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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ELEBRATION] <헤드윅> [No.128]

정리 | 나윤정, 배경희 2014-06-28 5,576
내가 사랑하는 그, 그리고 그녀

지난 10년 동안 열렬한 지지를 받아온 <헤드윅>의 작품성에는 아무런 이의가 없을 거다. 그럼에도 <헤드윅>은 젊고 멋진 남자 배우가 작품의 핵심에 있다는 이유로, 인기의 진정성을 의심받곤 한다. 하지만 <헤드윅>은 그런 식으로 평가될 작품이 아니다. 그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헤드윅>의 팬을 자처하는 공연계 밖 다섯 명의 남자에게 물었다. 당신이 <헤드윅>을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이건 성격이 전혀 다른 그들 각자가 <헤드윅>이 근사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보내온 글이다.      



변성현 | 영화감독 <나의 PS 파트너> 

<헤드윅>, 내가 이 기묘한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10여 년 전€ 즈음 인터넷을 떠돌다 우연히 발견한 ‘The Origin Of Love’의 영상 클립이다. 태초에 네 개의 팔과 네 개의 다리, 두 개의 얼굴을 가졌던 인간들은 제우스의 번개로 반으로€ 잘리고 만다. 슬픈 두 발 동물이 된 인간은 하나로 붙어 있을 때 모르던 외로움의 고통을 알게 되고, 자신이 잃어버린 반쪽과 다시 하나가 되고 싶어 한다. 
그것이 바로 사랑의 기원이라고 말하는 노래가 ‘The Origin Of Love’다. 오 분 남짓한 노래에 이 정도의 근사한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누구라도 영화에 호기심을 느낄 만하다. 그렇게 보게 된 영화 <헤드윅>은 확실히 예사롭지 않았다. 미군 루터가 동독 소년 한센에게 건네는 색색의 구미젤리처럼 색감이 화려했고(그럼에도 절대 촌스럽지 않다), 스토리를 관통하며 빵빵 터지는 로큰롤은 귀를 즐겁게 해줬다. 하지만 내가 <헤드윅>에 매력을 느낀 가장 큰 이유는, 이 작품이 굉장히 멋진 성장 영화였기 때문이다.
헤드윅은 자신을 새로운 베를린 장벽이라고 소개하며 비극적인 삶의 원인을 ‘갈라짐’에서 찾는다. 제우스가 번개로 인간을 갈랐듯이, 성전환 수술의 실패는 그를 남자와 여자가 갈라진 상태로 만들어 놓는다. 그 슬픔을 화려한 가발과 메이크업으로 가린 채 노래를 부르던 헤드윅이 가발을 벗어 던지고, ‘그’도 ‘그녀’도 아닌 상태로 ‘Midnight Radio’를 열창하는 장면은 무척이나 감동스럽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반쪽이 자신 안에 있음을 깨닫고 세상으로 걸어 나가는 헤드윅의 발가벗은 뒷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그런데 나는 왜 이 마지막 장면에서 홀가분한 희망보다 씁쓸함이 느껴지는 걸까. 


봉태규 | 영화배우€€€€€€ 

바닥에 원을 크게 그려보자. 그런 다음 가운데 선을 그어 반을 가르고, ‘남자’와 ‘여자’,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라고 각각의 반원에 이름을 써보자. 이번엔 다시 그 선을 지우고, 하나의 이름을 붙여보자. 그냥 ‘사람’이라고. 원이 어떻게 보이는가?   
내가 아는 어떤 친구가 있다. 그는 남자로 태어났지만, 지금은 짙은 화장을 하고 여자로 살아간다. 그는 과거에 남자로서 남자를 사랑했으며, 현재는 여자로서 남자를 사랑한다. 그는 여자일까, 남자일까. 우리가 그에게 그어놓은 선(그가 지닌 깊은 상처)을 지우면, 그는 ‘남자’와 ‘여자’가 아닌 하나의 존재가 된다. 어떤가. 여전히 그를 틀리다고 부정할 것인가? 그 친구의 이름은 한셀, 아니, 이제는 ‘헤드윅’이라 불린다. 
아, 헤드윅에 대한 중요한 설명을 하나 빠뜨렸다. 그가 끝내주게 섹시하다는 설명 말이다. 
<헤드윅>을 보면서 내가 새삼스레 절실하게 느낀 것은, ‘다르다’와 ‘틀리다’는 ‘명백히’ 다르다는 사실이다. 우리들에게 항상 무엇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받아 온 헤드윅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깨닫고, 가짜 가슴 토마토를 꺼내 으깨어 던져버릴 때, 화려한 옷을 벗어던지고 아름다운 맨몸을 온전히 드러냈을 때, 그의 용기에 기뻤다. 그리고 미안했다. 나 또한 헤드윅의 이야기를 듣기 전에는, 나와는 상관없는 ‘트렌스젠더’라고 그를 오해했기 때문에. 조금 늦었지만, 이렇게나마 나의 잘못을 고백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의 인생에 내 멋대로 선을 그어버렸던 걸 미안하다고 사과할 수 있어서, 진심으로 다행이다.


성기완 | 시인 겸 뮤지션 '3호선 버터플라이’

성적인 구분이나, 빈부의 구분이 없었던 ‘신화적 상태’를 <헤드윅>은 동경한다. 
신화적 상태는 자웅동체의 상태다. 헤드윅에게 남겨진 ‘1인치’는 거세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성적인 특성이 발현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그 완벽한 상태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역시 사랑의 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헤드윅’이라는 양수 속에서 즐거이 비명을 내지르며, 성적 차이가 생기기 이전의 순수한 신화적 사랑을 꿈꾼다.
이처럼 <헤드윅>은 순수한 사랑의 이야기지만, 한편으론 복잡한 맥락의 정치적 선언이기도 하다. <헤드윅>은 남녀의 성을 구분하는 중요한 장치인 
성기를 제거하는 행위가 얼마나 정치적인지 보여준다. 헤드윅은 성기 제거를 통해 정치적 장벽을 상징적으로 넘지만, 그가 넘어야 할 벽은 끝없이 존재한다. 법적인 차원의 벽 너머에는 통념의 벽이 존재하므로. 그래서 그는 여전히, 5인치의 성기를 자르고 1인치만 남은 상태, 성난 ‘1인치’로 세상 
앞에 서 있다.그러나 <헤드윅>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노래에 있다. <헤드윅>의 노래는 그저 노래다. 노래가 아주 멋지지도, 첨단적이지도 않다. 복고풍의 스트레이트한 록 음악이지만, 빙빙 둘러말하지 않고 사랑의 기원을 노래하기 때문에, 그 노래의 울림은 ‘노래의 기원’에 가 닿는다. 사랑의 기원에 모두가 하나였듯, 노래의 기원에도 모두가 하나다. 
동성애든 이성애든 무엇이 문제랴! 사랑하면 된 거지. 그래서 <헤드윅>의 ‘모든 록큰롤 음악인은 옳다’는 식의 순진한 결론이 이해가 된다. 



주지훈 | 영화배우 

<헤드윅>은 꽤 오래전 영화로 먼저 접했다. 비주류라 여겨지는 이 영화를 어떻게 보게 됐더라.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뭐, 직업이 배우니까, 
이런저런 영화를 찾아보다 보게 됐을 거다. 영화는 분단국 국민, 이민자, 성소수자, 약자의 삶에 대해 말하지만, 그들의 아픔을 우울하고 어둡게 보여주지 않는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무거운 작품이었지만, 그럼에도 기대보다 훨씬 더 좋았던 이유다. 그리고 <헤드윅>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악. 모든 곡이 다 마음에 들 정도로 멋졌지만, 그중에서도 메인 테마곡 ‘The Origin Of Love’는 정말로 좋았다. <헤드윅>은 뮤지컬로도 꽤 여러 번 
봤다. 지금까지 서너 번쯤 봤나? 처음엔 (강)태을이 형이 하는 걸로, 그다음에는 친구 (김)재욱이 공연을 봤고, 가장 최근에는 친한 선배 (조)승우 형이 하는 걸로 한 번 더 봤다. 영화와 뮤지컬 둘 다 본 소감은, 각각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는 것인데, 내 생각에 둘 중에서 부담 없이 신나게 볼 수 있는 건 뮤지컬인 것 같다. 뮤지컬은 배우가 쇼맨십을 발휘할 수 있는 1인극(정확히 말하면 혼자 출연하는 건 아니지만)이어서 전체적인 분위기가 좀 더 가볍게 느껴진다.
<헤드윅>에 대해 장황하게 이야기한 기분이 드는데, 사실 <헤드윅>에 대해선 딱 한 줄만 쓰고 싶었다. 직접 가서 보라고. 그리고 마음으로 느끼라고.
<헤드윅>은 “우리 작품의 정답은 이거야, 느껴” 하고 강요하지 않는 작품이니까. 그런데, 내가 <헤드윅>을 한다면 어떨까. 그 높은 구두를 신으면 2미터가 넘을 텐데……. 
뭐, 제일 까맣고, 제일 큰 헤드윅이 되겠지. 


한효석 | 현대 미술가 

영화 <헤드윅>을 보면서 소름끼치도록 놀란 기억이 있다. 하나의 몸에 네 개의 팔과 네 개의 다리가 달린 일종의 샴, ‘해의 아이’와 ‘땅의 아이’(‘The Origin Of Love’ 장면에 삽입된 애니메이션)가 내가 제작한 입체 작품 ‘Anomalies(기형, 변칙, 모순)’와 몹시 흡사했기 때문이다.
해의 아이와 땅의 아이는 이 사회가 만들어낸 기형인 성소수자를 의미할 수도 있고, 국가와 개인 간의 사회적 기형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감독의 의도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가 현대사회가 낳은 기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작품에 녹여낸 것만은 분명하다(개인적으로 <헤드윅>은 사회과학적 접근과 해석을 유도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동독을 벗어나 자유의 땅 미국에 가기 위해 한셀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성전환 수술. 결정을 주저하는 한셀에게 그의 엄마는 이렇게 말한다. “자유엔 희생이 따르는 법.” 일탈의 정의란 이것이다. 우리가 <헤드윅>에 매료되는 이유는 일탈에 대한 갈망 때문 아닐까. 패배주의 의식에 빠져 평생 구토 증세에 시달리며 후기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이 시대인들, 위선과 거짓으로 가득 찬 사회의 구조적 모순 속에서 대항 한번 못해보고 자기로부터의 혁명을 이루지 못하는 우리들 역시 영원한 일탈을 꿈꾸기 때문이다. 

추신. 헤드윅이 매춘부의 삶을 사는 장면에서 왜 유대인이 등장할까? 이 영리한 감독의 생각을 엿보고 싶다면 SBS 다큐멘터리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유대인의 미국>을 시청해 보시길. 그리고 하나 더. 헤드윅이 토미(헤드윅의 노래를 훔친 잔인한 영국계 백인)의 이마에 은색 성호를 그려준 이유가 궁금하면, 리처드 도킨슨이 쓴 책『만들어진 신』을 읽고, 그가 참여한 다큐멘터리 <신이라는 망상>을 볼 것. 그게 싫으면 <헤드윅>을 얄팍하게 즐기고 말 것을 권고함. 



‘헤드윅’이 간직해 온 소중한 기억

<헤드윅>의 빛나는 지난 10년의 시간. 그 아름다운 시간을 쌓아온 여덟 명의 역대 헤드윅들이 자신이 간직한 기억을 들려줬다. 




조정석      
2006, 2008, 2011 
공연의 기억  ‘Sugar Daddy’ 카워시 장면에서, 내 엉덩이를 엄청 세게 잡았던 남성 관객, 그를 잊을 수 없다. 무척 당혹스러운 기억으로 남았다.  
베스트 신 <헤드윅>은 공연할 때마다 좋아하는 장면이 매번 바뀌었다. 그만큼 모든 장면이 베스트다.
요즘은 헤드윅이 ‘Wig In A Box’를 부르기 전, 처연하지만 위트 있고 당당하게 자신의 아픈 과거를 말하는 장면이 마음에 든다. 자신을 포장하지 않는 헤드윅의 모습이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축하 인사  그 누구보다 <헤드윅>의 10년을 축하해주고 싶어요. 저도 올해 데뷔한 지 10년이 되었거든요. 그래서인지 <헤드윅>은 제게 오랫동안 함께해 온 친구 같은 공연이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아 마땅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헤드윅>을 
사랑해주셨으면 좋겠어요. <헤드윅>이 우리나라 최고의 록 뮤지컬이 되길 기원합니다. 


조승우     
2005, 2006, 2013, 2014 
공연의 기억  2005년 초연 때, 엄청난 대사량 때문에 순간 대사를 까먹고, 이츠학 백민정 누나에게 다가가서 다음 대사가 뭐냐고 물어봤다. 2013년 공연에서는 ‘The Origin Of Love’ 장면에서 음향 사고가 나서 마이크 없이 생목으로 노래를 부른 일도 있었다. 사람들은 마이크가 꺼진 그 순간 엄청 짜릿했다는데, 난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하지만 군대 음향병 출신이었던 나는 곧 음향 시스템이 작동될 거라는 믿음으로 열심히 애드리브를 쳤다. 재미있었다. 
베스트 신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 자신이 간직한 삶의 아픔을 화려한 치장으로 가리고 무대에 들어왔지만, 그 길로 되돌아 나갈 땐 아무것도 입지 않고 모든 것을 털어낸 상태로 나가는 게 좋다.
축하 인사  처음엔 다들 낯설어했던 <헤드윅>이었는데, 이젠 조금 친숙해졌지요? 제가 헤드윅으로 오래 무대에 섰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난 세 시즌에 걸쳐 많은 걸 느끼고 성장했답니다. 그리고 아마도 저의 마지막 헤드윅이 될 이번 시즌에서, 아직 제가 찾지 못한 보물 같은 감정을 찾고 싶은 마음입니다. <헤드윅> 10년, 함께 축하하고, 축하받읍시다.  



박건형     
2012, 2014 
공연의 기억  2012년 공연 초반, ‘타이타닉 이야기’ 장면에서 늦은 관객이 입장하는데, 그날따라 그게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늦게 온 관객에게 왜 늦었냐고 뭐라고 하다가 그만 다음 장면을 잊어버렸다. 어떤 대사부터 해야 할지 전혀 생각이 안 나더라. 그래서 이츠학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츠학도 기억을 못했다. 어떻게든 되겠지 생각하고 있을 때, 앞줄의 관객이 입 모양으로 어떤 장면인지 가르쳐줘서 위기를 모면했다. 사실 <헤드윅>은 
모든 공연이 다 좋았다. 항상 오늘보다는 내일 공연이 더 좋으리란 생각으로 공연했다. 
베스트 신 토미가 나의 반쪽이었다는 것을 확신하면서, 그와의 키스를 회상하는 신이 내게는 베스트 장면이다. 그 신에서는 헤드윅과 토미를 동시에 연기해야 하기 때문에 가장 힘들기도 하고. 아름답고, 슬픈 장면이다.
축하 인사  10년이 지나도 사랑은 창조 그 자체. 


송용진     
2005, 2006, 2008, 2009
공연의 기억  트렌스젠더 분들이 공연을 보러왔던 일. MB가 서울 시장 시절에 공연을 보러 와서 소심하게 손을 들던 그 모습. 그리고 가장 소중한 기억, 미첼을 처음 만났던 <헤드윅> 콘서트 기자회견 도중 운 것(석준이 형은 아직도 가끔 그 일로 날 놀린다). 
베스트 신  엔딩 신 ‘Midnight Radio’에서 모든 관객들이 손을 드는 그 장면이 베스트 신 아닐까. 
축하 인사  <헤드윅> 초연 당시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과연 이게 한국에서 될까?’라고 걱정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10년을 맞았네요. 저의 삼십대를 함께한 이 작품은 제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작품입니다. 헤드윅으로서, 또 헤드헤즈의 한 사람으로서 이 기쁨을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헤드헤즈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축하해요, <헤드윅>!
  


이석준     
2006, 2008 
공연의 기억  <헤드윅> 하면 생각나는 건, 두말할 것 없이 왁싱! 공연 중 다리가 드러나는 의상을 입어야 해서 모든 헤드윅들은 제모를 해야 한다. 김수용 군과 조정석 군이 왁싱을 하면서 거의 기절하는 걸 보고, 나는 매일 면도를 열심히 했다. 왁싱은 너무 공포스러웠다.
베스트 신  헤드윅이 가발과 옷을 벗어놓고 ‘EXIT’로 나가는 장면이, 내가 생각하는 베스트 신이다. 남김없이 모든 걸 내려놓는 그 장면이 항상 가슴 저렸다.
축하 인사  저에게 헤드윅은 가슴을 아리게 하는 친구였어요. 베로니카(이석준이 한 헤드윅의 별명)의 시간은 2008년에서 멈췄지만, <헤드윅>의 시간은 앞으로도 계속 흐르겠지요. <헤드윅>의 지난 10년을 지켜준 관객 분들께 박수와 감사를 보냅니다.   


송창의     
2005, 2009, 2013 
공연의 기억  <헤드윅>은 에피소드가 참 많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찔했던 순간이다. 마지막 장면인, 일명 ‘토마토 신’에서 대사가 뒤엉켜
정말 식겁한 적이 있다. 그때 상황을 수습하느라 진땀을 뺐다.
베스트 신  최고의 명장면을 꼽자면 아무래도 지난 시즌(2013년)의 ‘Midnight Radio’가 아닌가 싶다. 다 함께 웃고, 다 같이 울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게 바로 헤드윅이란 인물이 우리에게 전하는 힐링 포인트가 아닐까. 
축하 인사  <헤드윅>이 벌써 10년을 맞았네요. 2005년, 2009년, 2013년, 이렇게 세 시즌에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도 정말 기뻤답니다. <헤드윅>이 제게 준 행복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늘 응원하겠습니다. 



오만석     
2005, 2012
공연의 기억  2007년, 오리지널 헤드윅 존 캐머런 미첼과 함께했던 <헤드윅> 콘서트가 기억난다. 미첼이 나하고 신나게 수다를 떨며 옷을 갈아입으러 가다 분장실 문에 부딪쳐서 이마가 찢어지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때 미첼보다 내가 더 당황했다. 마치 내 잘못처럼 느껴졌다.  
베스트 신  ‘Wig In A Box’. 이 노래를 시작하기 전의 대사부터 노래를 부르는 장면.
축하 인사  처음엔 작품의 성격상 <헤드윅>은 주류보다는 비주류에 가까운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10년째 이렇게 건강한 모습으로 성장해 왔다니, <헤드윅>이 새삼 대견스럽습니다. 이런 멋진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을 평생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이주광      
2008
공연의 기억  2008년 공주 공연이 기억에 남는다. 혼자 2회 공연을 하는 날이었는데, 낮 공연 중 내 실수로 오른쪽 눈을 심하게 다쳤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 공연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피눈물(?)을 흘리며, 저녁 공연에는 앙코르 곡도 한 번 더 불렀다. 그 사고로 양쪽 눈의 시력 차이가 많이 나게 됐지만, 실명될 위기를 면했다는 것에 감사한다. 영광의 상처! (웃음)
베스트 신   ‘The Origin Of Love’, ‘Midnight Radio’, 이 두 곡만으로도 <헤드윅> 전체를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헤드윅>에는 버릴 장면이 하나도 없지만. 
축하 인사  헤드윅, 당신은 나에게 사과를 주었고, 그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습니다. 당신과 함께한 2년은 아프고도 아름다운 시간이었어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당신과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Deny me and be doomed’.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8호 2014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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