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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CLOSE UP] <마리 앙투아네트> 로코코풍 드레스의 향연 [No.135]

사진제공 |EMK뮤지컬컴퍼니, 이케자와 요시코 정리|안세영 2015-01-06 7,137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다룬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의 배경은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시대로 손꼽히는 18세기 프랑스 왕실이다.


중심을 잡기 힘들 정도로 높은 가발과 풍성하게 부푼 치마, 여기에 깃털과 꽃을 아낌없이 장식한 것이 바로 이 시대 귀부인들의 유행 스타일. 
한국 공연의 의상 디자인을 맡은 이케자와 요시코는 이 같은 로코코 시대의 의상을 환상적으로 재현하는 동시에  일본과 독일에서 공연한 <마리 앙투아네트>와는 또 다른 의상을 선보였다. 
인터뷰를 통해 디자이너가 직접 밝힌 캐릭터별 의상 포인트를 소개한다.


마리의 장미  

마리의 의상에는 수많은 장미가 장식돼 있다. 이는 실제로 그녀가 장미를 무척 좋아했다는 점에서 착안한 것이다. 장미는 그녀의 초상화는 물론  그녀가 즐겨 쓰던 향수, 즐겨 마시던 홍차, 즐겨 찾던 쁘띠 트리아농의 정원에 대한 기록에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그녀를 가리켜 ‘베르사유의 장미’라는 표현이 있을 만큼, 
장미는 마리 앙투아네트 그 자체나 마찬가지다. 때문에 마리의 의상은 처음부터  어떤 장미로 장식할지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것이 대부분이다. 의상에 사용된 장미는  모두 원단을 잘라서 한 송이 한 송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랑발의 보라색, 오를레앙의 검정색 
마리의 주변에는 매력적인 실존 인물들이 가득하다.
관객들이 그 인물들을 의상의 색상과 장식을 통해 느껴주길 바라며 디자인했다. 
마리를 돕는 랑발 부인은 1막에서는 부드러운 라벤더 색, 2막에서는 진한 보라색 의상을 입어 점차 다가오는 비극을 암시한다. 
마리를 위협하는 오를레앙 공작의 의상에는 검정색과 은색, 그리고 해골과 크로스 장식을 함께 사용해 차가운 냉혈한을 표현했다.



마그리드의 누더기 
민중의 의상은 귀족과의 뚜렷한 대비를 위해 당시 그림 속 모습을 사실적으로 반영했다. 
의상을 찢거나 구멍을 낸 다음, 탈색과 염색 작업을 거쳐 그들의 굶주림과 고통이 생생히 드러나도록 만들었다. 
특히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마그리드의 의상에는 민중들의 의상에 사용된 모든 색을 담고자 했다. 
누더기 컨셉이지만 사실 수많은 조각들을 꿰매고 덧대느라 굉장히 손이 많이 간 의상이다. 



레오나르와 로즈의 첨단 패션 
레오나르와 로즈는 극 중에서 유행을 선도하는 디자이너인 만큼 입는 의상에서도 좀더 모던함을 강조했다.
로즈의 호피무늬 드레스는 실제 그 시대에는 없던 가공의 의상이다. 
레오나르의 의상은 쥬얼리가 프린트된 독특한 원단을 쓰고, 그 위에 다시 보석을 가득 달았다.
헤드 드레스(머리 장식) 역시 다른 인물들과 달리 패션 아이템인 토르소와 구두로 장식돼 있다.
극 중에서 레오나르와 로즈가 선보이는 파격적인 패션쇼는 일본 공연에는 없던 새로운 장면인데, 
이 장면을 위해 로버트 연출님과 머리를 맞대고 기발한 디자인을 구상했다. 
줄을 잡아당기면 치마가 막처럼 올라가는 오페라 드레스는 연출님의 아이디어. 


마리 앙투아네트의 드레스 변화



마리가 입는 다양한 드레스는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그녀의 삶과  그에 따른 심경 변화를 표현하고 있다.  금색으로 시작한 의상은 점점  색감이 빠져나가다가  결국 검정과 흰색만 남는다. 



무도회의 골드 드레스


오프닝의 무도회는 극 중에서 가장 호화찬란한 장면이다.
그 화려함을 표현하기 위해 빛나는 골드 색상 원단과 풍성한 시폰을 사용했다. 
조명 아래서 눈부시게 반짝거리는 수많은 스와로브스키는 한 알 한 알 손으로 붙인 것. 



침실의 하늘색 드레스


아이들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장면에서는 어머니로서 마리가 지닌 따뜻한 내면과 가족애를 표현하고자 했다. 
가족과 함께 있는 편안한 장면이기도 해서 온화한 느낌의 하늘색 원단에 부드러운 레이스와 리본으로 디자인했다.



패션쇼의 핑크 드레스


마리의 사랑스러움과 장난스러움을 표현한 드레스. 
귀여운 핑크빛 원단에 장미, 리본, 잎사귀를 장식했다.



물 빠진 드레스


2막에서 혁명군들에 의해 감금된 이후부터 물 빠진 색감의 의상을 입는다.
이때 마그리드가 입는 드레스 역시 군데군데 물이 빠져 있어 두 여인의 연관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옷의 색이 빠져나가는  표현은 지금까지의 화려한  삶으로부터 추락하기 시작하는  마리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이다.



성모승천대축일의  회청색 드레스


성모승천대축일 드레스는 실제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를 참고로 했다.
초상화처럼 그레이 톤의 하늘색 드레스에 따로 자수 모티프를 만들어 붙였다. 
이 모티프는 프랑스 왕가의 백합 문장을 비즈와 쥬얼리 스톤으로 수놓은 것이다. 
자수 장식 때문에 의상의 무게감이 잘 살아서  수작업으로 공들인 보람이 있었다. 



단두대 앞의 검정 치마


마지막 의상에서는 모든 색이 빠져나가고 검정과 흰색만이 남는다. 이 의상은 그녀가 실제 입었던 옷을 바탕으로 디자인했다.
그녀의 인생을 무대 의상으로  디자인할 때 그 마지막은  내 상상이 아닌 역사적 기록을 충실히 따르는 편이  좋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건 마리 앙투아네트에 대한 내 성의이기도 하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5호 2014년 12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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