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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지바고> 주지훈, 그러다보니 여유로워졌다

글 | 안시은 | 사진 | 안시은 2011-12-01 3,469

지난 1121, 201022일 입대했던 주지훈이 육군 현역 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다. 제대 즈음 전해졌던 소식은 그의 <닥터지바고> 캐스팅이었다. 복귀 첫 작품을 뮤지컬로 시작하는 것부터 입대 전 밝히지 않았던 심경들까지 무성한 궁금증을 낳았던 주지훈이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춘수 대표와 함께 1130, 그랜드 앰배서더 호텔에서 <닥터지바고>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사실 <닥터지바고> 기자간담회는 이미 한 주전 제작발표회 형식으로 한 차례 열린 바 있다. 당시 홍광호, 김지우, 전미도, 최현주 등 주요 배우들이 참석해 <닥터지바고>의 음악을 선보였고, 신춘수 대표는 작품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출연 확정 소식이 들렸던 주지훈 만은 만날 수 없었다. 왜였을까?

 

신 대표는 주지훈 씨가 제대하고 난 직후라 그랬다고 답했다. 그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선 무대에 대한 열정, 준비하고 있는 자세, ‘지바고를 빛나게 해줄 거란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무대를 향한 마음이 굉장히 경건하다는 사실에 놀랐고, 삶의 철학에 대해 알게 되면서 놀랐다고 언급했다.

 

신 대표가 말한 삶의 철학처럼 주지훈은 자신만의 신념이 확고한 배우였다. 답변마다 고심해온 삶의 흔적들이 묻어났다. 말 한 마디도 잘못 전해질까 조심스러워 하기도 했다. 겸손한 자세를 잊지 않았고 과오를 인정하는 솔직한 모습도 보였다. 지난 몇 년 간의 시간들을 통해 서른을 맞은 그는 한층 여유로워지고 성숙한 모습의 배우가 돼있었다.

 

 

Q) 제대한 소감은?

눈을 감았다 떠보니 3년 정도가 지나있네요. 군대도 갔다 왔고 제대한지도 9일됐죠. 제대하고 나선 크게 실감나지 않았는데, 왜냐면 계속 똑같았거든요. 말년휴가를 장기간 나와있었고 다들 똑같이, 그 안에 개인적인 스케줄들 소화하고 있었어서 딱히 제대한 기분이 안났어요. 그런데 플래쉬가 빵빵 터지니까 실감이 나네요.

 

Q) <닥터지바고>를 복귀작으로 택한 이유는?

제가 받은 대본 중에서 가장 공감 느꼈던 작품이고요. 작품을 들어가는 이유는 한결같고요. <닥터지바고>는 원작에 대한 후광이 있고 기대치를 갖고 대본을 보게 됐어요. 작품 안에 한 사람의 인생이 다 담겨있어요. 인생에 대한 얘기들이 큰 사건들에 묻히지 않고 오히려 어떤 큰 사건들이 서브텍스트가 돼서 우리가 진실로 공감할 수 있고 모두가 살아가고 있는 감정들이 잘 표현이 된 것 같아요. 그런 부분에서 리얼리티를 많이 느껴서 매력을 느끼게 됐습니다.

 

Q) 맡은 캐릭터는?

제가 맡은 역은 닥터 유리 지바고이고요. 의사이기도 하면서 시인이기도 하고 전쟁을 겪으면서 군의관으로 일하기도 하고요. 어릴 적 몰락귀족의 길을 겪으면서 인생에 풍파가 많죠. 공감 가는 부분이 많아요. 또 시대에 맞지 않게 여린 감성을 가진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대본을 보면서 재밌는 게 분명히 텍스트로 씌어져야 하기 때문에 단어들로 정의가 돼있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개인마다 기준이 다르잖아요. 단어의 해석이라든가 상황의 해석이라든가. 가장 큰 부분은 지바고에 대한 멜로가 있고요. 상대 여배우들과 많은 소통과 얘기와 호흡을 맞춰보는 작업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Q)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과의 인연은?

개인적으로 알던 분들은 한 분도 없고요. 뮤지컬 계에서 워낙 다들 많이 보이시는 김지우 씨나 홍광호 씨, 강필석 씨는 캐스트를 전혀 몰랐는데 발표나기 3일 전에 연극 <레드>를 봤어요. 참 좋은 공연이라고 생각을 했고 좋은 배우들이라서 저로서는 좋은 환경이에요. 연기하는 사람으로서 신뢰 가는 사람들과 함께 한단 것은 축복이거든요. 나이들이 비슷해요. 물론 선생님 연기자들도 계시지만 이미 편하게 말도 많고 같이 연기 연습하면서 서로의 장단점을 불편하지 않게 노트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Q) 주지훈에게 뮤지컬은?

<앤티크>에 뮤지컬 씬들이 있었어요. 많진 않았지만 찍긴 많이 찍었거든요. <돈 주앙> 할 땐 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았어요. 그땐 제가 어리고 하고 있는 것에 대한 공부하기도 바빴거든요. 모델 출신이잖아요. 기본적으로 무대를 좋아해요. 라이브로 연기한단 것에 굉장한 매력이 있더라고요. <돈 주앙> 8kg이 빠질 정도로 힘든 작업인데 인내가 길고 쓰면 쓸수록 열매가 달잖아요. 그래서 굉장히 맛있었어요. 지인들도 생겼고 공연을 보다보니 참 재미있더라고요. 군대가서도 뮤지컬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까 스스로가 (장르에 대한) 막이 없어졌어요.

 

Q) 현재 <닥터지바고> 준비 과정은?

연기 쪽에 비중을 두고 있고요. 노래 또한 음이 실린 연기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하고 싶은 작업을 하고 있고 대신 숙달이 잘 안 돼있어서 연습에 대한 피를 쏟고 있어요. 군 뮤지컬 끝나고 나서 개인적으로 트레이닝도 받고 있었고요. 너무 기대하진마세요. 이틀 전부터 가볍게 음악 연습이 들어갔고요. 저는 목숨 걸고 하고 있어요. 너무 어려운 작업이고요. 듣기 좋은 노래가 부르기 좋은 노래는 아니더라고요 굉장히 힘든 노래들이에요.

 

Q) 군대를 다녀오니 어느새 서른이 됐는데 변화가 있나?

예전엔 확신이 있었고 방향을 정해서 달려가는 게 있어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젠) 좀 더 세상을 넓게 보게 됐어요. 다작하는 배우는 아닌데 앞으로는 그전보다 많아질 것 같아요. 관심 가는 얘기들이 많아졌고 세상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오랜 기간 기다려준 팬들. 예전엔 현장에 팬들이 찾아오고 그러면 집중을 못했다고 해야 될까요? 나이도 어렸고. 경험도 얼마 없었고. 지금은 그 정도 집중력은 생긴 것 같고요. 지금은 팬 분들에 대한 마음도 좀 여유로워 진 것 같아요. 제가 군복무를 하는 동안 1년여 정도를 (소속사 없이) 혼자 있었어요. 지하철 타고 다니고. 저는 출퇴근이었으니까요. 그러면서 또 많은 변화가 생겼고요. 어릴 때부터 이쪽 일을 했잖아요. 군대에 가면서 조금 더 일상적인 일을 더 많이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한 살 한 살 먹어가면서 여유가 생기게 됐어요.

 

Q) 큰 사건 후 입장 표명 없이 입대했었는데?

제가 했던 작품들, 제 팬들 친구들 가족들에게 평생 갚을 수 없는 빚을 진걸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편한 모습 보여드릴 수밖에 없는 직업적인 고충도 있고요. 계속 생각하고 있고 내린 결론은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기적인,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단 걸 알고 있지만 어떤 사죄나 보답을 해야한다면 본인이 가장 잘하는 걸로 보답을 하는 게 가장 좋은 길이라 생각을 하고 있고요 처음 데뷔했을 때보다도 더 열심히 할 거고요. 더욱더 노력할, 의지가 아닌, 그렇게 변해있어요.

 

Q) 함께 더블캐스팅 된 홍광호와의 차별화는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광호 씨랑은 지금까지 일하면서 두 번째로 만나게 된 동갑내기 친구예요. 굉장히 소중한 친구고 노래를 잘한다는 건 엄청나죠. 감동적이고 설레요. 남자가 보는데. 차별화는 두려고 하지 않아요. 저는 일적이나 배움에 대한 건 자존심이 많이 없어요. 그 친구와 달리 다른 작업들을 한 게 있어서 시너지를 갖고 올 수 있는 건 제 몫이 광호 씨보다 노래를 못하니 배워야죠. 같은 배우한테 공짜로 배울 수 있다는 건. 홍광호가 아무도 노래 안 가르쳐 줄걸요. (웃음) 저 말고.

 

Q) 앞으로의 각오는?

오랜만에 보여지는 모습이라서 열심히 하지 말라고 하셔도 열심히 할 거예요. 대본을 두 번 세 번 보니 재밌게 보실 부분도 있고요. 스펙터클 해요. 제가 느낀 배우의 느낌과 무대 장치적인 스펙터클과 제가 나오지 않는 부분들도 있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잘 버무려서 요리를 해야 할 것 같고요. 그저 배우로서 제가 당연히 해야 할 몫을 열심히 해서 보여드리겠다는 말씀이고요. 이 약속 꼭 지킬 수 있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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