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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뮤지컬 인재 양성 프로그램 - SPARK [No.131]

글 |안세영 사진 |양광수 2014-10-10 4,577
SPARK 공연기획자 과정 7기  제작기

“뒤에서 열심히 준비해주신 777프로젝트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지난 7월 12일 BBC아트센터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콘서트 도중 리사가 감사를 전했던 ‘777프로젝트’.
혹시 이 생소한 이름에 고개를 갸웃하진 않았는지? 
콘서트의 기획부터 모든 과정을 주관했던 이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SPARK(한국공연예술학교)의 공연기획자과정 7기 학생들이다.

 

학생들에 의한 공연

콘서트는 처음부터 학생들의 졸업 공연으로 출발했다. 공연기획자과정의 마지막 코스인 졸업 공연은 지금까지 적은 예산에 맞춰 인디밴드의 소극장 콘서트가 주를 이뤄왔다. 이번처럼 갑자기 판이 커진 배경에는 알앤디웍스 오훈식 대표의 도움이 있었다. SPARK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그는 졸업 공연으로 고민하는 7기 학생들에게 먼저 소속 배우인 리사와의 콘서트를 제안했다. 직접 공연을 만들고 표를 팔면서 책임감과 현장 기술 등 교실에서보다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졸업 공연의 취지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규모 공연에서 배우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던 SPARK 측과 학생들도 보다 큰 공연을 올려보자는 데 합의했다.

 

거듭된 회의와 협업

학생들은 각자의 전공에 따라 기획, 연출, 홍보로 팀을 나눠 공연을 준비했다. 전체 제작 플랜과 예산을 짜고, 아티스트와의 미팅을 통해 공연 컨셉과 셋 리스트를 조율하는 것은 모두 학생들 몫이었다. 여기에 알앤디웍스의 전문 PD가 피드백을 주는 식으로 협업이 진행됐다. 
연출팀 학생들이 처음 제시했던 컨셉은 ‘자화상’. 오랫동안 가수이자 화가로 활동해온 리사의 앨범과 그림들을 자화상 삼아 지난 궤적을 돌아보는 콘서트를 기획했지만, 너무 올드해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때마침 리사가 ‘뮤지컬 주스’라는 자신의 그림 제목을 공연명으로 써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냈다. 뮤지컬 넘버들과 잘 어울리는 공연명이라고 생각한 연출팀은 제목처럼 리사의 다양한 음악성을 모두 짜내 담은 주스 같은 콘서트를 계획했다. 공연 흐름에 따라 초반엔 리사의 가요, 중반엔 뮤지컬 배우들과의 합동 무대, 후반엔 앞으로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레베카>의 노래를 배치했고, 대본도 무겁고 진지한 내용보다 리사의 발랄한 성격이 드러날 수 있는 내용으로 준비했다.
홍보팀은 이 같은 공연 컨셉에 맞춰 알록달록한 주스 같은 색감의 포스터를 주문했다. 또 리사의 아틀리에에서 촬영한 인터뷰 영상으로 스크랩 이벤트를 진행하고, 직접 보도 기사를 작성해 내보내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다. 노력의 보상처럼 예매표는 불티나게 팔렸다.



빛나는 무대 뒤에서

설렘 가득한 공연 당일, 하지만 이날도 학생들은 현장을 돌보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기획팀과 홍보팀은 스태프들의 식사를 챙기고 대기실을 관리하는 등 각종 잡무를 도맡았다. 공연 시작 직전에는 티켓을 배부하고 MD를 판매하기도 했다. 연출팀은 셋업이 끝난 무대부터 확인했다.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색색의 쇼 LED 조명은 일반 콘서트보다 작고 제한적인 무대에 화려함을 더하기 위한 연출팀의 아이디어. 리허설에서 오퍼레이터가 보여준 여러 조명 양식들 중 각각의 곡 분위기에 어울리는 조명을 선택했다. 공연 때는 콘솔 옆에서 감독의 일을 보조하거나, 배우들에게 대본을 설명하고 등장을 돕는 일을 했다. 
공연 내내 학생들은 각자의 임무를 위해 무대 뒤에 머물렀다. 공들여 올린 무대를 직접 볼 순 없었지만, 객석의 소리에 바짝 귀를 기울였다. 다행히 공연은 그동안의 걱정이 무색할 만큼 성공적이었다. 연출팀 고윤아는 “가장 신경 썼던 리사, 박혜나, 차지연 세 디바의 합동무대에 대한 호응이 뜨거워서 뿌듯했어요. 콘서트를 보고 리사가 하는 <레베카>를 보러가기로 했다거나, 리사의 매력을 알게 됐다는 얘기를 들으니 잘 해냈구나 싶더라고요”라며 공연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이번 공연은 어떤 의미였을까? 총괄팀장을 맡았던 고은비는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 깨닫는 기회였다고 답했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이론으로는 알았지만 어떻게 실행할지 몰랐던 부분을 더 배울 수 있어 좋았어요. 여러 업무를 접하면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어떤 거였는지, 또 그게 정말 나와 잘 맞는 일인지도 알게 됐고요.” 정산이 끝나고 나서야 정말 끝났다는 실감이 났다며 웃는 학생들, 공연은 끝났지만 꿈을 향한 그들의 발걸음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SPARK  공연기획자과정

공연기획자과정은 입문과정, 전공과정, 실무워크샵과정으로 구성된 총 6개월 과정의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기획·마케팅, 연출, 제작무대, 축제경영 중 원하는 전공을 택해 해당 분야 현직종사자들로부터 수업을 받는다.
SPARK의 특징은 직접 만들며 배우는 워크숍 중심의 교육을 지향한다는 것. 이를 위해 수강생들에게는 수업 외에도 다양한 실무 경험의 기회가 제공된다. ‘학교 기업 프로젝트’는 SPARK 혹은 소속 교수에게 의뢰된 대행공연에 수강생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로, 지금까지 세종문화회관 뮤지컬 갈라 콘서트와 대기업 사내행사를 수주했다. 공연계 종사자들과 예비 입문자가 함께하는 네트워크 파티 ‘B급 수다’ 또한 SPARK 수강생 및 졸업생이 직접 기획하는 프로그램이다. 팀원들은 각자 작가, VJ, PD 등의 역할을 맡아 대본을 짜는 것부터 현장 진행까지 모든 과정을 주관한다. 
SPARK는 ‘S라인 멘토링’이라는 이름으로 동문들 간의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공개된 선배 명단에서 원하는 이를 멘토로 신청하면, 사석에서도 생생한 현장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렇게 맺은 인연이 취직으로 이어지기도 하여 인기가 높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1호 2014년 8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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