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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두 번째 태양> 인간을 고통 속에서 구하다 [No.84]

글 |이민선 사진제공 |극단 현대극장 2010-09-21 5,045

누구나 인간을 존중하고 사랑할 수는 있지만 평범한 개인이 일상을 이어 나가는 중에 널리 인간을 보살피기는 쉽지 않다. 그런 까닭에 역사에 흔적을 남긴 포용력 있는 인물의 업적을 극에 담아 인간에 대한 너른 사랑을 전하곤 한다. 전설 또는 신화 속 캐릭터에 기댄다면 좀 더 궁극적인 인간상을 그려볼 수도 있다. <두 번째 태양> 역시 신의 뜻을 받은 마루한이 영토와 백성을 지킴에 평화와 사랑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나’의 것을 넘어선 ‘우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마고가 어린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두 번째 태양>은 어둠만이 가득했던 신화의 시대로 들어간다. 천지신은 두 개의 태양을 띄워 서로 싸우고 미워하는 사람들에게 벌을 내렸다. 뜨겁고 밝은 두 태양 아래에서 사람들은 타들어가는 고통을 느끼며 괴로워했다. 하나의 태양은 사람들을 어둠에서 구하였으나 두 번째 태양은 그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 혼돈에 빠진 세상을 구하기 위해 마루는 활을 쏘아 두 번째 태양을 바다에 떨어뜨린다. 그리고 동쪽 바다에 떨어진 태양은 돌섬, 검은새가 된다. 마루는 가온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가온의 백성들은 검은새가 자신들을 지켜준다고 믿으며 살아간다. 오랜 시간이 흘러 가온과 옆 나라 부루가 대립하는 가운데, 가온의 마루한인 찬솔은 원로들의 뜻에 맞서 두 나라의 전쟁보다는 평화로운 공존을 주장한다. 불가피한 전쟁에서 찬솔은 끝내 죽음을 맞이하지만 죽어서도 영원히 가온을 지키는 수호신이 되는 여운을 남기며 극이 끝난다. 웅장한 서사 속에서 선을 향한 무한한 사랑과 희생을 보여주어 그로 인해 얻게 된 희망과 평화가 더욱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 가온과 부루가 대립하는 장면에서는 강렬한 안무와 액션을 선보이며, 3D 영상을 활용하여 태양과 검은새의 신화를 표현한다. 한지로 갓을 씌운 등을 소품으로 이용해 온화하고 한국적인 이미지가 가온에 입혀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랑과 평화의 주제를 전달하려는 듯 서정적인 선율의 뮤지컬 넘버가 돋보이는데, 이는 작곡을 맡은 이자은과 <팔만대장경>, <해상왕 장보고>에 이어 편곡을 맡은 조셉 베이커의 솜씨이다.

 

 

9월 23일 ~ 9월 30일 /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 02) 762-6194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4호 2010년 9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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