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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ECIAL INTERVIEW] 지금, 바로 이 순간의 홍광호 [NO.126]

글 |정세원 사진 |김호근 헤어&메이크업 | 라메종0809 | 스타일리스트 | 이한욱 2014-03-10 8,205

홍광호를 만났다. 그는 지난 2월 9일 <노트르담 드 파리>와 작별을 고했고, 본지와의 인터뷰와 24일 예정된 <이야기쇼> 출연을 끝으로 2014년 한국에서의 공식 활동을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3월 초, 영국으로 떠난다. 5월 3일 런던 프린스에드워드 극장에서 개막하는 <미스 사이공> 25주년 새 프로덕션 공연에 합류하기 위해서다. ‘지킬도 하고 팬텀도 하는 뮤지컬 배우’를 막연히 꿈꾸며 10대 시절을 보냈고, 무대 위에서 그 꿈을 현실로 옮기며 격정의 20대를 보낸, 서른세 살의 뮤지컬 배우 홍광호에게 웨스트엔드는 과연 어떤 의미일까. 데뷔 이후 가장 심한 감기몸살을 앓고 있다는 그는 전보다 더 편안한 모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몸은 좀 어때요? 병원에 다녀온다더니 왜 그냥 왔어요.

얘기하다보면 괜찮아질 것 같아서요. 제가 원래 감기가 정말 안 걸리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일요일 막공 하고 월요일부터 심상치 않더라고요. 무리를 하거나 술을 먹지도 않았는데 불길한 기운이 슬금슬금 기어 나오더니 결국 화요일에 완전히 뻗어버렸어요. 종일 누워있었고 며칠 동안 계속 앓았어요. 진짜 이렇게 아파본 건 제대 이후 처음인 것 같아요.


배우로 활동하면서 줄곧 긴장 상태로 지냈다는 얘기네요. 감기가 피해갈 정도로.

그랬나 봐요. 이렇게 코가 막혀서 숨 쉬기 힘들었던 적이 거의 없었는데, 어, 어, 어 재채기 나온다! (에취!) 사람 몸이, 참 신기해요.


<노트르담 드 파리>를 마친 기분은 어땠어요? 공식적으로 올해 한국에서의 마지막 무대였잖아요.

솔직히, 끝나는 느낌이 안 났어요. 작년 서울 공연을 마치고 일주일 정도 쉬다가 지방 공연 가고, 또 일주일 쉬고 다른 지방 가고, 그러다 서울에서 다시 공연하고, 또 연장하고…. 왠지 어디론가 또 공연하러 가야 할 것만 같아요. 공연은 끝났지만 한 번 더 무대에 서게 됐어요. <이야기쇼>에 출연하기로 했거든요.


소식 들었어요. 티켓 오픈하자마자 매진됐다죠? 비공개 캐스팅으로 진행되던 <이야기쇼>가 이례적으로 광호 씨 출연을 공개해서 뜻밖이었어요.

예전에 출연했을 땐 공개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바뀌었더라고요. 저로 인해 좋지 않은 얘기가 나오면 어쩌나 걱정도 되지만, 그래도 제 욕심으로는 저를 원하는 관객 앞에 서고 싶어요. 그래서 (이)석준 형한테 팬들한테 얘기해도 되냐고 허락을 구했어요. 제 첫 지면 인터뷰가 <더뮤지컬>이었던 것처럼, 캐릭터가 아닌 홍광호로 관객들을 만난 첫 무대가 <이야기쇼>잖아요. 항상 감사한 마음이 있어요. 떠나기 전 마지막 인터뷰로, 마지막 무대로 찾게 된 것도 그래서고요. 제 별명이 ‘은혜 갚는 호랑이’거든요. 앞으로도 갚아야 할 은혜들이 참 많아요.

 

 

 

 

 

뜻밖의 선물
<미스 사이공> 25주년 기념 새 프로덕션에 투이 역으로 합류하게 된 거 축하해요. 캐머런 매킨토시가 광호 씨를 ‘한국의 뮤지컬 스타’라고 소개하는 영상을 보니 무척 뿌듯하더라고요. 합격 통보 받은 기분이 어땠어요?

막 기쁘지만은 않았어요. 이성적으로 판단을 한 거죠. 일단 합격은 했는데 정말 내가 가야 하나, 그냥 한국에서 공연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33년을 살아온 익숙한 환경을 뒤로하고 낯선 영국에 가서 지낼 수 있을까…. 한동안은 기쁨보다 걱정과 고민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문득 이때 아니면 언제 가나, 언제 또 내 인생을 던져볼 수 있을까 싶더라고요. 아직 젊으니까, 유학 간다고 생각하고 가보자. 못해도 영어는 배워 오지 않겠어요? (웃음)


콘서트 때 ‘영국식 발음’을 강조한 걸 두고 차기작에 대한 힌트를 준 거라 생각하는 분들도 있던걸요. <노트르담 드 파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에요.

아휴, 그땐 상상도 못하고 있던 때였어요. 콘서트 준비하면서 영국인 친구한테 발음 교정을 받긴 했지만 자신은 없고, 그래서 정말 웃기려고 농담한 거였어요. 11월에 오디션 제안 받기 전까지는, 25주년 공연을 하고, 세계 각지에서 배우를 뽑고 있는지도 몰랐는걸요.


뮤지컬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웨스트엔드 무대에 서는 일, 상상해본 적 있어요?

어렸을 때, 아주 막연하게요. 제가 처음 들었던 뮤지컬 음반이 <미스 사이공>이랑 <레 미제라블>이었어요. 누구나 그렇듯이, 계원예고 학생이라면 특히 그랬듯이 말이에요. 얼마나 감탄을 하면서 들었는지 몰라요. 저는, 아직도 영국발 뮤지컬들에 대한 동경이 있어요.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영미권 뮤지컬에 대한 사대주의적인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듣고 자랐기 때문일 텐데, 그래서인지 다른 변방의 작품들에 대한 마음은 없는 편이에요. 잘 알지 못하는 인물들의 위인전 같은 작품들이 많잖아요. 그보단 창작뮤지컬이 훨씬 매력적이라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겉모습에 이끌려 극장을 찾고. 뭐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에 영국을 가게 된 거예요. 유학 다녀오듯 가려고요. 유학도 제 마음속 깊은 곳에 있던 꿈이었거든요.


광호 씨는 바라는 모든 꿈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능력자군요. 지킬도 하고 팬텀도 하는 배우가 되었고, 콘서트도 성황리에 마쳤고, 유학까지 가게 됐잖아요!

아이고, 아멘! 운이 좋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출국 날짜는 정해졌어요? 영국에서는 얼마나 머물 예정이에요?

3월 초로 잡고는 있는데 아직 조율 중이에요. 영국에서의 일정도 정해지진 않았고요. 가봐야 알겠지만, 아직까지는 1년을 넘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너무 오래 떨어져 있으면 외로울 것 같거든요. 영국 생활은 어떨까, 상상은 해봤는데 한계가 있더라고요. 여기선 작품이 결정되면 어느 연습실에서 어떤 배우들과 지내게 될지 상상할 수 있는 그림들이 많은데 영국은 경험이 전혀 없잖아요. 제 프로 무대 데뷔가 <명성황후> 영국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아, 최근에 천장이 붕괴된 해머스미스 아폴로극장이 제 첫 공연장이었던 거 아세요?


그래서 조승우 씨가 노래 살살하라고 문자 보냈다면서요. 덕분에 한참 웃었어요.

기사 링크까지 해서 말이에요. 그날이 하필이면 제가 계약서에 사인하러 가는 날이었거든요. 걱정, 고민 다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문자를 받은 거예요. 극장들이 워낙 오래된 건 알지만 참 별일이지 않아요? (웃음) 사인하고 돌아와 25년 전에 만들어진 메이킹 영상을 다시 돌려봤어요. 오디션 보는 레아 살롱가, 캐스팅된 배우들이 연습하는 모습은 다시 봐도 설레더라고요. 심장이 두근거리고. 솔직히 공연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어요. 이미 경험해본 작품이고, 연출가 로렌스 코너, 안무가 제프리 가렛 등 <미스 사이공> 한국 프로덕션에 참여했던 스태프들이 그대로 투입되거든요. 투이 역으로 무대에도 서봤고, 연출 노트를 한국어로 듣기도 했고. 하지만 아무리 듣는 귀가 좋고 스태프들이 원하는 걸 잘 캐치해서 흉내 낸다고 해도, 현지에서 정말로 잘 해내려면 그들이 바라는 바를 정확하게 이해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에서 해외 스태프들과 경험이 많은 통역자 분과 같이 떠나게 됐어요. 우선 3주 정도 같이 지내면서 적응해 보려고요.

 

 

 


걱정되는 건 광호 씨의 예민한 목 컨디션이에요. 더블, 트리플 캐스팅으로 공연되는 한국과 달리 원 캐스트 시스템이라 부담이 적지 않을 것 같아요. 커버나 언더스터디의 도움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아, 그걸 걱정해주시다니. 돌아보니 앙상블 시절 말고는 제가 원 캐스트 공연을 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투이 역이 확정된 후에 현지 스태프들과 화상 인터뷰를 했어요. 합류하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는 줄 알았는데, 별걸 다 시켜보더라고요. 혀를 어떻게 해서 노래해봐라, 빨리 혹은 천천히 불러봐라, 스케일이라고 하나? 음 하나하나 다 찍어서 소리내봐라. 속으로 내가 오디션 영상을 조작했을까봐 그러나 싶었죠. 나중에 물어보니 제가 8회 공연을 소화할 수 있을지 체크해본 거라고 하더라고요. 가능하다고 판단했으니까 별말 없이 오라고 하지 않았겠어요?


극 중에서 투이가 부르는 노래가 몇 곡 되지는 않지만 고음이 많고 계속 악을 쓰면서 불러야 하잖아요.

그래서 마이클 리 형한테 물어봤어요. 브로드웨이에서 원 캐스트로 투이 연기할 때 어땠냐고. 형은 한국이 좋은 이유가 무대 위에서 100%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래요. 오늘 하고 내일 쉴 수 있으니까 마음껏 연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영국 가서는 100%를 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몸 상태를 끊임없이 체크하고, 차선책을 생각해놓고, 정 안 되면 커버 시스템이 잘되어 있으니까 무리하지는 말라고. 음, 우리나라는 배우가 힘을 쥐고 있잖아요. 과장 좀 보태면 배우가 작품을 캐스팅하는 상황이잖아요. 관객들도 작품이 아니라 배우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고 있고요. 그렇다보니 아무리 더블, 트리플로 캐스팅됐다 하더라도 정해진 배우가 무대에 서지 않으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더라고요. 환불 소동이 일어날 수도 있고요. 근데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는 그렇지 않으니까, 오히려 관객들이 특별한 이벤트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서 부담을 덜었어요. 물론 제 공연을 보기 위해 런던을 찾는 분들께는 정말정말 죄송하겠지만요.


광호 씨가 생각하는 투이는 어떤 인물이에요? 어떤 인물로 그려보고 싶나요?

제일 마음에 들지 않는 설정은 부모님이 짝지어 준 정혼자라는 거예요. 심지어 대본에는 ‘사촌’이라고 표현돼 있고요. 비록 투이가 킴과 크리스의 로맨스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태어난 캐릭터이지만, 그 역시 전쟁의 또 다른 피해자라 생각해요. 꽉 막힌 공산주의자, 집착남이 아니라, 킴에 대한 사랑, 조국에 대한 사랑이 무엇보다 큰 사람이라고. 특히 킴에 대한 사랑은 진심이었다고 믿고 싶어요. 그녀의 품에 안겨서 죽을 때, 그 짧은 시간에 과연 투이는 무슨 생각을 할지 정말정말 궁금하지만, 마음을 비우고 연습에 참여하려고요. 저는 숲을 보지 못하는 배우니까요. 연출가가 그려놓은 큰 그림 위에서 저만의 투이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왠지 감성적인 투이를 만나게 될 것 같아요. 캐릭터와 배우 자신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궁금한데요.

배역의 이면에 대해 많이 생각해요. 일차원적인 느낌보다는 그들의 이면이 돋보일 때 극이 더 입체적으로 느껴지더라고요. 학교 때 배종옥 교수님께 좋은 역할에 대해 여쭤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돌아온 답이 ‘이면이 살아있는 역할’이었어요. 인물이 변하는 과정을 잘 표현할 때 관객들이 배우에게 감동을 받게 된다고. 연기를 하면 할수록 그게 정답이라는 걸 느껴요. 또 비극보다 더 진지해야 하는 것이 희극이고 희극보다 더 즐겁고 밝아야 하는 것이 비극이라고 하잖아요. 그동안 콰지모도, 팬텀, 솔롱고, 토비아스 등 연민이 가는 불쌍한 인물들을 많이 연기했는데, 그럴 때마다 신경을 쓴 건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는 거였어요. 캐릭터 불쌍하고 상황도 슬프고 음악도 서정적인데 저마저 슬픔에 젖어서 연기를 하면 그야말로 신파가 되거든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고 애를 썼고 그래서 그 이면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현재를 살아가는 배우
욕심이 많은 편인가요? 배우로 살아오면서 가장 크게 욕심낸 일은 뭐예요?

욕심 참 많았죠. 작품이나 배역에 대한 욕심을 많이 부린 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그리 오래 살진 않았지만, 사람이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적더라고요. 한국인임을 부정할 수도 없고, 크리스천임을 부정할 수도 없고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하잖아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 없어요. 작품을 하게 되는 것도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잘 맞아야 할 수 있거든요. 상황을 거스르려고 겹치기 출연을 해봐도 목이 상하든 연기에 발전이 없든 어떤 식으로든 한계가 와요. <미스 사이공>도 하늘이 선물한 축복이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어요. 세계 각지에서 배우들을 뽑는 오디션에서 하필이면 투이만 캐스팅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이런 상황을 내가 어떻게 만들 수 있겠어요.


활동하는 데 영향을 많이 준 선배를 꼽아본다면 누가 있을까요? 언제나 칭찬해마지 않는 조승우 씨 외에 말이에요.

너무 많은데… 음, 조승룡 선생님은 저한테 처음 노래를 가르쳐주셨고, 남경주 선배님한테도 영향을 많이 받았고 마이클 리 형한테도 많은 걸 배웠어요. 음악적으로는 존 오웬 존스(John Owen Jones)와 라민 카림루(Ramin Karimloo), 앤서니 왈로우(Anthony Warlow)! 세 사람 노래 찾아 들으면서 감탄하고 흉내 내보려고 애를 많이 썼어요.


개인적으로 광호 씨가 춤추는 무대를 보지 못해 늘 아쉬워요. 몸 좀 쓸 줄 아는 배우였잖아요.

그러니까 말이에요. 저도 아쉬워요. 어렸을 때 비보잉을 했고, 애크러배틱을 배웠고, 연속 백텀블링을 했다고 아무리 힘주어 말해도 사람들은 당연히 거짓말이라고 받아들이더라고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안 믿어주니까 저도 더 이상 주장하지 않으려고요.(웃음)


배우로서 불안할 때가 있나요?

늘 불안하죠. 배우라는 직업이 안정된 일이 아니잖아요. 3개월짜리, 6개월짜리 인생이죠. 아무리 작품 제안을 많이 받는 배우라 할지라도 똑같은 고민을 할 거예요. ‘이다음엔 뭐하지?’ 돌아보면 전 정말 걱정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걱정거리가 없으면 없다고 걱정할 정도로요. 완벽주의자적 성향이 짙어서 항상 발전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혹사시키며 살았고, 취미나 관심사, 내가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이 뮤지컬과 관련된 것들이어야 했죠. 성공에 대한 욕망, 더 나은 내일에 대한 열망이 너무나 강했어요. 과거에서 사는 사람들을 한심해하면서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믿고 싶어요. 제가 너무 미래를 살았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앞만 보고 질주하는 경주마처럼, 서로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는 애벌레들처럼 말이에요. 홍광호는, 피라미드 꼭대기까지는 아닐지언정 그 언저리까지 올라가봤다고 생각해요. 가보니, 올라가면 닿을 줄 알았던 하늘은 끝도 없이 높은 곳에 있고, 비슷한 피라미드는 수없이 많더라고요. 이제는 현재를 살아보려고 해요. 편안하게 무대를 즐기고,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서요.


촬영한 사진들 다 체크하는 건 여전하던데요?

아, 실은 저도 아까 사진 고르는 제 모습을 깨닫고 같은 생각을 했어요. 이것도 완벽주의적인 모습이 아닐까…. 하지만 사진은 남는 거잖아요. 팬들에게 좋은 사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라 생각해주세요.


새롭게 발견한 면도 있어요. 전과 달리 새로운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고르려 했다는 거요.

예전 같으면 익숙한 모습을 골랐을 거예요. 사람들이 좋아하는 얼굴, 어쩌면 제가 좋아하는 모습일 수도 있고요. 근데 오늘은 제가 아팠잖아요. 평소와 달리 사진 찍는 작업도 재밌었고, 낯선 얼굴을 발견하는 것도 즐거웠어요.


어떨 때 제일 홍광호 같아요?

음, 집에 혼자 있을 때? 자기 전에 기도할 때가 가장 홍광호 같아요. 요즘은 큐티라고, 매일 성경 한 구절씩 읽는 책이 있는데 마음 다스리는 데 참 좋은 것 같아요.


배우 아닌 그냥 홍광호는 어떤 사람이길 바라나요?

좋은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요. 무대에서나 무대 밖에서나, 저로 인해 사람들이 좋은 영향을 받으면 좋겠어요. 또, 솔직한 사람이고 싶어요. 저를 아껴주고 챙겨주는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면 좋겠어요. 또, <개그콘서트>에 ‘누려~누려~’ 하는 코너처럼, 현재를 누리며 살아가는 사람이고 싶어요.


누가 뭐래도 배우로서 계속 지키고 싶은 고집이 있어요?

관객들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곳이 런던이든 서울이든, 부산이든 대구든 상관없이, 어떤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고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무대에 서고 싶어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꾸고 있는 꿈이 무엇인지 말해주겠어요?

당연히 <미스 사이공> 잘하는 거죠. 지금 내 앞에 닥친 일들을 잘해내고 싶어요. 사실 공연보다 런던 생활에 적응하는 게 더 큰 숙제인데, 무사히 잘 자리 잡아서 제가 상상할 수 없는 상황들이 펼쳐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군악대에 들어가 음악을 배울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에요. 즐겁고 행복하게 무대에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게 2014년 2월 14일의 꿈이에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6호 2014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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