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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2022 Musical Forecast] 시장 회복이 점쳐지는 2022 뮤지컬 [No.208]

글 |박병성(공연한오후 대표, 공연 칼럼니스트) 사진 | 2022-08-24 237

시장 회복이 점쳐지는

2022 뮤지컬

 

금세 끝날 것 같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벌써 3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2년 역시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다. 어쩌면 우리는 영원히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위드 코로나의 시대로 접어드는 2022년, 뮤지컬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뮤지컬 시장은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매출액으로 보면 2021년 하반기에 코로나19 이전 시장 규모를 회복했다. 2019년, 2020년, 2021년 동일 기간을 비교한 결과, 2021년 뮤지컬 매출액은 2019년 매출액보다 조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공연 시장 매출액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동기보다 조금 상승했다. 하지만 2021년 뮤지컬 공연 건수는 2019년에 비해 63%밖에 되지 않았고, 관객 수도 2019년 대비 74% 수준이었다. 참고로 전체 공연 시장의 공연 건수는 2019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되었으나 관객 수는 2019년의 69% 수준에 머물렀다. 


2021년 뮤지컬 시장이 코로나19 이전의 매출액을 회복한 것은 각 제작사의 킬러 콘텐츠 덕분이다. <지킬 앤 하이드> <레베카> <프랑켄슈타인> <노트르담 드 파리> 등 흥행이 검증된 작품들이 2021년 하반기에 쏟아져 나왔다. 2020년 코로나19로 뮤지컬 시장이 위축되자 제작사들이 주력 콘텐츠를 기획하고 준비한 결과다. 2022년에도 공연 시장의 활기를 되찾기 위해 제작사들의 대표작 등판이 이어진다. 창작뮤지컬 중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한 <웃는 남자>를 비롯해 매번 좋은 성적을 기록한 <킹키부츠> 그리고 단기간 최고 매출액을 기록한 <라이온 킹> 내한 공연이 관객들을 찾는다. 이뿐만 아니라 <노트르담 드 파리> <엘리자벳> <마타하리> 등 든든한 대형 뮤지컬이 라인업에 포진하고 있어, 2022년 뮤지컬 시장은 적어도 매출액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충분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작뮤지컬 매출 비중 증가


우리나라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작품 수를 살펴보면 라이선스 뮤지컬이 20%, 창작뮤지컬이 80% 정도다. 하지만 매출액 기준으로는 라이선스 뮤지컬이 전체 뮤지컬 시장의 70%를 차지했다. 이러한 라이선스 위주 시장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17년이다. 2017년 이후 라이선스 뮤지컬의 작품 수는 20% 초반대로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매출액 비중은 50% 정도로 줄었다. 2017년에는 대형 창작뮤지컬이 많이 공연되었고, 판매 성적도 좋았다. 2017년 인터파크 뮤지컬 연간 판매 순위 10위 안에 <영웅> <마타하리> <광화문 연가> <벤허>가 이름을 올렸다. 2017년 이후 창작뮤지컬 중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킬러 콘텐츠의 등장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라이선스 뮤지컬의 비중은 줄고 창작뮤지컬의 비중이 증가하는 흐름은 코로나19 시대에 변하지 않았고, 2022년에는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뮤지컬 라인업에는 라이선스 뮤지컬 초연작이 거의 없다. <물랑루즈>가 올해 유일한 라이선스 초연작이다. (연초에 공연 계획이 모두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도 매우 적은 수다.) 시장에 변수가 많을 때는 검증되지 않은 초연보다 이미 흥행이 검증되고 관객들에게도 익숙한 재공연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 점을 반영한다 해도 라이선스 뮤지컬 초연작이 한 편밖에 없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반면 창작뮤지컬 초연작은 압도적으로 많다. <프리다> <렛미플라이> <말리의 어제보다 특별한 오늘> 등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우란문화재단 등에서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진 작품부터 각 제작사의 기획 작품까지 다양한 창작뮤지컬 초연작이 올해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한국 뮤지컬 시장에 상당한 지분을 가진 EMK뮤지컬컴퍼니가 올해 라인업을 <웃는 남자> <마타하리> <프리다> 등 창작뮤지컬 위주로 짠 것도 눈에 띈다.

 

 

주크박스 뮤지컬 제작 편 수 증가


2021년에는 신중현의 <미인>, 김광석의 <사랑했어요>, 이영훈 작곡가의 <광화문 연가>, 100년에 걸친 가요를 담은 <백만송이의 사랑> 등 적지 않은 주크박스 뮤지컬이 공연됐다. 2022년에도 주크박스 뮤지컬 제작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 고선웅 연출가가 이끄는 극단 마방진은 의정부문화재단, 하남문화재단, 군포문화재단과 공동제작으로 100년간의 한국 민중의 삶을 가요로 엮은 <백만송이의 사랑>을 만들어 호평을 받았다. 지방에서 먼저 공연한 <백만송이의 사랑>은 올해 서울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록 밴드 산울림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도 계획 중인데, 산울림의 김창환으로부터 작품 제작 권리를 얻어 올해 극장 용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 작품도 고선웅 연출가가 연출을 맡는다. 제작사 아트로버 컴퍼니는 영원한 가객으로 불리는 가수 송창식의 노래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푸르른 날에>를 준비 중이다. <백만송이의 사랑>처럼 지역 극장에서 먼저 공연한 후 다음을 기약할 예정이다. 또 나훈아의 ‘고향역’, 태진아의 ‘옥경이’, 남진의 ‘모르리’, 조항조의 ‘남자라는 이유로’ 등 300여 곡이 넘는 히트곡을 작곡한 임종수 작곡가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고향역>도 2022년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이 작품 역시 경남 함안을 비롯해 익산, 제주 등 지역에서 먼저 소개된다. 서울시예술단 이사장 직을 맡은 바 있는 유희성이 연출을 맡는다.


흘러간 유행가로 만드는 주크박스 뮤지컬은 주요 뮤지컬 관객층인 20~30대에게 지지를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관객 연령대가 높은 지역 시장에서 먼저 선보이는 경향이다. 뮤지컬을 즐기는 젊은 층이 좋아하고,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높은 케이팝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이 등장한다면 좀 더 폭넓은 관객층에서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세계문화산업포럼에 참석한 SM 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는 2022년 케이팝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작사에 확인한 결과 오랫동안 준비 중인 결과물은 2023년에 선보일 수 있을 거라고 한다. SM엔터테인먼트가 자신들의 케이팝으로 직접 만드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라 어떤 노래로 누가 출연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지난해 연말 뮤지컬을 독립 장르로 분리해 표기하는 공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전까지 뮤지컬은 순수 예술과 동일한 카테고리에 묶여 있다 보니 시장의 관점이 아닌 공공성의 관점에서 지원되었다. 그러나 올해부터 순수 예술로부터 독립한 장르로 인정받으면서 산업적으로 육성하고, 시장의 관점에서 공격적으로 정책을 마련할 길이 열렸다. 2022년 한국 뮤지컬은 산업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큰 밑그림을 그리는 해가 될 것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8호 2022년 1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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