수 없더라.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매일 스트레칭하고 있다. 발레가 어렵지만 매력이 커서 공연이 끝나도 계속 발레를 할 것 같다”며 발레의 매력을 언급했다. 

서울예술단 단원으로서 포부도 밝혔다. “무용 파트인데 노래도 잘해서 (무용수에서 배우로 변신한) 정수 선배님처럼 저도 <나빌레라>를 계기로 (발레를 해서) 공연에서 무용 파트가 필요하다면 참여하고 싶다. 그래서 무용이건 연기건 노래건 종합적으로 하는 배우들이 모여서 만드는 가무극이라는 인식을 심어드리는 것에 일조하는 것이 작은 꿈이다. 단원으로서 늘 열심히 하겠다”



<광화문연가>에 이어 두 번째 뮤지컬에 도전하게 된 이찬동(채록 역)은 “보컬그룹이라 살면서 발레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몸이 뻣뻣한 탓에 유연성을 기르고 스트레칭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고통을 참아내는 시간 만큼 대가가 돌아오는 게 발레의 매력 같다. 점차 동작도 미세하게 예뻐지고 멋있어지더라”며 “공연이 끝난 후에도 몸을 쓸 수 있는 작품을 할 기회가 온다면 가능하도록 계속 발레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유희성 이사장은 “<나빌레라>는 서울예술단의 토대인 한국 무용이 아닌, 발레를 기본으로 하는 첫 작품”이라며 “춤에 능한 단원들이 많고 발레를 했던 단원도 많아서 발레리나 혹은 발레리노 못지 않은 테크닉을 구사할 거라 생각한다. 드라마에 맞는 발레로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지 않을까 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서재형 연출은 “발레를 정말 잘해야 하는 작품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웹툰만큼 출 수 있는 배우는 국립발레단 등 일부밖에 없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며 “발레를 드라마와 어우러지게 하면서 발레를 잘 사용하는 것이 <나빌레라>에서 핵심일 것”이라고 말했다. 

“쉬운 뮤지컬이 아니다. 공연을 보시면 잔잔하면서 깊은 울림을 전할 거다. 집에 못들어갈 정도로 창작진과 배우 모두 피땀흘리고 있다.”며 어렵지만 잘 준비해서 공연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예술단이 새롭게 선보이는 <나빌레라>는 5월 1일부터 12일까지 약 2주 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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