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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또다시 재생되는 욕망과 집착의 상흔 <쓰릴 미> [No.80]

글 |정세원 사진제공 |뮤지컬해븐 2010-05-25 5,992

2007년 국내 초연한 <쓰릴 미>는 동성애와 아동 유괴, 살인이라는 어두운 소재에도 불구하고 미니멀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인물 간의 치밀한 심리묘사와, 배우와 함께 호흡하면서 극의 긴장감과 속도감을 더하는 음악 때문에 마니아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쓰릴 미>의 열성 팬들은 매년 공연될 때마다 수십 번씩 재관람하는 것은 물론, 연출과 배우가 달라질 때마다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변화들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단 두 명의 배우가 주고받는 교감에 따라 드라마의 해석이 달라지는 공연의 특성상 <쓰릴 미>의 새로운 캐스팅은 언제나 화제로 떠올랐다. 올해로 네 번째 공연을 앞둔 <쓰릴 미>는 초연 멤버 최재웅-김무열을 필두로, 김재범-조강현, 최수형-최지호, 김하늘-지창욱 등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여덟 명의 젊은 배우들을 ‘나’와 ‘그’ 역으로 내세움으로써 관객들의 눈길을 끄는 데 일단 성공한 듯하다. 남아있는 숙제는 지난 공연에 이어 연출로 참여하는 이종석 연출이 과연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하는 데 있다. “두 인물의 성숙도를 높여 소년이 아닌 청년으로서의 두 인물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와 심리전을 벌이고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이종석 연출은 ‘나’와 ‘그’뿐만 아니라 ‘나’와 심의관들 사이의 심리전에도 힘을 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전까지는 동선과 작품 해석, 디테일까지 각 팀 모두 통일시키려 했는데 이번에는 배우들의 개성을 최대한 살려 기본적인 동선을 제외한 많은 부분에서 서로 다른 매력을 부각시킨다. 디테일하고 설득력 있는 최재웅-김무열, 연출가의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김재범-조강현, 사내다움이 느껴지는 최수형-최지호, 거칠지만 그 나이 또래의 진정성이 묻어나는 김하늘-지창욱의 무대를 만날 수 있을 듯하다. 무대 위에 배심원석을 마련하고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지움으로써 관객들이 극 중 인물들과 같은 공간에서 그들의 심리전을 직접 목격하고 체험할 수 있게 돕는 것은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변화다.

 

5월 14일~11월 14일 / 신촌 더 스테이지 / 02) 744-4011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0호 2010년 5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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