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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돌아온 <오펀스>, “<오펀스>는 지금 대학로의 현상” (프레스콜)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19-09-08 4,094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는 세 인물을 통해 따뜻한 위로를 전하는 <오펀스가> 2년 만에 공연 중이다. 이번 공연에는 초연에 참여했던 박지일, 김바다를 비롯해 김뢰하, 정경순, 김도빈, 최유하, 박정복, 최수진, 현석준 등이 합류했다. 




격려를 전하는 공연
이번 공연은 ‘격려’에 보다 초점을 맞췄다. 지난 6일 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김태형 연출은 초연 당시 <오펀스>가 격려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지만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로부터 위로 혹은 격려를 얻었다는 얘길 많이 들었던 일을 떠올렸다. 

김태형 연출은 격려는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진심을 다해 격려해주는 일은 드물더라고 했다. “저도 후배든 동료든 선배든 최선을 다해 격려해준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반대로) 누군가가 저를 진심으로 격려해준 적도 없었다”고 경험을 떠올리며 <오펀스>에서 극한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서로를 격려하는 모습을 보면서 괜찮다고, 힘내라고, 잘해왔다고 격려해주는 느낌이 전달되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것이 아닌가 짚었다. 

초연을 하며 느낀 점들 덕분에 배우들과 연기에 더 집중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찾으면서 작업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격려받아야 하는 대상부터 무엇을 격려해줘야 하는지가 (보다) 선명해져서 재공연을 할 때 기본적인 무대 미장센과 그림들이 정리가 돼있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김태형 연출은 2년이 흐르면서 초연에 쓰인 단어 혹은 장면을 다시 검토하면서 혐오적이거나 차별적인 요소는 덜어내려 했고, 일부 대사나 장면 설정을 수정하는 등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초연 배우들의 기다림
초연에 참여했던 박지일과 김바다는 재공연을 기다렸다고 입을 모았다. 박지일(해롤드 역)은 “관객들이 위로받고 격려받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매일 감동을 받으며 공연했다. 2017년 공연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서 그리웠다”며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보여주었다. 고대하고 기다렸던 만큼 관객들도 같은 마음이었더라고 했다. 

그는 “연기했던 인물들이 마음에 오래 남아있기도 하지만 금방 사라져버리기도 하는데 해롤드는 마음에서 곰삭아서 잘 익었다”는 말로 기대감을 높였다. “잘 익어서 숙성된 음식이 더 맛있지 않나. 제 안에서 더 곰삭아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어 새롭게 참여한 배우들뿐 아니라 젠더프리 캐스팅으로 참여한 여성팀까지 모두 새롭다며, 2019년 공연은 훨씬 더 새롭고 개성있는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김바다(필립 역) 역시 “많은 관객 분들이 기다려주셨다고 얘길 들었는데 저도 많이 이 작품을 기다렸다”고 했다. 그는 “작품을 끝내면 에너지 혹은 감정을 소진만 시키는 작품도 있는데, <오펀스>는 배우도 스스로 채워져 가는 공연”이었다고 회상했다. “메시지가 분명한데, 격려와 위로도 줄 수 있는 작품”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그는 “필립의 순수한 모습이나 가벼운 몸짓을 조금이라도 더 잘할 수 있을 때 (다시) 하고 싶었다”면서 달라진 점으로 구두 색깔을 꼽았다. 갈색에서 옅은 노란색으로 바뀌었다고. 

김바다는 공연을 잘 보러 오지 않는 부모님에게 보러 오시라고 하고, 비연기자 친구들에게도 공연을 보여주고 싶어 먼저 연락했던 일화를 들려주며, <오펀스>는 그런 작품이라고 했다.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이 보셨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작품이다. 많은 분들이 보시면 좋겠다” 




뉴 캐스트가 느낀 <오펀스>
새롭게 참여한 배우들의 작품을 향한 애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트릿의 동생인 필립 역을 맡은 현석준은 “2년 전 초연을 보고 정말 하고 싶었고, 욕심나는 작품이었다. 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며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같은 역을 맡은 최수진은 이번 작품이 첫 연극이다. 연극에 도전하면서 어려운 점으로 마이크 없이 연기해야 하는 것을 꼽았다. “(뮤지컬에서는 마이크를 쓰기 때문에) 얼마나 마이크에 의존하면서 공연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조곤조곤하게 말한다. 크게 말하는 걸 싫어해서 객석까지 다 들리도록 에너지를 내야 하는 게 어렵다” 

때문에 목이 많이 아프기도 하지만, 그것을 상쇄할 만큼 재밌다고 했다. 마이크를 쓰지 않는 대신 마이크 테스트를 하지 않아도 되는 점과 의상이 편해서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점이 즐겁다고 했다. 

최수진은 공연에 대한 마음을 전하다 눈물이 차오르기도 했다. “무대에서 제가 하는 이야기를 관객 분들이 보고 가실 때 또 1주일을 살아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한다. ‘어제 본 공연 덕분에 힘이 나고 왠지 기분이 좋네?’란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이 무대에 서는 이유고 목적이다” 

최수진은 “<오펀스>를 하면서 더욱 그렇다”면서 “공연이 끝나면 기분 좋고 해소된 기분을 느낀다.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특별하게 더 감사하다. 선물 같은 작품이다. 어떤 이야기이기에 배우가 이렇게 행복해 하는지 꼭 와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오펀스>를 하며 행복한 마음을 고스란히 전했다. 



필립의 형 트릿 역을 맡은 최유하도 “‘공연을 하면서 이렇게 행복해질 수 있나?’라는 의문을 매회 던지는 작품”이라고 했다. 공연이 끝나면 무대 밖에서 최수진과 이유 없이 꺄르르 웃곤 해서 함께 공연하는 정경순에게 ‘너넨 왜 그렇게 매회 웃니?’란 말을 듣기도 한다고. “그냥 기분이 좋아서 웃게 되는 작품”이라며 그런 행복과 즐거움을 전하고 싶은 바람을 전했다. 

제작사에서 책자에 싣기 위해 ‘<오펀스>가 어떤 작품인지’ 물어봤을 때가 마침 배우로서 어떻게 하면 더 잘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였다고 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2019년 나에게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게 해준 지도 같은 작품”이라고 말했다며, “이 작품을 읽고 격려를 받았기 때문에 관객 여러분께 느낀 그대로 전달하고 싶다”고 했다. 



같은 역을 맡은 박정복은 “(같은 역을 맡은) 김도빈, 최유하와 트릿을 다함께 고민하면서 만들었다. 그것을 잘 표현하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라며 작품에 임하는 각오를 말했다. 



김도빈은 ‘격려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맡은 역과 닮은 점으로 꼽았다. 그러자 이를 들은 정경순도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관심받고 싶어하고, 세상의 주인공은 나라고 하고, 칭찬받고 싶어하고 칭찬을 받으면 더 열심히 하는 게 비슷하다” 

트릿처럼 욕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다르다고 했다. “예전엔 욕을 많이 했는데 결혼도 하다 보니 욕을 많이 안 하게 되더라”고 했다. 

부유한 갱스터로 트릿에게 납치되는 해롤드를 연기 중인 김뢰하는 그간 연기해온 역할과 다른 성격이라 고민이 많았던 모습이었다. 그래서 “반듯한 인상은 어던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고. “무대에서도 영화에서도 세거나 독특한 인물을 많이 연기했다. 해롤드는 과거엔 험하게 살았을지 몰라도 현재는 젠틀한 인물 같았다. 그것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젠더 프리 캐스팅
이번 공연에서 가장 큰 변화는 젠더 프리 캐스팅이다. 초연에서는 모두 남자 배우가 무대에 섰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정경순, 최유하, 최수진 등 여성 배우도 참여해 팀을 이뤄 공연한다. 성사된 배경엔 김태형 연출이 있었다. 

김태형 연출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여성 배우들과 같이 하고 싶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제작사에서 잘 받아주셔서 어렵사리 성사됐다”고 과정을 들려주었다. 

여성 캐스팅을 주장했던 배경엔 여성이 여성에게 위로받으면 더 큰 힘이 될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남자가 여성에게 격려해주는 것도 큰 위로가 될 수 있지만, 여성의 목소리로 여성들이 격려를 받는다면 더 강력하고 직접적이고 솔직하게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공연에서 전하는 이야기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일 거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캐릭터 성격은 남성적이지만, 그들이 하는 이야기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이야기일 거라 남자가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김태형 연출은 더 많은 여성 배우들이 무대에 서길 희망했다. 많은 작품을 대학로에서 해온 덕분에 주장하면 관철시킬 수 있는 최소한의 영향력이 있다며 “이럴 때 내가 갖고 있는 힘을 이럴 때 써야지, 아니면 언제 쓸까 했다”고. “기회만 주어진다면 재능과 능력이 있어서 훨씬 더 훌륭하게 연기할 수 있는 정경순, 최유하, 최수진 같은 배우들이 앞으로 이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끊임없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여성 배우들도 남성 배우와 같은 회차에 출연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정확히 정리된 것은 없지만 이번 시즌에선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젠더프리 캐스트로 출연하게 된 정경순은 “남자로 설정된 해롤드를 연기하는 것 자체가 매력”이라고 했다. 특히 “위로를 주고 대사 하나 하나에 감동받는 모습에 더 감명 받았다”면서 “관객 리액션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오펀스>를 하면서 느낀 점을 말했다. 

최유하는 “살아 생전에 이런 역할을 해보는구나란 생각도 했다. 진심으로 기쁘다”고 남성이 연기하던 배역에 출연하는 소감을 말했다. 힘든 점 하나 없이 매일 즐겁고 새롭게 하고 있다고도 했다. 

“여성과 남성 캐릭터가 명확히 구분되는 건 있지 않나. 남성적 캐릭터를 연기해 본다는 게 매일 흥분되고 새롭다. 매회 공연할 때마다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로 좋은 점밖에 없다”며 즐거운 모습을 보여줬다.  




현재 대학로를 보여주는 작품
팀내 연기자 중 최고참인 박지일은 “<오펀스>는 지금 대학로의 한 현상”이라고 했다. “관객들은 이야기를 보고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감정 이입을 해서 뜨거운 호응을 보내는 것이다. 배우들을 보면서 격려받는 인물들에 감정 이입이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그 과정을 통해 가슴 깊이 간직할 감동을 받는 작품”이더라며 공연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받았던 인상과 작품에 대한 감상을 떠올렸다. 

초연 당시 이런 점을 느끼면서 보람이 컸는데, 이번에도 작품을 기다려주고 많은 소문을 듣고 찾아온 관객들을 보면서 “이건 오펀스 현상이구나. 사회적 의미를 많이 담고 있는 작품이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김태형 연출은 “즐거움과 격려, 생각한 것들을 관객 분들에게 드리기 위해 배우와 스태프들 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다”면서 “텍스트의 힘인지, 프로덕션의 힘인지는 모르겠지만 매회 최선과 혼신을 다해 하고 있고, 관객 분들도 촤선을 다해 봐주시는 공연”이라고 했다. “많이 찾아와서 좋은 이야깃거리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한편, 진심어린 위로와 격려를 전하는 연극 <오펀스>는 11월 17일까지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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