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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필링비포] <미스 쥴리> 스웨덴 거장의 희곡을 뮤지컬로 [No.112]

글 |이민선 사진제공 |게릴라극장 2013-02-01 3,666

2012년에 스트린드베리 서거 100주년을 맞아 한국공연예술센터와 국립극단, 게릴라극장이 공동으로 주최한 스트린드베리 페스티벌이 열렸다. 스웨덴의 스트린드베리 실험극장 인팀마 테아테르의 작품과 배우들이 한국을 찾은 한편, 국내 극단의 공연들도 다수 소개됐다. 극단 골목길의 <유령 소나타>와 극단 드림플레이의 <죽음의 춤 1> 등에 이어 뮤지컬 <미스 쥴리>가 페스티벌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스트린드베리는 생전에 소설과 시, 희곡, 에세이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120여 편의 글을 발표했고, 그중 절반이 희곡이었다. 방대한 집필량뿐만 아니라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내용으로 주목받았다. 스트린드베리의 <미스 쥴리>는 1892년 베를린에서 초연한 후 현재까지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고 있는 것으로 손꼽힌다. 백작의 딸인 쥴리는 하지 축제 동안 아버지와 친척들을 만나는 대신 하인들과 축제를 즐긴다. 광란의 축제 속에서 쥴리와 하인인 장은 정을 통하게 되고, 장은 그녀에게 함께 도망가자고 한다. 쥴리는 사랑의 도피라는 환상을 품지만, 장은 그녀를 통한 신분 상승을 바랄 뿐이다. 장의 약혼녀인 크리스틴이 등장하고, 쥴리 앞에서 뻔뻔했던 장이 백작 앞에서 다시 하인의 모습으로 돌아가자, 쥴리는 현실을 깨닫게 된다. 쥴리는 그동안 인식했던 자신의 모습에 대한 공허함을 깨닫고 스스로 최후를 맞는다. 다소 어둡고 심오한 원작을 뮤지컬로 옮긴 이는 작가 겸 연출가 이채경과 작곡가 폴 캐슬즈이다. 두 사람은 뉴욕대에서 뮤지컬 창작을 전공했으며,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이어 게릴라극장에 <샘>을 올린 적이 있다. 쥴리와 장, 크리스틴 세 사람은 스스로에게 걸어놓은 최면과 망상 속에 살고 있으나 현실은 그와 대비된다. 이채경 작가는 “최면으로서의 음악, 인식으로서의 언어”를 이용해 <미스 쥴리>를 뮤지컬로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폴 캐슬즈는 원작의 밀도감과 캐릭터의 복합성에 자극을 받아 작곡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매 작품마다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스트린드베리의 원작이 신인 창작자들의 손을 거쳐 재탄생했으니, 독특한 뮤지컬을 기대해볼 수 있을 듯하다.

 

2012년 12월 20일 ~ 1월 6일 / 게릴라극장 / 02) 763-1268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2호 2013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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