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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내 꿈을 펼쳐라! 아역 배우 전성시대 [No.130]

글 |나윤정 사진제공 |EMK뮤지컬컴퍼니, 프레인 2014-08-12 6,657
무대 위 아역 배우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표정을 짓는 관객들이 많다. TV와 달리, 무대는 NG나 재촬영이 없는 생생 라이브로  이어지니, 아역들의 연기에 더 큰 박수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아역 배우들의  활약은 비단 <애니>, <오즈의 마법사>, <빌리 엘리어트>처럼 아역 배우의 존재가  중요한 공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서편제>, <프랑켄슈타인>, <보니 앤 클라이드>, <모차르트!>, <두 도시 이야기>, <프리실라> 등  최근 개막했던 작품들에도 아역들의 등장이  눈에 띈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보여줌으로써  캐릭터를 더 명확히 확립하거나, 주인공의 자녀로 등장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등  적재적소에서 아역들의 역할이 늘고 있다. 관객  언니, 오빠 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아역 배우들의 이모저모를 알아보았다. 



무대 위 아역 배우들을 볼 때마다 궁금증이 생긴다. 그들은 어떤 계기로 무대에 서게 됐고, 어떻게 연습하며, 어떻게 공연을 준비하는 것일까? <모차르트!>의 아마데를 통해 그 궁금증을 풀어보기로 했다. 아마데는 모차르트의 분신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대에서 임무가 크다. 그래서일까? 어린 나이지만 유독 당차 보인다. 이번 시즌에는 두 어린이가 아마데 역을 맡았다. 윤펠릭스(10살)와 곽이안(8살) 군이다.  

펠릭스는 2년 전, <모차르트!>를 관람하고 난 후 이렇게 말했다. “저 역할 해보고 싶어!” 같은 시기, 대구에 살던 이안이도 뮤지컬을 좋아하는 엄마를 따라 공연장을 찾았다. 당시 나이가 너무 어려 공연을 보진 못했지만, 공연장에 즐비한 쌀과 화환을 보면서 이 작품에 관심을 보였고, 아역도 등장한다는 말에 욕심을 냈단다. 이렇게 두 어린이는 아마데를 향한 꿈을 품게 됐고, 마침내 오디션에 지원했다. 아역 배우들의 오디션 정보는 주로 OTR(www.otr.co.kr) 등 인터넷이나 지인의 소개를 통해 얻는다.



당시, 두 어린이 모두 연기 경력이 있었다. 펠릭스는 어렸을 때부터 길거리 캐스팅이 잦았던 귀여운 아이. 티아이 연기아카데미에서 트레이닝을 받고, 성악을 전공한 고모에게 동요 수업도 들으며, 드라마, 영화, CF 등의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다. 이안이의 경우는 5세 때 <미스 사이공> 대구 공연으로 데뷔했다. 어머니가 수줍음 많은 이안이의 성격에 무대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아 지원했는데,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것이다. 이안이는 음감을 먼저 배워야 한다는 업계 관계자들의 조언에 따라, 피아노, 바이올린, 성악 등을 두루 배웠다. 

<모차르트!> 오디션은 조금 특별했다. 대부분의 오디션들은 지정곡과 자유곡을 부르고, 춤과 특기 등을 선보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경우, 2시간 동안 아드리안 오스먼드 연출과 아이들이 함께 놀았다고 한다. 공놀이도 하고 술래잡기를 하고, 또 피아노도 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이다. 일종의 체력 테스트로,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유심히 살피며 아마데와 어울리는 배우를 찾은 셈이다. 운동을 좋아하는 펠릭스와 이안이는 이 오디션을 유독 즐거워했다. 

이윽고, 오디션 합격의 기쁨과 함께 공연 연습이 시작됐다. 남산창작센터에서 진행된 두 달 가량의 연습. 이때 아이들은 학교 일정과 연습 일정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최근에는 프로덕션과 학교가 서로 아역 배우들의 상황을 배려해주는 추세인데, 일정에 따라 학교 수업에서 빠져야 하는 일이 종종 있다. 공휴일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연습에 참여한다. 연습실에는 부모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 혼자 힘으로 연습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 단, 아역 배우들을 교육하는 선생님이 따로 있어 개별적으로 대본에 꼼꼼한 노트를 적어준다. 아이들은 집에서도 대본을 손에 놓지 않으며 아마데가 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 

드디어 공연 시작! 공연 중 아역 배우들의 일과는 다음과 같다. 오전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하교 후 집에 와서 공연장 갈 채비를 한다. 공연 2~3시간 전에 공연장에 도착, 저녁을 먹고 분장을 하며 무대에 설 준비를 마친다.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해 두 아역 모두가 매일 공연장에 나와 있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체력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밥도 잘 먹고, 잠도 푹 자야, 아마데가 힘차게 하루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는 것이다. 커튼콜까지 마치고 집에 도착하면, 거의 12시에 가깝기 때문에 대부분의 아역들이 잠을 많이 못 잔다는 것을 무대 활동의 힘든 점으로 꼽았다. 또한 아마데는 관객뿐 아니라 배우와 스태프들의 귀여움도 독차지한다. 배우 형, 누나들이 아마데에게 노래와 춤을 가르쳐주며, 그들을 잘 돌봐준단다. 

앞으로도 아마데의 멋진 활약을 기대하며, 두 아역 배우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자!  


우리는 뮤지컬 꿈나무들!

아역 배우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가 늘어나면서, 눈에 띄는 아역들도 많아졌다. 나이는 어리지만, 점차 경력이 쌓이면서 베테랑 배우 못지않은 실력을 뽐내고 있는 아역 배우들. 최근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준 뮤지컬계 꿈나무들을 소개한다. 앞으로, 뮤지컬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의 활약을 지켜봐 주시길!  



name    이준서                                                        
birth     2002년                                                       
debut    2010년 <빌리 엘리어트>                          

대표작    
2011년 <모차르트!> 아마데 
2012년 <엘리자벳> 어린 루돌프   
2014년 <보니 앤 클라이드> 어린 클라이드, <두 도시 이야기> 리틀 가스파드     
                                                                                   
우연히 <빌리 엘리어트>의 오디션에 지원해 스몰보이로 발탁된 준서. 이후 꾸준히 대형 뮤지컬 작품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보니 앤 클라이드>의 어린 클라이드로, 베테랑 아역다운 열연을 보여주었고, 지금은 <두 도시 이야기>의 리틀 가스파드 역에 도전 중이다. 오디션장에서 준서의 필살기는 탭댄스. <빌리 엘리어트>의 조안무였던 이정권 선생님에게 열심히 배운 것이다.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탭댄스 신동으로도 출연했다. 무대 위에선 ‘자신감’이 필수라는 준서는 공연할 때 정말 즐겁다고 한다. <빌리 엘리어트>로 데뷔한 만큼, 그의 꿈은 꼭 빌리 역을 맡는 것! “유명하고, 멋지고, 연기 잘하고, 노래 잘하고, 그림 잘 그리고, 마음씨 넓은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야무진 뮤지컬 꿈나무다.  



name    윤시영                                                        
birth     2002년                                                       
debut    2009년 <오즈의 마법사>                           

대표작  
2011년 <애니> 애니
2012년 <모차르트!> 어린 난넬
2014년 <서편제> 어린 송화, <풀하우스> 어린 지은  
                                                                               
시영이는 8세 때부터 무대에 오른 6년 차 아역 배우. <서편제>의 어린 송화로 고운 음색을 전한 이가 바로 시영이다. 엠넷 <보이스코리아 키즈>에 출연,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대중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실력파다. 뮤지컬 배우 윤승욱 씨의 딸로, 성악을 전공한 아버지가 직접 노래를 가르친다. 시영이는 뮤지컬 아역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노래’라고 꼽았다. 두 살 터울인 동생 우영이도 아역으로 활동 중이며, 동생과 함께 <모차르트!>와 <서편제>에서 남매로 출연한 바 있다. 시영이는 좋은 배우 언니, 오빠 들을 만나 친해지는 것이 즐겁다며, 앞으로도 무대 경험을 계속 쌓아 멋진 배우가 되고 싶단다.  



name    김민솔                                                        
birth     2003년                                                       
debut    2012년 <사운드 오브 뮤직>                       

대표작  
2013년 <레 미제라블> 어린 코제트 
2014년 <프랑켄슈타인> 어린 줄리아, <보니 앤 클라이드> 어린 보니 
 
<보니 앤 클라이드>에서 깜찍한 연기를 보여줬던 민솔이는 어린이 공연단 팝콘에서 뮤지컬 퍼포먼스를 배우면서, 자연스레 무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오디션 전, 민솔이는 스스로 작품 관련 영상이나 노래를 찾아 거울을 보며 따라해 본단다. 똑 부러지는 성품으로 목소리와 체력을 위한 자기 관리도 철저하다. 무대를 위해 지금은 동요와 방송댄스를 배우고 있는 중이다. 커튼콜 때 박수를 많이 받을 때가 가장 즐겁다는 민솔이는 막상 무대에 올라가 신 나는 노래를 부르면 전혀 떨리지 않는단다. 무슨 역을 맡든 뮤지컬을 한다는 것 자체가 재밌어 앞으로도 쭉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겠다고 한다.   



name    이화진                                                        
birth     2005년                                                       
debut    2010년 <미스 사이공>                              

대표작    
2013년  <레 미제라블> 어린 에포닌 
2014년  <보니 앤 클라이드> 어린 보니  
                                                                                   
화진이는 6세 때 <미스 사이공>으로 데뷔했는데, 화진이의 활발한 모습을 눈여겨본 지인이 오디션을 추천한 것이다. 당시 함께 무대에 오른 이건명 배우가 화진이의 감정 연기에 매료돼, 계속 활동하면 좋겠다고 권유했다고. 무대에서 당찬 모습이 매력적인 화진이는 <레 미제라블> 오디션 때도, 씩씩한 행동으로 심사위원을 웃게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놀자액팅스쿨에서 뮤지컬 관련 교육을 받으며 치어리더 경험도 쌓고 있다. 무대에 서기 전엔 두근두근 떨리지만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순간, 시원하게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 참 좋다는 준비된 뮤지컬 스타다. 


여기는 꿈이  자라는 곳

최근 아역 배우들의 무대 기회가 넓어지면서 무대를 꿈꾸는 아이들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그에 따라 자연스레 뮤지컬 관련 교육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뮤지컬 무대에 대한 아이들의 관심을 가까이 느껴보고자, 아이들을 대상으로 뮤지컬 교육을 하고 있는 놀자액팅스쿨을 찾아가 보았다. 김민솔, 이화진, 이유정, 문서윤, 배정민, 강동유 등 다수의 뮤지컬 아역 배우들이 교육을 받은 곳이다. 

그곳에 들어서자, 왁자지껄 아이들의 노는 소리부터 들렸다. ‘내 발길 닿는 곳이 무대다’란 모토 아래 아이들이 재밌게 놀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었다. 놀자액팅스쿨은 치어리딩, 뮤지컬, 연기, 세 파트에서 교육을 제공하며, 에이전시 역할도 겸하고 있다. 그중 뮤지컬 파트는 초급, 중급, 고급·전속 과정으로 나뉘어 있으며, 현재 150여 명의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이석헌 대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뮤지컬 무대를 꿈꾸며 찾아온 아이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이들은 공연을 보고 스스로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또래 아이들보다 목표 의식이 크고, 몰입도가 좋은 편이란다. 

대상이 어린아이들인 만큼, 교육 방식도 색다르다. ‘이것이 뮤지컬이다’란 기술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다양한 연령대의 친구들과 재밌게 놀며 자연스레 뮤지컬과 친숙해질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초급의 경우 기초 호흡 배우기, 동요 배우기, 자신감과 인내심 키우기, 중급의 경우 악보와 넘버 보컬 배우기, 자신의 캐릭터 찾기, 고급의 경우 시대별 작품 훈련, 뮤지컬 레퍼토리 배우기 등의 과정들이 포함된다. 아이들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3시간 내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커리큘럼도 다채롭게 구성해야 한다. 뮤지컬의 경우, 연기나 노래에서 나쁜 버릇이 없는 아역들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교육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고. 그보다 자신감과 현장감을 키우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당장 촬영 가능한 아이들을 원하는 방송과 달리, 무대는 가능성 있는 아이들을 선발한다는 점에서 아역 배우들에게 더 좋은 경험이란다. 그 과정에서 배움도 얻고, 현장의 분위기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아역 배우 업계의 특성상 교육 기간은 길어야 2년 정도. 아역 배우들의 활동은 대체로 초등학생 때까지다. 중·고등학생이 되면 변성기가 시작되고, 신체 변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연스레 공백기가 오게 된다. 이때 아역 배우들은 좀 더 학업에 충실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앞으로 어떤 분야로 나아갈지 선택을 한다. 자연스레 지금의 교육과 경험들이 미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수밖에 없다. 아역 배우들의 활동은 단순히 현재뿐 아니라 미래와도 연결되는 일이기 때문에 교육과 현장이 아이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배려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머지않아 지금의 아역 배우들이 더욱 멋진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그날을 기다리며, 지금의 경험들이 그들의 미래에 큰 발판이 되길 기대해본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0호 2014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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