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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HOT MUSICAL] <프리실라> 드래그퀸들의 신나고 감동적인 여행기 [No.130]

글 |송준호 사진제공 |설앤컴퍼니 2014-08-08 3,921
처음에 호모섹슈얼이나 트랜스젠더, 트랜스섹슈얼 같은 키워드들은 이성애자들에게 흥미로운 ‘대상’일 뿐이었다. 이성애자에게 그들은 ‘우리’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카지>나 <헤드윅> 등의 작품이 보여준 드라마는 ‘퀴어’라는 요소가 우리의 삶과 그리 머지않은 곳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그리고 그 드라마의 감동은 대개 ‘우리는 모두 인간’이라는 평범한 진실에서 비롯된다. 

스틸 컷만으로도 시끌벅적할 것 같은 <프리실라>도 사실은 그런 소소한 진실에 닿아 있는 뮤지컬이다. 이 작품은 ‘퀴어한’ 세 남자가 스쿨버스를 타고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시드니의 한 클럽에서 드래그퀸 쇼에 출연하는 게이 틱과 아담, 그리고 왕년의 드래그퀸 스타인 트랜스젠더 버나뎃이 그 주인공이다. 틱은 자신을 만나고 싶어하는 어린 아들과의 첫 만남을 위해 3천 킬로미터에 가까운 먼 여행길에 오르고, 얼마 전 남편을 잃은 버나뎃과 트러블 메이커인 아담이 이 여행에 동행한다. 이렇듯 각각의 개성과 사연을 지닌 멤버들은 사람들의 편견을 견디면서 음악과 춤으로 가득한 여행을 이어간다. 

<프리실라>의 시작은 영화였다. 연기파 배우 테렌스 스탬프, 휴고 위빙, 가이 피어스 등이 출연한 동명의 호주 영화가 원작이다. 개봉과 함께 전 세계의 찬사를 이끌어낸 이 영화는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의상들 덕에 상복도 많았다. 1994년 칸 영화제에 출품돼 관객상을 탔고,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드래그퀸들의 개성 넘치는 옷들로 의상상을 받았다. 

뮤지컬로 옮겨진 <프리실라>는 ‘<맘마미아!> 이후 최고의 쇼’라는 찬사를 받으며 단숨에 가장 핫한 주크박스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도나 서머, 신디 로퍼, 마돈나 등 1970~1980년대를 풍미한 가수들의 히트곡 28곡은 이들의 긴 여정을 흥겹게 만들어주는 에너지원이다. ‘It’s Raining Men’, ‘I’ll Survive’, ‘Hot Stuff’, ‘Material Girl’ 등 지난 세기를 관통했던 친숙한 곡들이 관객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2006년 시드니에서 초연된 뮤지컬은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2009년부터 3년간 흥행을 이어갔고 2011년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도 올랐다. 이후 세계 각지에서 고른 사랑을 받다가 12번째 해외 프로덕션으로 한국에 입성했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개성 넘치는 인물의 성격 때문에 배우들에게 탄탄한 연기력과 춤 실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작품이다. 또 드래그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진한 메이크업과 여장, 스타성도 필수다.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팀이 직접 선정한 이번 한국 초연의 주역은 총 아홉 명이다. 드래그퀸 팀을 꾸리는 주축인 틱 역에는 마이클 리를 비롯해 이지훈과 이주광이 캐스팅됐다. 왕년의 스타 버나뎃은 고영빈, 김다현과 스크린과 TV에서 활동해온 조성하가 맡았다. 인기 많고 실력 좋은 드래그퀸 아담 역은 김호영, 조권, 유승엽이 연기한다. 이밖에 파워풀한 가창력을 선보일 ‘디바’ 역으로 가수 진주가 캐스팅돼 자신이 실제로 리메이크했던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를 직접 들려준다. 그리고 수천 개의 LED 조명을 비추는 은빛 버스 ‘프리실라’는 이 작품의 또 다른 주연이다. 

7월 8일~9월 28일 LG아트센터 1577-3363

한 줄 평 : 퀴어 뮤지컬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가족 뮤지컬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0호 2014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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