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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극장, 송승환 주연 <더 드레서>로 연극 명가 부활 알린다 (제작발표회)

글 | 안시은 기자 | 사진 | 안시은 기자 2020-10-08 4,247
25주년을 맞은 정동극장이 <은세계> 이후 12년 만에 선보이는 연극 <더 드레서>를 통해 연극 명가 부활에 시동을 건다. 



정동극장은 영화 <살인의 추억>의 원작이 된 <날 보러 와요>(1996년), 손숙의 <어머니>(1999년), 강부자의 <오구>(1999년),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연극인 <이(爾)>(2003년) 등 스테디셀러 연극을 다수 배출했다. <더 드레서>는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로날드 하우드가 쓴 작품이다. 

오늘(10월 8일) 오후 2시 정동극장에서 진행한 <더 드레서> 제작발표회에는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를 비롯해 김종헌 대표, 장유정 연출, 송승환, 안재욱, 오만석, 정재은, 배해선, 송영재, 이주원, 임영우 배우가 참석했다. 



<더 드레서>는 20세기 후반 최고 연극으로 평가받는 로날드 하우드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세계 2차 대전 당시를 배경으로 젊은 남자들은 전쟁에 나가고, 늙은 노인과 여자들만 남은 셰익스피어 전문 극단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리어왕> 연극 공연을 앞두고 분장실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오랜 기간 셰익스피어 작품에 참여한 노배우와 그의 의상담당자와의 이야기가 극의 중심이다.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는 “연극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2021년 새롭게 재건축 설계에 들어가고, 2022년에 재건축에 들어가는 계획이 거의 확정 상태”라고 밝히며, 새롭게 변모할 정동극장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더 드레서>는 공공극장인 정동극장과 민간 제작사인 쇼틱씨어터컴퍼니가 공동으로 제작한다. 쇼틱씨어터컴퍼니 김종헌 대표는 “코로나와 전쟁하는 시기에 연극을 한다는 건 민간단체로는 쉬운 도전이 아니다. 공공극장에서 작은 단체의 기획에 용단을 내려주시고 과감하게 지원해주셔서 매일 기적과도 같다”며 정동극장과 함께하는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더 드레서>의 중심에는 배우 송승환이 있었다. 2020 정동극장 연극 시리즈는 매년 한 배우에 주목해 연말에 연극을 선보이는 시리즈 기획으로 올해 첫 선을 보인다. 그 배우가 송승환이다. 김종헌 대표는 송승환의 업적으로 “<난타>의 (오프)브로드웨이 입성과 평창 동계올림픽”을 꼽으며, “인생 멘토 같은 분이 하신다는 것에 앞뒤 재지 않고 뛰어들었다. 연습 과정을 보면서 ‘송승환은 배우구나’구나 라는 놀라움과 감사함으로 벅찼다”고 그를 향한 존경심을 표했다. 



송승환은 1999년 <난타> 제작자로 정동극장을 찾은 이후 21년 만에 정동극장과 함께한다. 연극 출연은 2011년 <갈매기> 이후 9년 만이다. 송승환은 “배역 이름에 선생님(Sir)으로만 되어 있어서 선생님 소리를 많이 듣게 됐다”면서 <노역을 향한 의지도 드러냈다. “최근 10~20년 사이에는 배우보다 공연 제작일을 더 많이 했다. 저도 노역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다. 노역 배우로 무대와 드라마, 영화에서 자주 뵙게 되길 바란다. <더 드레서>가 그 시작이 되길 바란다.”

<더 드레서>의 중심에 있는 송승환은 어떤 이유로 작품을 택한 것일까. 그는 “배우에 관한 작품이 그렇게 많지 않다. <더 드레서>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우리들 이야기이자 공연계, 연극계 이야기였고 무대와 분장실 이야기라서 친근감을 느꼈다. 극단 겸 배우 역할인데 저도 오랫동안 극단 대표로 일하면서 연기 활동을 해와서 동질감도 많이 느꼈다.”면서 작품에 애착을 느낀 이유를 말했다. 



의상 담당자 노먼 역으로 출연하는 안재욱은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송승환과 함께하는 첫 작품이라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더 드레서>와 작품의 인연을 맺고 싶었고, 정동극장과도 첫 작품이라 멋진 추억을 만들고 싶어서 기꺼이 참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사모님 역을 맡은 정재은은 “송승환 선배님과 부부로 출연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같이 하게 된 것이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같은 역을 맡은 배해선은 출연 이유로 “송승환 선배님 공연을 매일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 분들(동료)과 매일 밥을 먹고 싶었다”는 것을 들었다. 이어 “송승환 선배 덕분에 저희가 뭉칠 수 있었다. 어떤 시대와 상황에서도 무대에 설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작품에 나온다. 복잡하고 외롭고 힘든 마음이 작품에 고스란히 그려진다. 작품에서 인물들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행복하다.”고 참여 소감을 말했다. 



제프리 역을 맡은 송영재는 송승환과 1990년대 초에 연극을 통해 인연을 맺은 기억을 떠올리며, “30년 만에 작품을 같이 하게 되어서 영광스럽다”고 했다. “저를 생각해서 불러주셔서 같이 무대에 설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면서 함께하는 이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개·폐막식 총감독이던 송승환은 배우로, 부감독 겸 폐막식 총연출을 했던 장유정은 각색과 연출로 <더 드레서>에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장유정 연출은 “연출 의뢰를 송승환 배우께서 해주셨다. 많은 연출가 중 저에게 의뢰해 주셔서 감동이었다.”고 작품 제안 받을 당시를 떠올렸다. 

장 연출은 “연습 셋째날 (배우들이) 대사를 다 외워왔다. 1막 1장부터 3장까지 생각지도 못하게 다 연습하게 됐다. 이런 식으로 하면 다음주에는 전체 런을 연습하겠구나란 생각이 들면서 프로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많이 배웠다.”며 출연진에게 깊은 감명을 받은 모습이었다. 쉴 틈도 주지 않고 계속 작품에 대한 대화를 할 정도로 배우들의 연기 열정은 끝이 없었다고 했다.



정재은 역시 “그동안 연극을 해 왔지만 요즘처럼 설레고 행복하고 즐겁고 재미있는 연습은 정말 오랜만이다. 배우들과 연습 끝나고다 너무 좋고 재밌다고 만날 말한다. 환상의 팀 같다.”고 연습 분위기에 고무된 모습이었다. 

정재은은 “장유정 연출님을 오래 전부터 꼭 한 번 만나고 싶었다. 이번에 좋은 작품을 하자고 해줘서 너무 고마웠는데 참여하면서 너무나 좋은 배우들과 공연할 수 있어서 매일이 행복하다. 많이 기대해 주시고 즐겁게 봐주시길 바란다.”며 참여 소감을 말했다. 



이주원은 <형제는 용감했다> 이후 오랜만에 무대에 복귀한다. 장유정 연출과 송승환 PMC 프로덕션 대표가 함께한 창작 뮤지컬이다. 이주원은 그 작품을 인생작으로 꼽으며 “<형제는 용감했다>는 훌륭하고 좋은 작품이었다. 이후 6년 정도 공백이 있었다. 다시 장유정 연출님, 송승환 선생님과 하게 돼서 하루하루가 꿈 같고 행복하다. 훌륭한 선배님들, 멋진 배우 분들과 함께 연습하니 더 없이 행복하다. 인생에 의미있고 가치있는 맥락을 잘 찾아갈 수 있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는 소감과 포부를 밝혔다. 



임영우 역시 장유정 연출의 연락을 받고 참여하게 되었다고 했다. “대단한 선배들과 함께 하게 되었다”면서 “제 이름이 임영우인데 ('ㅇ'이 더해진) 임영웅이란 가수가 유명하지 않나. 기사에 이름이 그렇게 (잘못) 나가더라도 알려져서 많은 분들이 극장으로 오시면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했다.”면서 작품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보여주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연을 앞둔 배우들은 좋은 상황이 다가오기를 고대했다. 송승환은 “<더 드레서>에서는 공습 경보가 울리는 가운데 공연을 한다. 우리도 코로나라는 전쟁 아닌 전쟁을 치르고 있지 않나. 그 상황과 흡사하다. ‘우리는 버티고 살아남기 위해 각자가 힘을 다하고 있다’는 대사가 많이 나온다. <리어왕> 공연을 끝나고 관객들에게 ‘지친 여러분이 심신을 충전하기 위해 극장으로 많이 와주시길 바랍니다’라는 대사가 있다. 지금 우리도 심신이 많이 지쳐있는데 심신을 충전하기 위해 극장으로 많이 와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다. 2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지만 그런 부분이 일맥상통한다.”고 작품이 이 시대와 닮은 점을 설명했다. 

장유정 연출도 감독했던 영화 <정직한 후보> 개봉 당시 코로나19를 겪었다. “시사회 하는 날 (코로나19 관련) 기사가 처음 났던 기억이 난다. 그때 의사인 대학 친구가 왔는데 제일 먼저 얘기했다. 영화에 지장 없을까 걱정했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을 때였다. 팀에서도 시사회 준비 때문에 뉴스도 못 본 상태였다. 금방 지나갈 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길어질줄 몰랐다. 하지만 사과나무를 안 심을 수는 없지 않겠나. 우리의 업, 살아가는 이유, 희망 같은 걸 멈출 수 없었기 때문에 같이 작업하기로 했다. 참여 결정도 영화 개봉 전에 했다.”며 코로나와 관련된 기억을 떠올렸다. 



오만석(노먼 역)은 <이(爾)>의 공길 역으로 큰 사랑을 받은 뒤 17년 만에 정동극장 무대에 오른다. 2003년 <이> 공연 당시를 회상하며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 올라오니 묘한 떨림이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객석에 거리두기를 위한 스티커가 붙어있는 걸 보니 묘한 떨림이 묘한 긴장감과 걱정, 우려로 전이되는 것 같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저 역시 이번에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좋은 작품이 탄생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공연이 개막할 때쯤엔 이 스티커에 뺏긴 관객 분들의 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길 바란다.”며 참여 소감과 함께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종식되기를 바랐다. 

배해선 역시 “언제가는 지나갔으면 좋겠다. 매년 이 작품을 이 맘때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공감이 분명 있는 작품이다. 그 부분을 들여봐 주셨으면 좋겠다. 자기 자리에서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작품의 생명력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한편, 2020 정동극장 연극 시리즈로 선보이는 <더 드레서>는 11월 18일부터 2021년 1월 3일까지 정동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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