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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estival] 흥미로운 음악극을 만나볼 기회, 제13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No.128]

글 |이민선 사진제공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집행위원회 2014-06-16 3,592
매년 5월이면 의정부예술의전당과 의정부 시내 일원에서 열리는 봄 축제,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가 올해도 찾아왔다. 열세 번째를 맞아 본격적인 예술 축제로 진화하기 위해, 기존의 공연 예술제 이미지에 지역성과 축제성, 상징성과 지속성을 강화했다. 예년처럼 해외에서 인정받은 작품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프린지 공연 프로그램을 확대해, 신진 예술가를 발굴하고 신선한 창작 음악극을 소개하려 했다. 더불어 관객들이 예술을 놀이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대중 체험형 프로그램과 거리 예술을 늘렸다. 축제의 대표 캐릭터인 ‘Mr. M’과 자원봉사자 그룹 ‘이끄미’를 통해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만의 상징성과 지속성을 확산시키려는 의지도 더했다. 여러 가지 전략으로 전년보다 나은 축제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쉽게도 최근 온 나라를 침울하게 만든 세월호 침몰 사고의 영향으로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많은 프로그램이 축소 및 취소되었다. 계획돼 있던 국내외 초청작 공연은 그대로 진행되지만, 체험 및 전시 프로그램과 프린지 공연, 야외 음악 콘서트, 야외 뮤지컬 영화 상영 및 개·폐막식 등이 취소됐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의 상주 단체인 예술무대 산의 거리 인형극 <선녀와 나무꾼>도 이번에는 보기 어렵게 됐다. 비슷한 시기에 경기도에서 계획됐던 공연예술축제 중 수원화성국제연극제는 오는 8월로 연기됐으며, 안산국제거리극축제는 전면 취소됐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봄 축제다운 들뜬 분위기를 즐기기는 어렵지만, 국내외 신선한 음악극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로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에 들러보길 권한다. 공연을 좋아하는 성인 관객들은 물론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이 즐길 만한 대표 초청작을 좀 더 상세히 소개한다.

WITH KIDS 



<매직 더스트> 프랑스 아자르 컴퍼니 제작
5월 10~11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매직 더스트>의 어두운 무대는 3D 영상과 음악, 인형을 활용한 마임을 통해 신비한 환상의 세계로 변신한다. 이 공연은 한 명의 배우가 청소부 제피르와 가수 올가, 두 캐릭터를 모두 연기하는 일인극이다. 나무 인형의 머리와 팔을 조종할 뿐이지만 섬세한 마임으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꿈꾸는 두 남녀의 감정이 전달된다. 무대 위 간소한 소품 및 세트를 활용한 독특한 인형극을 보는 재미도 충분한데, 연기와 영상의 조화를 통해 마법의 세계로 순간 이동하는 경험은 어린이에게나 어른에게나 환상적일 듯하다. 서정적인 클래식 음악과 재즈, 스윙 등 다양한 음악이 감성적인 이미지 음악극을 완성한다. 이 공연을 올린 아자르 컴퍼니는 배우이자 영상디자이너인 장 마리 지노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3D 영상과 연극, 마임, 인형을 이용한 공연 작업을 주로 하는 단체이다.

<왜 왜 질문맨> 극단 사다리·가제노꼬큐슈 공동 제작
5월 13~14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소극장
극단 사다리는 연극을 통한 상상력과 창의력 증진에 힘쓰는 ‘교육 극단’을 표방한, 국내 대표적인 어린이 연극 극단이다. 이 단체는 해외 극단과의 문화 교류를 꾸준히 도모하고 있는데, 특히 일본 큐슈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아동·청소년 연극 전문 극단인 가제노꼬큐슈와는 상호 공연 초청 및 워크숍 진행 등 여러 차례 교류한 바 있다. 두 단체가 공동 제작한 <왜 왜 질문맨>은 가제노꼬큐슈의 <난난난데망>을 한국어로 옮긴 놀이 음악극이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하는 ‘왜?’라는 질문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이 공연은, 별명이 질문맨인 주인공의 꿈 속 모험을 통해 어린이 관객들이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이끈다. 대형 탱그램을 이용한 퍼즐 및 변형 놀이, 숨바꼭질 등 어린이들의 흥미를 끄는 연출로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WITH FRIENDS

 

<넷 렛> 러시아 타캉카 극장
5월 17~18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넷 렛>은 1964년부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활동을 시작한 타캉카 극장이 창단 50주년을 맞아 내놓은 2014년 신작이다. 올해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의 폐막작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소련 사회의 모순성을 고발하고 예술의 자유를 주장했던 시인 예브게니 옙투셴코를 무대 위로 소환한다. 무대 위의 영상과 내레이션을 통해 시인의 삶을 들려주는 동시에, 그의 작품들이 낭독된다. <넷 렛>에서 절반가량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옙투셴코의 시는 배경 음악과 함께하는 낭독으로, 또는 멜로디를 입은 노래로 들려진다. 배우들은 극적인 연기 또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더해 다양한 방식으로 시 낭독을 이어간다. 배우들은 콘트라베이스와 바이올린 등 연주도 겸한다. 일견 어둡고 진지해 보이는 시인의 삶과 시는, 역동적이고 현대적인 연출에 힘입어 새로운 음악극으로 재탄생했다.

<맥베스> 폴란드 오폴레 극장
5월 13~14일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폴란드 최대 규모에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오폴레 극장은 그 규모에 걸맞은 인력들과 함께 자체 제작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2012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 참여해 <오디세이>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에 초청된 음악극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2004년에 초연한 후 러시아 공연예술 축제에서 남·녀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연출가 마야 클레체프스카는 주로 경계를 뛰어 넘어 다양한 형식의 실험극을 선보이는 이로, 이번 <맥베스> 역시 원작보다 훨씬 더 냉소적이고 도발적이다. 폭력 영화나 록 뮤직 비디오에서 봄직한 거칠고 과감한 연기가 파격적이다 못해 당혹스러울 수 있다. 현대적인 의상에 괴상한 가면을 쓴 인물들, 복장 도착자로 등장하는 마녀들과 마피아 두목에 가까운 맥베스는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인 올해 잊지 못할 강렬한 인상을 남길 듯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8호 2014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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