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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LOSE UP] <더 데빌> 원유섭 조명디자이너 [No.133]

사진제공 |알앤디웍스 정리 | 안세영 2014-12-01 7,027



POINT 1  빔 라이트


첫 회의 때 연출님께 개인 작품전을 한다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렇다면 뮤지컬에서 잘 안 쓰는 새로운 조명기를 시도해보자 싶었죠. 시놉시스를 읽어보니 <더 데빌>은 강렬한 이미지의 작품이었어요. 그런데 무대는 전환이 안 되고 배우는 세 명이니, 강한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건 조명뿐이었죠. 강한 느낌의 색다른 조명을 찾다가 생각이 미친 게 빔 라이트(Beam Light)예요. 보통 콘서트나 쇼에서 많이 쓰는 조명인데, <더 데빌>도 음악의 비중이 큰 록 뮤지컬이잖아요. 강렬한 음악에 맞춰 춤추듯 움직이는 조명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혹자는 ‘뮤직뱅크 보는 것 같다’고 하는데 실은 그게 제 의도에 가까워요.

POINT 2  X와의 연동


빔 라이트는 일반 무빙 라이트와 다르게 빛이 직선으로 곧게 뻗어 나가는 특징이 있어요. 이 빛을 일반적이지 않은 인물 X의 상징으로 삼아 보자고 컨셉을 잡았죠. 그래서 이전까지는 빔 라이트가 쓰이지 않다가 X의 등장부터 사용되기 시작해요. X의 손짓에 따라 빛이 움직이기도 하는데, 사실 이걸 처음 시작한 배우는 한지상이에요. X의 첫 넘버인 ‘X’에서 ‘모든 건 너의 선택’이란 가사가 나올 때 객석 쪽으로 조명을 한 번 쫙 들었다 내리거든요. 그런데 한지상이 그 움직임에 맞춰서 손을 싹 내리더라고요. 마치 X가 빛을 움직인 것처럼. 그걸 다른 배우들한테도 적극 권해서 다음부턴 아예 X의 손짓에 맞춰 빛이 내려오게 했어요. 나중에는 배우들 스스로 빛의 움직임을 연구하며 활용 방법을 찾더라고요. 배우마다 빛을 가지고 노는 방식이 있어요. 

POINT 3  빛 반사


<더 데빌>은 극의 공간 자체가 추상적이에요. 비현실적이고 꿈속 같은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세트를 명료하게 비추는 것보다 빛이 반사되어 다양하게 보일 수 있는 무대가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바닥을 아예 반사 거울로 만들려다가, 그러면 배우가 셋밖에 안 나오는 무대에서 너무 시선이 분산되겠더라고요. 그래서 빛이 적당히 반사되는 하이브러시 재질을 선택했어요. 오필영 무대디자이너에게 반사를 고려해 바닥 높낮이를 다양하게 해달라는 부탁도 했죠. 창살에도 유광 페인팅을 해서 빛이 반사되게 했어요. 

POINT 4  컬러 변화


장면마다 인물을 따라다니는 팔로우 조명의 색을 계속 바꿔주고 있어요. 잘 보시면 그레첸이나 존이 꿈을 꿀 때 인물에 맺히는 색이 미묘하게 달라져요. 예컨대 존의 ‘환상’ 때는 팔로우 조명이 조금 붉어지고, 그 장면이 지나면 다시 하얘져요. 마찬가지로 그레첸의 경우, 악한 X와 있을 때는 차가운 색감의 조명이, 선한 X와 있을 때는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들어가죠. 이런 색채 대비가 잘 보이도록 일부러 조명에 많은 색을 쓰지 않았어요. 밝기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화이트, 블루, 그린, 레드만 사용했죠. 1막 엔딩곡인 ‘그 이름’에는 흰 빛만 사용되는데, 사실 그 장면에는 ‘여긴 우주고 천국이었으면 좋겠다’는 연출님의 요구 사항이 있었어요. 고민 끝에 여기는 그냥 하얀 빛을 신전의 기둥처럼 내려 보자고 결정했죠. 그때쯤이면 관객도 현란한 빔 라이트를 식상해할 때라 차라리 단순하게 가는 게 강조가 될 거라고 판단했어요.  



★MOTIF            
TESSERACT (by 1024 ARCHITECTURE)

디자인에 영감을 준 설치미술 작품. 박스 형태의 공간에 설치된 여러 각도의 빔 라이트가 음악에 맞춰 빛을 쏜다. 이 안에서 빛을 감상하는 관람객을 보며 <더 데빌>의 인물들을 이런 빛 안에 가둬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3호 2014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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