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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전면에 내세운 2019년 <그리스> “새롭게 선보이고 싶었다” (프레스콜)

글 | 안시은 기자 2019-05-09 3,670
<그리스>가 6년 만에 공연하면서 대대적으로 변신했다. 2003년 국내 초연 이후 가장 큰 변화였다. 무대 전면에 LED를 배치하고 대대적으로 편곡하는 등 새로운 옷을 입었다. 

<그리스>는 1972년 세계 초연했고, 1978년에는 동명 영화로 개봉하여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뮤지컬 영화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빌보드 팝앨범 차트에 12주 연속으로 1위에 올랐고, 정식 앨범은 발매 당시 8백만 장이 판매됐다. 광고, 방송 등 다양한 장르에서 꾸준히 활용되며 현재까지도 사랑받는 작품이다. 





달라진 <그리스>
오디컴퍼니는 그간 서사가 강한 작품을 많이 선보였다. 지난 8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진행한 프레스콜 기자간담회에서 신춘수 프로듀서는 오랜만에 쇼뮤지컬을 하다 보니 “쇼뮤지컬과 코미디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했다.

특히 달라진 상황이 그랬다. 그는 “쇼뮤지컬 코미디를 바라보는 시선 때문에 힘들었다. 즐겁게 만들어 보려 했지만 저 역시도 30대 초반이던 초연 때는 즐거운 마음으로 했는데 50대가 되어 하다 보니 (즐거움보다는) 쇼뮤지컬을 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무게감이 많이 느껴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현재 감성에 (맞춰) 새롭게 선보이고 싶었다”고 변화를 감행한 이유를 밝혔다. 최근 복고를 새롭게 해석한 뉴트로(NEW+RETRO) 작품이 많아 현재에 맞게 관객들에게 선보이고 싶었다는 것. “(영화에) 팝콘무비가 있듯이 즐겁게 볼 수 있는 뮤지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컴퍼니가 택한 변화는 무대와 영상의 결합이었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1950년대 (배경인) 작품을 현재 감성으로 표현하면서 LED를 택했다. 무대 전면에 LED를 배치한 건 흔하지 않았다. 신선하고 도전적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대극장에서 오랜만에 다시 선보이면서 대본을 대대적으로 수정했다. 신 프로듀서는 “나열식 에피소드였는데 ‘오늘에 충실하자’라는 (일관된) 주제를 통해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으려 했다. 캐릭터도 입체화했다”고 했다. 

음악도 대부분 MR을 썼던 것에서 라이브 연주를 택했다. “<그리스> 기존 공연에서는 라이브로 연주한 적이 많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새롭게 편곡하고 전면 수정했다. 배우들의 목소리에 맞게 준비했다. 예전 음악을 지금 스타일로 세련되게 편곡해서 전하고 싶었다”고 신 프로듀서는 음악 변화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팝시컬 프로젝트
<그리스>와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한 바 있다. 핑크레이디와 티버드가 ‘팝시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가수로서 방송 활동까지 펼쳤다. 신 프로듀서는 “스타시스템에서 벗어나 스타메이킹을 한다는 건 뮤지컬에선 어려운 일”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대중 매체를 통해 노출되는 영화 혹은 드라마에서는 금세 스타가 되는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뮤지컬에선 십 년 이상 거쳐야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기 때문에 짧은 방송 활동으로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되긴 어려운 것 같다”는 것. 

신 프로듀서는 “차세대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한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배우 발굴을 강조하면서 “프로젝트 그룹도 대중에게 먼저 선보인 후 무대에서 연기하는 모습을 보이려 했다”고 했다.

향후 프로젝트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티버드와 핑크레이디는 방송에선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세평을 전했다. 이어 “이들은 배우인데 가수로서 더 활동하는 건 쉬운 작업은 아닌 것 같다. 가수로소 인정받기 위해선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뮤지컬 배우로서 장점을 방송을 통해선 충분히 선보였다”는 말로 지속 여부에 대한 답을 대신했다. 

방송 노출 빈도수와 티켓 판매는 비례하지 않았다. “알려진 작품과 유명한 배우를 선택하는 경향”이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것. 때문에 단기 프로젝트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두 그룹이 다른 영역에 도전하면서 성숙하고 성장한 점을 성과로 꼽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뮤지컬 배우들이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스타 메이킹은 힘든 작업이었다. 배우들이 성장하면서 신뢰를 얻게 되면 말했던 스타 메이킹이 된 것일 것”이라고 했다. “<그리스>를 통해 많은 뮤지컬 스타가 탄생했다. 출연 배우들의 성장과 에너지, 열정을 보면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스타등용문 <그리스>
신 프로듀서는 “신인 배우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설 수 있는 무대”라며 “오랜 기간 선발했다. <그리스>를 통해 데뷔하는 배우들이 많다”고 했다. 새로운 배우들과 함께하는 것은 <그리스>의 또다른 목표라며 “조금은 거칠고 덜 세련되었더라도 공연을 거듭할수록 멋진 배우로 성장할 거라 믿고 있다”고 배우들에 대한 두터운 믿음을 표했다. 



‘스타등용문’이라는 수식어에 대해 배우들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남자 주인공 대니 역을 맡은 서경수는 “형님, 누님, 선배님을 뺀 학생 배역 중에선 처음으로 맏형 중 한 명이다. 부담보다는 연습 때부터 동료들을 만나서 진심으로 고맙고 기쁘고 행복하다. (예전엔) 무대에서 지치고 힘들면 가끔 엄마를 떠올렸는데 요즘은 동료 얼굴을 떠올린다. 그만큼 소중한 존재들이다. 더 멋지고 행복한 순간을 많이 보냈으면 좋겠다. 훨훨 날아올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같은 역을 맡은 김태오는 “부담보다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노래, 연기, 춤을 잘 소화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다”고 작품에 몰입한 모습이었다. 티버드 멤버로도 활동했던 김태오는 “오히려 팝시컬 프로젝트 활동으로 연습할 때 피해되지 않을까, 못따라가지 않을까란 걱정은 했다”고 했다. 



<그리스>로 뮤지컬에 데뷔한 정세운(대니 역)은 “스타등용문이란 것에 대한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주어진 역할과 팀에 집중하면서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무대를 보여드릴까 하는 목표로 다함께 걸어갔다”고 했다. 

가수로 활동하다 뮤지컬을 해보니 “새로운 도전이다. 사람이 익숙지 않은 것을 처음 마주치면 두려움을 많이 느끼게 되지 않나.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두려움이 즐거움으로 바뀌는 경험을 했다”고 뮤지컬에 적응한 모습이었다. 

스스로도 벽을 하나씩 깨어가는 것이 즐거웠고, 개인으로도 성장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작품을 한다는 느낌을 떠나서, 인생에서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다. 열심히 열정을 다해 임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정세운은 B형 독감으로 첫 공연이 늦어졌다. “관객 분들, 배우 분들, 스태프 분들에게 피해를 끼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다”라며 먼저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현재는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돌아왔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지금 정말 좋다. 완전 최고다”라며 몸을 잘 관리해서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자 주인공 샌디 역할도 오랜만의 공연과 함께 변화했다. 이 역을 맡은 양서윤은 “<그리스>를 예전에 세 번 정도 봤는데, 샌디는 청순하고 예쁘고 순종적인 느낌이라 개인적으론 눈에 들어오지 않는 캐릭터였다”고 작품을 하기 전 갖고 있는 샌디 캐릭터에 대한 인상을 털어놓았다. 

이번 공연에선 대본이 달라졌고, 연출과 컴퍼니와 소통하면서 발전해 나갔다. “2019년 공연에서 샌디는 주도적으로 살고자 한다. 예전엔 친구들에게 이끌려서 변한 것 같다면, 지금은 한 번 쯤은 이렇게 살아도 되지 않나 하면서 스스로 결정을 내린다. 이번 공연 샌디는 주도적인 모습이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이 많이 비춰졌으면 한다. 샌디를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같은 역을 맡은 한재아 역시 “예전의 샌디는 전형적인 여자 주인공 같았다. 2019년이니까 조금 더 솔직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결정하고 똑부러지게 전하는 모습이 되지 않았나 생각했다”고 샌디 역의 변화에 대해 말했다. 



신춘수 프로듀서는 “공연 초반이라 긴장도 된다. 최근에는 무겁고 진중한 뮤지컬이 많은데 관객들이 뮤지컬에 쉽게 입문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리스>를 제작했다. 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인사했다. 

한편, 4월 30일 막을 올린 <그리스>는 8월 11일까지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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