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단 2025년 하반기 신작, 창작가무극 <전우치>가 오는 10월 25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다. 이번 작품은 조선 중종 시대 실존 인물 ‘전우치’를 모티프로, 그가 남긴 신비롭고 기이한 행적과 설화를 현대적 감각과 결합해 새롭게 재창작한 판타지 총체극이다. 환술과 도술을 통해 부패한 권력을 응징하고 백성을 구제했던 전우치의 이야기가 무대와 음악, 춤의 결합을 통해 전통과 현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무대 언어로 재탄생한다.
서울예술단이 선보이는 2025년 신작 창작가무극 <전우치>는 고전 설화의 단순한 재현을 넘어, 현대적 시선과 상상력을 입힌 ‘K-슈퍼히어로’의 탄생을 예고한다. 조선 중종 시대의 실존 인물 전우치. 도술과 환술로 부패한 권력을 응징하고 백성을 구제했던 그는,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온 신비로운 설화 속 영웅이다.
이번 작품 <전우치>는 신화적 상상력으로 확장된 새로운 공간 속에서, 인간 전우치가 영웅으로 거듭나는 여정을 그린다. 서울예술단 특유의 음악극적 정체성을 기반으로 하되, 전통과 현대가 결합된 새로운 ‘한국형 판타지 총체극’을 시도한다. 극작과 작사를 맡은 경민선 작가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지만, 모른 척할 수 없는 불편한 마음. 그것이 바로 영웅의 마음이라 생각했다.”라며, “그 마음이 더해지고 부풀려져 ‘전우치’라는 인물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발상에서 이야기 구성을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전우치>는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무는 서사 속에서, 관객들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전우치는 민중적 감성과 장난기 어린 유쾌함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실패하고 흔들리면서도 끝까지 싸우며 성장하는 입체적인 K-슈퍼히어로로 그려진다.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존재, ‘전우치’. 그의 여정을 따라가는 관객은 자신만의 영웅은 누구인가를 되묻게 될 것이다.
창작가무극 <전우치>는 ‘환술’을 중심 개념으로, 무대예술의 모든 언어가 총체적으로 융합된 판타지 극이다. 연출가 이대웅은 “전우치 → 환술 → 환희(幻戱)로 이어지는 개념의 흐름에서, 지금 이 시대에 전우치를 다시 소환할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작품 속 ‘환술’은 단순한 시각적 장치가 아닌, 현실을 해석하고 전복하는 또 하나의 서사 언어다. 세계적인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매지컬 씬 디렉터’로 참여해 환술을 극의 감정선과 철학을 연결하는 연출적 장치로 구현했다. 그는 “마술적 장면이 잠깐의 환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의 깊이와 해석의 여지를 만들어주는 것이 목표다.”라고 피력했다.
무대는 ‘족자’의 형상을 본뜬 구조로 설계되어,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허문다. 여기에 전통 민화, 도교, 저승 신앙의 상징 요소를 낯설게 배열한 영상디자인이 더해지며, 관객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게 된다.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환상인가, 그리고 나는 지금 어떻게 보고 있는가?’ 전통과 현대, 인간과 신의 세계가 한 무대 위에서 충돌하는 이 작품에서 관객은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라 ‘해석자’로 참여하게 된다. 그러나 이 화려한 환상의 중심에는 놀랍게도 불완전한 인간 전우치가 있다. 장난스럽고 유쾌한 그는 완벽한 영웅이 아닌, 실패하고 흔들리며 끊임없이 자신을 시험하는 존재다. 이대웅 연출은 그를 “이 시대의 ‘일침’은 아니지만, ‘이침’이나 ‘삼침’ 정도 되는 인물”로 묘사하며, 전우치를 통해 현실에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끝까지 싸우는 인간적인 저항의 얼굴을 그리고자 한다.
작곡가 황호준은 전통 장단과 현대적 사운드를 결합해, 전우치의 내면과 외부 세계의 충돌을 음악으로 형상화했다. 특히 테마 선율의 반복과 변주는 그가 겪는 감정의 파동과 성장의 여정을 그대로 따라가게 만든다. 그리하여 전우치는 결국 신의 질서에 도전하며, 관객과 함께 묻게 된다. ‘당신에게 ‘정의’란 무엇인가? 그리고 지금, 당신에게 영웅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가?‘. 창작가무극 <전우치>는 환상의 무대 위에서, 가장 현실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그 질문은 공연이 끝난 뒤에도 관객의 마음속에 깊은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전우치 역에는 서울예술단의 에이스 이한수, 그리고 그룹 하이라이트 손동운이 더블 캐스팅되었다. 전우치의 스승 서화담 역은 감미로운 목소리와 깊은 내면 연기로 사랑받는 최인형이 맡았다. 전우치를 진실로 이끄는 존재인 구미호 역은 이은솔이 연기하며, 신비로운 분위기와 정제된 무용 표현으로 무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절대 권력의 상징이자 긴장감을 조율하는 옥황상제 역에는 카리스마와 연기력을 겸비한 금승훈이 캐스팅되었다. 이외에도 서울예술단의 실력파 단원들과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에서 화려한 무대를 보여준 최규태, 권요한, 김민석 무용수가 함께한다.
창작가무극 <전우치>는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