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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이것은 너와 나의 이야기 [No.82]

글 |정세원 사진제공 |오디뮤지컬컴퍼니 2010-08-04 6,017


 “죽으면 좋은 말만 해주네.” 

 “송덕문이라는 거야. 야! 네가 내 거 할래? 나도 네 거 해줄게.” 

 “그게 가능해?” 

 “어, 그러네. 아! 남은 사람이 하기. 약속?”

 “약속.”


선생님의 장례식을 몰래 훔쳐보던 열두 살 소년 토마스는 오랜 친구 엘빈과 장난스럽게 나눴던 이 약속을 이렇게 빨리 지키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작은 마을에서 함께 자라면서 많은 추억을 함께 나눈 ‘절친’이지만, 세월이 흘러 도시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한 토마스는 ‘보통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고향에 남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서점을 운영하는 엘빈을 잊은 채로 살아간다. 그나마 주고받던 편지마저 쓰지 않게 된 어느 날 전해 들은 엘빈의 갑작스런 죽음. 토마스는 엘빈과의 23년 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다. 친구의 장례식장에서 송덕문을 쓰던 그는 죽은 엘빈과 함께 나눴던 기억들을 하나씩 되짚어보기 시작한다.

 

2009년 3월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오디뮤지컬컴퍼니 신춘수 대표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 주목받고 있는 뮤지컬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는 30여 년간 서로를 의지해왔던 두 친구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장례식장을 찾은 토마스가 죽은 엘빈을 통해 상상 속 기억을 찾아가는 액자식 구성이 특징이다. 죽은 엄마의 옷을 입고 할로윈 파티에 참석한 엘빈의 이야기, 엘빈의 신기하고 신비로운 책방에서 발견한 『톰 소여의 모험』 서문에서 자신의 꿈을 찾은 토마스의 이야기, 작은 날갯짓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나비, 눈속의 천사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가슴 깊은 곳에 묻어 두었던 아련한 감성들이 기억 속에서 되살아나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소중하게 간직해야 했지만 살아가는 동안 잊어버리고, 쉼 없이 앞으로 달려가기만 했던 우리의 인생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될 것이다.

2인극으로 진행되는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무대 위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줄 배우들의 불꽃 튀는 연기대결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07년 <쓰릴 미> 이후 오랜만에 소극장 무대에 서는 류정한과 신성록이 토마스 역에, 연극과 뮤지컬 무대를 오가며 실력을 쌓고 있는 이석준과 워크숍부터 함께한 이창용이 엘빈 역에 캐스팅되어 밀도 높은 내면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7월 13일~9월 19일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 1588-5212

 

 

mini interview 신춘수 연출
<스펠링 비> 이후 두 번째 연출작으로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를 택한 이유는?
비록 브로드웨이에서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작품 개발 과정에서부터 프로듀서로 참여했던 작품이라 애착이 있었다. 요즘 작품 같지 않게 담백하고 따뜻한 작품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 작품은 남자들의 우정을 그리고 있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 토마스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했던 것처럼, 관객들의 감성을 울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캐스팅이 화려하다. 
인위적으로 고려한 조합은 아니다. 처음부터 같이하자고 한 배우는 류정한뿐이다. 이석준은 연극 무대 경험이 많아서 밀도 높은 엘빈을 연기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이창용은 워크숍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여줘서 기회를 얻었다. 신성록은 류정한의 추천으로 합류했는데 연습을 해보니 잘 어울린다. 배우들에게 이 작품은 새로운 도전이 될 거다. 류정한은 성악 발성을 버리고 있는 중이고 신성록은 대표작으로 삼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 8월부터는 페어를 섞어서 공연하게 될 것 같다.

 

어찌 보면 매우 단순한 이야기지만, 죽은 엘빈의 등장과 과거와 현실을 오가는 극의 구성이 관객들의 이해를 방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억의 조각들을 맞춰가는 형식이 복잡해 보일 수는 있지만 두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쉽게 흡수될 거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연출적으로도 큰 틀에 대한 내용, 감정선만 정리해주고 시점에 대한 고민은 하지 말라고 했다. 배우들이 스스로 공감할 수 있도록 여백을 많이 줬다. 

 

두 번째 연출작에 대한 부담은 없나.
부담은 없다. 프로듀서가 아닌 연출의 입장에서 상상하던 그림을 현실적으로 만들어내는 기술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움은 있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많이 열어두고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중이다. 흥행보다는 대형 뮤지컬에서는 볼 수 없는, 일상의 소소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내가 왜 앞만 보고 달려왔나’ 하는 생각을 한번쯤 해보면 좋겠고, 보고 싶은 사람한테 안부 전화 한 통 걸어봐도 좋겠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2호 2010년 7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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