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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VER STORY (3) <모차르트!> 박은태 - 천재와 성실함 사이, 난 행복을 꿈꾼다 [NO.93]

글 |김유리 사진 |심주호 2011-06-21 5,957

같은 날 아침, 매체를 대상으로 한 연습실 공개에서 <모차르트!>의 연출가이자 <피맛골 연가>에서도 박은태와 인연을 가진 유희성 연출은 그에 대해 “성실 그 자체인 사람. 정말 좋은 자세를 가지고 있는 배우”로 소개했다. 박은태에게 언제부터 성실했느냐 묻자 그는 고개를 내젓는다. “제가 원래부터 성실했던 건 아니에요. 살아남기 위한 거죠. 제가 스물여섯에 이 일을 시작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준비했던 사람들과 경쟁을 하려면 제가 할 수 있는 건 성실하게 연습하는 것밖에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게 자연스럽게 제 무기가 된 거죠.” 이러한 성실함은 좋은 팀워크에도 큰 동력이다. “앙상블이 연습할 때 최대한 같이 참여하려고 해요. 나만 잘해서 좋은 것이 아니라 함께 많이 부대껴봐야 한다고 봐요. 한번이라도 인사하고 친한 눈길을 주고받은 사람들이 무대에서도 또 눈을 마주치고 좋은 기운을 나누는 것 아니겠어요?”

 

 


그렇다면 성실한 박은태가 생각하는 천재는 어떤 것일까. “천재는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천재가 되려고 노력하는 건 불행한 일이죠. 그렇게 되라고 강요해서도 안 되고요. 천재가 아닌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즐기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생각해요.” 또한, “<모차르트!>를 하면서 진짜 천재들은 불행하지 않을까” 의문을 갖게 된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볼프강의 목적은 ‘행복’이었을 것”이라 말한다. “차라리 천재성이 없었다면 다른 식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 텐데… 일반인들이 느끼는 소소한 행복감을 느끼면서 말이죠. 근데 음악적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에 음악을 만들어야 행복했던 거잖아요. 결국 그것 때문에 아버지를 비롯해 모든 이에게 버림받고, 이 때문에 죽었다는 것… 제가 아는 모든 작품 중 한 인물로서는 가장 최악의 비극을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볼프강이 죽을 때 부르는 노래 중 ‘나는 바쳤네, 또 주었네. 하지만 뭐가 남았을까/ 왕자가 되었다네, 황금별도 가졌다네. 허나 마지막 이 순간엔 뭐가 남았을까’, 이 가사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온단다.


행복의 종류와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행복이 인간으로 하여금 삶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점에서는 누구에게든 같은 의미일 것이다. 박은태가 찾고 싶은 행복을 물으니 ‘초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실 점점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보시고 인정해주시면서 ‘무대에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라는 초심을 가끔 잊고 있는 절 발견할 때가 종종 있어요. (정)선아가 ‘박수칠 때 떠나고 싶다’라는 말을 했는데, 참 매력적인 말이에요. 하지만 전 떠나진 않을 거예요. 정말 훌륭한 선배들은 끝까지 남아계신 분들이라 느껴요. 대신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연하게 되면 불행해질 것 같아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93호 2011년 6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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